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 소감문WIT라는 영화는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은 비비안 베어링 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사망원인 중 1위인 암에 대하여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암 환자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였는데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환자의 입장에서 상황과 감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WIT는 그다지 유쾌한 내용의 영화는 아니었다. 베어링 교수를 대하는 의사들의 태도가 너무 비인간적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환자를 마치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 것처럼 대한다.베어링 교수는 병원에서 몇 시간의 힘든 수술이 끝나도 어떤 상황이든 의무적인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수십 번 받는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베어링 교수의 말처럼 제이슨은 교수를 만날 때마다 오늘 기분이 어때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질문을 베어링 교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진심으로 이 환자의 기분이 어떨까, 걱정하고 신경 쓰는 마음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무미건조하게 들린다. 영화의 이 장면을 보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들이 이 질문을 받을 때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아픈 환자로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질문들을 의료진들에게 하루에도 수십 번 받는다고 생각하면 안 그래도 힘든 병원 생활이 더 힘들고 지칠 것 같다. 차라리 이런 무미건조하고 의무적인 질문 말고 조금 더 진심을 담아서 환자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응원의 눈빛과 서툴러도 다정한 말 한마디가 가볍고 의무적으로 건네는 ‘오늘 기분 어때요?’라는 질문보다 몇 배는 더 낫고, 환자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베어링 교수는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게 되는데 그중에 베어링 교수의 제자였던 제이슨에게 골반 검사를 받게 된다. 제이슨은 베어링 교수에게 누워있게 한 후 다리를 벌리게 한다. 그리고 이 검사를 할 때는 여자가 동참해야 한다며 간호사 수지를 찾으러 간다. 그 장면을 보고, 내가 만약 베어링 교수였다면 다리를 벌린 상태로 혼자 방에 남겨진 그 상황이 불편하고 긴장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슨이 환자 입장에서 환자가 그 상태로 계속 있다면 불안하고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잠시 앉아 있으라고 했다면, 또한 검사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주고 긴장을 풀어주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영화를 보면 고통스러워하면서 토를 하는 베어링 교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베어링 교수가 토를 한 토사물을 측정하기 위해 온 간호사는 이게 다예요? 라고 묻는다. 이 장면을 보면서 힘들게 토를 한 환자에게 이게 다라는 질문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질문보다는 속은 괜찮은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옳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장면을 보고 내가 아파서 토를 한 환자가 되었다고 상상하였다. 내가 힘들게 토를 하였는데 이게 다예요? 라고 간호사가 물어본다면 속상하고 상처받을 것 같다. 환자들은 아픈 상태이기 때문에 예민할 것이고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말 한마디, 질문 하나도 신중하게 상처받지 않게 고민하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수지라는 간호사는 베어링 교수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혼자 계셔도 괜찮으시겠어요? 라고 묻는다.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자 그럼 자기가 가끔 보러온다고 말한다. 이런 수지 간호사의 행동은 혼자 외롭게 고통스러운 병을 이겨내는 환자들을 보며 신경 쓰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환자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생각하고 보듬어주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그것이 진정한 간호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켈리키안 박사가 의사들을 데리고 베어링 교수를 찾아오는 장면이 있었다. 제이슨은 아무런 말 없이 이불과 옷을 젖히고 그 상태에서 현재 치료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켈리키안 박사에게 설명한다. 제이슨이 베어링 교수의 복부를 만지면서 설명하는 데 이어서 다른 의사들도 베어링 교수의 복부를 만져본다. 이 장면을 본 나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 상황에서 누워있는 베어링 교수를 환자, 한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연구물을 대하듯이 행동하였기 때문에 볼 때 충격적이었다. 제삼자가 봤을 때도 이렇게 느껴진다면 당사자인 베어링 교수는 자신이 의사들에게 사람이 아닌 연구대상 그 자체로 대해지고 있다는 것을 당연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보는 와중에도 마음이 불편하였다. 복부를 만져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허락을 맡고 만지는 것이 환자들을 배려해주는 것이며 이런 것이 병원에서 당연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의사들이 켈리키안 박사에게 환자에 대해 브리핑할 때 자연스럽게 당연히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의학용어들을 사용한다. 환자들은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떤지 호전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 장면에서도 켈리키안 박사에게 설명한 다음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그 내용을 알려준다면 베어링 교수는 지금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불안감이 확실히 감소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실제로 병원에서도 의사가 당연히 환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