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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색의 세계사 서평
    갈색의 세계사 서평-제 3세계의 계급적 투쟁-20190006 권재호1. 서론비자이 프리샤드의 계급적 관점작년 8월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에 다녀왔다. 여행의 목적은 단순히 관광과 추억이었지만, 여행에서 느낀 것은 재미뿐만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보았었던 하노이와는 달리 도시는 굉장히 활기차게 변했고, 발을 딛는 곳곳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마 어마어마한 자본이 베트남에 투여되고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동남아시아의 여느 신흥국가의 대도시와 비슷해져버린 하노이를 보면서, 지금의 하노이가, 베트남이, 과거 독립전쟁과 민족해방전선에 소속되어 싸우다 죽어간 무수한 전사들이 꿈꿨던 그곳일까 하는 의구심이 문득 들었다. 거대한 모뉴먼트가 되어버린 호치민 묘지와 전쟁기념관, ‘조국은 너희들의 죽음을 결코 잊지 않는다’ 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던 혁명 열사들의 묘지,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는 다국적 대기업의 마천루들이 혼재된 공간에서, 나는 점차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중부지역(후에, 호이안, 다낭)으로 내려가면서 혼란은 점점 심해진다고 느꼈다. 과거의 격전지답게 중부지방에는 어느 마을마다 ‘혁명 열사들의 묘지’가 있었고, 그 묘지의 비석 상당수는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것들이었다. 심지어 그 무수한 네이팜탄과 고엽제 때문에 황폐해져버린 중부지역에 ‘자연’이 소생하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한때 미군기지 도시였던 다낭에서는 계급격차, 사회적 빈곤과 같은 자본주의의 모순이 산재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이 보여준 이러한 모습과 투쟁의 흔적들이 「갈색의 세계사」에 적힌 제 3세계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갈색의 세계사」의 저자인 ‘비자이 프리샤드’는 내가 베트남에서 보았던 이러한 풍경들을 ‘제 3세계’라는 개념 아래 이야기처럼 풀어낸다. 그는 인도 태생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로, 제3세계 비동맹운동의 중심에 섰던 인도 출신인 만큼 제3세계의+ 정치적 기획에 대해 매우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제3세계에 대한가 “제3신분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그것은 모든 것이다’라고 당당히 말했기에, 이에 대한 저자의 화답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본격적인 서평에 앞서, 그의 책이 과연 ‘유용한’ 책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본다. 「제 3세계연구」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동서갈등이 완화되면서 제 3세계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주장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가속화되는 것은 제 1세계와 3세계의 대립과 같은 이분법적인 관계가 아닌, 다양성에 따라 다극화되는 ‘지역적 블록화’이다. 이는 경제 용어로,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공통의 이해 증진을 위해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 3세계의 다양성이 증가함에 따라 그 의미가 단지 ‘원조의 정치에 의해 만들어진 외부적 창작물’로 전락하였고, 더욱 제 3세계에서 내부적 분화현상까지 나타나 빈국 중의 빈국이라고 불리는 4세계도 출몰하기 시작하였다. 애초에 제 3세계라는 것이 중심부적 지식과 권력 사이의 담합이지, 주변부의 자아발견적 각성의 결과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갈색의 세계사」가 과거 3세계들의 투쟁 담론을 풀어낸 ‘훌룡한’ 책은 맞지만, 미래 국제정세에 대한 해답을 내포한 ‘유용한’ 책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각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탐색', 2부는 '함정', 3부는 '암살'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단연 1부였다. ‘탐색’이라는 단어와 어울리게 제 3세계 운동의 흐름을 독자들을 배려하면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고, 그로 인해 운동의 큰 통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2, 3부는 갈수록 고개를 기웃거렸다. ‘함정’과 ‘암살’이라는 공격적인 단어에 저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저자 비자이 프리샤드의 관점이 뚜렷한 만큼이나 내게는 조금 편향적으로 다가왔음은 분명하다. 책의 내용과 저자의 화법은 다분히 제2세계에 기울어진 제3세계를 편애하였다.제 3세계 운동의 통사1부에서 저자는 3세계들의 투쟁과 이데올로기를 발굴하면서 그 시대의 역사를 ‘풍요롭게’ 표현일어난 다양한 쇼규모 3세계의 운동들도 강한 연대가 유지되는데 도움을 주었다.그들은 반둥 정신을 기반으로 형성된 강한 연대를 바탕으로 강렬한 투쟁의 시작을 알리고자 하였다. 그렇게 1962년 베오그라드에서 비동맹회의가 전개되었고, 해당 회의를 통해 그들은 미국과 소련(즉, 제1, 2세계)과 명확히 구분되는 제 3세계를 선언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투쟁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한쪽의 이데올로기에도 기울지 않은 평화영역을 주장한 3세계였지만, 너무나 상이한 회의참여자들의 색깔과, 핵무기 사용논리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부제하였기에 그들의 연대는 초기와는 달리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의 연대는 유엔의 하위기구 정도로 끝나게 된다.큰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한 이들은 평화투쟁에서 무장투쟁으로 노선을 바꾸는 시도를 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국과 소련의 극심한 반대와, 우유부단한 결심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였다. 