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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로 보는 문학세계 진정한 사랑과 소유
    릴케에 따르면 사랑하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소유란 대상을 단순히 정신적, 물리적으로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누군가를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대신 사랑하는 대상과의 빛나는 체험은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체험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 즉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대상과의 사랑을 통해 빛나는 체험을 소유할 수 있고, 체험이 소멸할 경우에는 새로운 소유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 과정에서 소유하게 되는 것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존중과 성숙한 자세이다. 이는 ‘보다 인간적인 사랑’ 이다. 즉, 존재론적 소유를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인간적인 사랑’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릴케의 논문을 바탕으로 영화 “디 아워스”와 “프라하의 봄”의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소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디 아워스”에서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과 관련된 세 명의 인물 버지니아 울프, 로라, 클라리사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버지니아 울프를 향한 레너드의 사랑은 그녀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레너드는 버지니아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버지니아를 소유하려 했다. 버지니아 자체를 이해하려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버지니아를 구속하려 한 것이다. 레너드는 버지니아를 위해 교외로의 이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버지니아는 런던에서의 삶을 원했고 레너드의 선택은 버지니아가 원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는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레너드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을 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버지니아가 원한 바가 아니기 때문에 성숙한 사랑이라고 볼 수 없다. 소설 ‘댈러웨이 부인’의 독자였던 로라 브라운은 그 시대의 이상적인 아내이자 어머니였다. 겉으로 보기엔 부유하고 행복한 가정의 평범한 주부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 가족을 떠났다. 로라의 결정으로 인해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의한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클라리사 본은 수년간 전남편인 리차드의 간병까지 하며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오랜 투병생활에 지친 리차드는 클라리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남기고 자살한다. 클라리사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고서야 그동안 리처드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리처드를 돌본다는 핑계로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과 결정을 회피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세 명의 주인공 모두 스스로가 원하는 삶이 아닌 타인에 의해 정의된 삶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각각 자살, 가정으로부터의 도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선택하는 삶을 살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존중과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주인공들과 그들이 사랑하는 대상과의 관계가 릴케가 정의하는 ‘보다 인간적인 사랑’에 보다 가까웠더라면 위와 같은 계기가 없더라도 스스로 선택하는 삶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프라하의 봄”에서는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토렌츠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토마스는 소위 말하는 가벼운 사랑을 했다. 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가지지만 잠만큼은 절대 함께 자지 않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다. 하지만 테레사와의 관계에서는 어느정도 예외였다. 때문에 테레사와 결혼을 하지만 계속해 소유하지 않는 관계를 가져갔다. 테레사와 토마스가 사랑을 대하는 방식은 많이 달랐고 테레사는 많은 여성과 가벼운 관계를 만드는 토마스를 이해하지 못한다. 테레사는 토마스를 많이 사랑했기 때문에 토마스에게 집착하며 본인의 방식을 요구했고 토마스를 사랑의 대상으로 소유하고자 했다. 사비나의 사랑 또한 가벼웠다. 토마스와의 관계에서도 육체적인 만남을 유지했고 개인적으로, 정치적으로 자유로움을 우선시하는 사람이었다. 가정이 있는 대학교수로 안정된 생활을 하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모습에 사랑에 빠진다. 프란츠는 관습에 벗어나지 않는 무거운 사랑을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사비나를 만난 후 자신의 사랑이 형식적이었다고 느끼게 된다. 사비나와의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아내와 이혼을 결심하지만, 이 또한 무거운 사랑의 연장선이었다. 이에 부담감을 느낀 사비나는 프란츠를 떠나게 되고, 사비나와의 이별이 프란츠를 실천가로 변화시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형식적인 사랑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테레사는 토마스와의 관계에서 상대를 물리적, 정신적으로 소유하고자 했다. 하지만 진정한 소유는 상대를 소유하고 휘두르는 것이 아닌 존재론적 소유, 즉 빛나는 체험의 소유이다. 영화의 초반에는 토마스의 사랑에 비해 테레사의 사랑이 당연하고 옳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릴케가 정의한 사랑을 이해하면서 토마스의 사랑 또한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모두 다른 경험을 하고 이에 따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 사랑의 방식이 다른 것도 당연한 이치이다. 가볍게 여겨질 수 있으나 테레사를 향한 토마스의 사랑은 자신의 실존적 삶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이다. 또한 대상이 아닌 체험을 소유하고 끊임없는 사랑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사랑을 통한 행복감, 만족감, 안정감 등은 다른 어떤 것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수해야하는 것 또한 많다. 서로 다른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갈등은 당연히 발생하게 되고 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릴케는 소유에 대한 인식을 중요하게 본다.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심지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이유라 하더라도 상대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사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조건, 특징이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진정한 소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사랑과 관련된 결정들이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일치하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도 있다. 상대방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이 사랑에 있어서 존재론적 소유를 가능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독후감/창작| 2020.11.26| 2페이지| 2,500원| 조회(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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