중간고사 대체 과제뮤지컬 ‘빨래’얼마 전 MBC ‘놀면 뭐하니’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로나로 인해 공연히 취소된 아티스트들과 함께 ‘안방 1열’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무대를 선사하는 ‘방구석 콘서트’ 특집을 하였다. 덕분에 우연하게 최근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게 된 뮤지컬 ‘빨래’의 여러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약 5000여회 이상 공연했고 누적관객 78만명을 기록한 대학로의 대표작품이자 상징적인 작품이라고 방송에서 소개를 하였는데 나는 이 방송을 통해 ‘빨래’라는 뮤지컬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이라서 아주 신선했다. ‘내 문화생활이 너무 영화에 치우쳐져 있었나’라는 아쉬움이 들었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뮤지컬 빨래에 빠져든 나는 풀 공연을 보고 싶어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도 유투브에 빨래의 풀영상이 있어 감상할 수 있었다.빨래의 배경은 서울에 있는 달동네이다. 강릉에서 서울로 상경한 ‘나영’,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한국에서 일을 하는 ‘솔롱고’, 파지를 모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주인할머니와 동대문에서 옷을 파는 희정 엄마가 한 동네에 모여 살고 있고 그 외에 솔롱고와 같이 불법체류자 신세로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필리핀 청년 마이클과 서점 직원들이 등장한다. 솔롱고는 나영이 옥상에서 빨래를 너는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들의 첫 만남에 나영은 건너편에서 말을 거는 솔롱고가 불편한 듯 대한다. 하지만 바람에 날려간 빨래로 인해 대화를 나누게 되고 점점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어느 날, 나영은 일하는 서점에서 오래 일한 동료가 갑작스레 해고당하는 모습을 보고 사장에게 부당해고라는 발언을 했다가 파주 창고로 발령을 받게 된다. 자신의 처지가 억울하고 슬퍼진 나영은 직장동료들과 진탕 술을 마시고 돌아 가던 중 솔롱고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된다. 둘이서 대화를 나누던 중 술에 취한 솔롱고의 악덕 고용주를 만나 시비도 붙게 된다. 인종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솔롱고를 나영이 도와주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둘은 한층 가까워지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의지하게 된다. 이후 둘은 결국 결혼까지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둘의 로맨스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속에서 솔롱고가 퇴근하는 나영을 보며 부르는 ‘참 예뻐요’라는 사랑 노래가 등장하는데. ‘놀면 뭐하니’에서는 정문성 배우님이, 유투브로는 임창정 배우님이 부르셔서 두가지 버전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정문성 배우님은 아련하면서도 간절한 느낌이었다면 임창정 배우님은 사랑에 빠진 달달한 버전으로 노래하여 같은 역할이지만 다른 노래 같이 느껴졌다. 부당한 일을 겪고 들어오는 나영을 위로 하기위해 주인집 할머니와 희정 엄마 그리고 나영이 부르는 ‘슬플 땐 빨래를 해’는 각각 자신들의 슬픈 현실을 얘기하며 가사는 비록 안타까운 내용이지만 멜로디와 리듬은 경쾌하게 흘러가 희망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묘한 곡이었다. 빨래를 세게 털며 그 사이를 지나 다니는 나영이 빨래처럼 깨끗하게 씻어져 희망을 얻게 된다는 의미를 담은 듯한 장면과 노래가 잘 매치되어 더 감동이 느껴졌다. 메인 로맨스 외에도 주인집 할머니의 사연이 등장한다. 처음에 할머니는 그저 생활력 강하고 잔소리 많은 할머니로 비춰진다. 그러던 어느 날 공익요원의 호구조사를 통해 숨기고 있던 사지가 불편한 딸의 존재가 밝혀지게 된다. 40년간 다 큰 딸의 기저귀를 빨며 살아가는 할머니의 슬픈 사연을 담은 노래 ‘내 딸 둘아’는 너무 슬프게 느껴져 개인 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노래였다. 40년 동안 병수발을 한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기보다 정상적으로 살아 갈 수 없는 딸의 인생이 더 안타까운 엄마의 마음, 또 딸이 살아있기에 자신이 빨래를 하고 이것이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마음이 더욱 처절하게 다가왔다.빨래는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각박한 서울살이 속 충분히 일어날 만한 부조리를 겪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처량한 그들의 모습을 어둡게 표현하지 않고 웃음과 솔직함으로 담아 내어 더욱 묵직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필자는 영국과 미국을 여행하면서 대형 뮤지컬을 접할 기회들이 종종 있었다. 관광의 일부라 생각하고 ‘킨키 부츠’, ‘라이언 킹’, ‘오페라의 유령’, ‘프로즌’, ’위키드’ 등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이런 뮤지컬을 보고 난 후 큰 무대와 많은 배우는 재미를 살리는 뮤지컬의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빨래를 통해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무대를 만들 수 있고 또 관객들 역시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다역을 하는 조연 배우들의 여러 연기를 보는 것 또한 소극장 뮤지컬을 즐길 수 있는 한가지의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접 무대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 공연 일정을 검색해보니 6월달부터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있었다. 한 배역을 여러 배우가 맡아 서로 다른 날 공연을 하는 시스템이라 정문성 배우님과 임창정 배우님의 노래가 다르게 다가왔듯이 같은 공연이지만 다른 배우님들로 하여금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여러 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창작 뮤지컬과 연극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검색을 하다 보니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한 분야에 국한되어있던 내 문화생활의 반경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