결국 이들의 운동은 실질적인 ‘실패’로 돌아갔고, 저자는 이를 2부와 3부에서 ‘함정’과 ‘암살’이라고 표현하였다.3세계 운동의 실패를 계급적 관점에서그렇다면 3세계 국가들의 투쟁이 실패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3세계 국가들이 분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민족해방운동의 태생적인 한계를 언급하였다. 민족해방운동을 주도한 지도자들과 그들의 지지 세력은 주로 그 사회의 민족적 부르주아나 소부르주아 출신이었고, 이들은 제국주의 지배에 대한 불만과 분노 속에서 민족해방운동에 뛰어든다. 저자는 “하층 귀족 출신 또는 신흥중산층이면서 유럽 식민지 교육의 혜택을 받은 계층이 네루, 수카르노, 미얀마의 우 누 같은 지도자들과 수많은 필리핀 일루스트라도를 낳았다”고 적고 있다. 이들은 제국주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제국주의 지배 속에서 인민의 고통,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했기 때문에 자본주의와는 다른 인민 전체에게 이득이 되는 사회, 경제 발전 경로를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민족해방운동이 더 큰 해방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새로운 국가가 사회주의적이었고, 심지어 ‘아랍사회주의’, ‘아프리카사회주의’ 등등 사회주의라는 이름까지 자처했지만, 그 내용은 국가주도의 민족경제 발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 자본가계급을 육성하고 혜택을 주는 자본주의 발전으로 나타났고, 사회의 계급적 모순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저자는 프랑스와의 치열한 무장투쟁으로 독립을 일궈낸 알제리가 독립 후 변질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구체적인 계급분석 없이 집권한 민족해방정당은 새롭게 자신감을 얻는 상업 및 산업계급의 압력에 무방비 상태였다. 국가산업과 국가경제를 건설한다는 민족해방 의제 덕분에 이 계급의 지위는 더없이 공고해졌다”고 분석한다.프리샤드의 국유화를 바라보는 시선프라샤드는 이들 국가들의 국유화 조치 역시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식민지에 있던 제 3세계권에서 반서구 민족주의의 파고가 높았을 때 서구식 민주주의, 다시 말해 선거주의로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제 3세계 내 급진주의자들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미국 식민지 하에 있었던 20세기 초 필리핀에서는 선거가 실시되었지만 의회는 지주 계급에 의해 점령되었을 뿐이다. 그러기에 사회주의를 지향했던 제 3세계 국가들은 제한적 다원주의와 ‘국유화’ 노선을 핵심으로 하는 혁명적 민주주의로서의 ‘비자유주의 모델’(illiberal model)을 추구하였다.하지만 반제국주의를 기치로 하였던 제 3세계들의 이러한 국유화 노선은 서두 민주주의의 가치와 경쟁적 시장을 수단으로 한 산업화를 외면하거나 폄하하였고 결국 ‘국가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이 당시 국유화는 일견 진보적으로 보이지만 사적 소유를 철폐하고 생산의 주도권을 노동자가 쥐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국유화를 예를 들어, “유전 국유화는 지역 권력을 카르텔에서, 국가 관리를 통제하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국 부르주아지에게로 옮겨놓았다”고 평가한다.물론 신자유주의가 주장하듯이 국가주의 그 자체를 비효율과 부정의 근원으로, 정착을 유도한 계획이 농민과 시장의 관계를 바꿔놓았다 하더라도 사회 권력의 성별화된 측면을 개조하는 수단으로 나아가진 못하였다고 그는 말한다.하지만 나는 아루샤를 저자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아루샤가 제국주의를 벗어나 완전한 자립을 이루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도 자체는 3세계 운동사 중 가히 획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제 3세계연구」에서는 ‘아루샤 선언’을 허둥지둥했던 사회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않는 ‘자력갱생의 노력’, 즉 제 3의 길이라고 말한다. 탄자니아는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촌락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하였고, 국내자원을 최대한 농촌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발전전략은 세계체제 안에서 국가의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외국자본에의 의존도를 최소한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며, 국내적으로는 자본보다는 노동과 근검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발전’을 선호하는 것이었다. 프리샤드가 아루샤 선언을 실패라고 언급한 것에 비해, 탄자니아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1976년 말까지 농촌인구의 91%가량을 촌락공동체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다. 나아가 집단적인 협업과 토지의 공유, 촌락공동체내의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 그리고 노동과 근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간형의 창조 등, 제 3세계의 독자적 방향모색에 있어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책의 ‘함정’ 부분에서 아루샤 선언을 접하기엔 저자가 탄자니아에 제 3의 길을 향한 노력의 의미를 너무 간과하였다고 생각한다.부각하고자 하는 대상의 모호성프라샤드는 제3세계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 이 제3세계를 주도한 세력이 앞서 말했듯이 민족부르주아나 소부르주아라고 말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민족해방운동 과정에서 진보적 역할을 수행하였던 민족적 부르주아지들을 자세히 설명해놓은 유용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면서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인민사라는 구상”을 이야기하였지만 실제로 제3세계 다.
    독후감/창작| 2020.12.10| 10페이지| 2,000원| 조회(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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