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과제세무공무원인 갑은 납세의무자가 상속세 부과처분 제척기간이 임박하자 납세고지서의 수령을 회피하기 위하여 고지서 수령 약속을 어기고 일부러 집을 떠나 있으면서 그 동거인들이 아파트 문을 열어주지 않자 아파트 문틈으로 납세고지서를 투입하였다. 이러한 경우 납세고지서의 송달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하시오.[서론]국세를 징수하기 위해서는 세무서장이 과세기간, 세목, 세액 및 산출 근거, 납부기한과 납부장소 등의 정보를 적은 납세고지서를 발급해야 하며 해당 서류가 적법하게 당사자에게 송달된 경우에만 그 효력이 인정된다. 다시 말해, 납세고지서의 송달이 부적법한 경우 과세처분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위 사례에서 세무공무원 갑은 납세의무자가 고지서 수령 약속을 어기고 송달장소에 부재 중이자 아파트 문틈으로 납세고지서를 투입하였다. 이와 같은 송달방법이 적법하다면 과세처분이 유효할 것이고, 부적법하다면 과세처분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갑이 행한 송달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해 본론에서 국세기본법상 서류의 송달방법에 대해 설명한 뒤 결론에서 최종적인 판단과 그에 대한 근거를 서술할 것이다.[본론](1) 서류송달이란 국세에 관한 행정적인 처분의 내용과 그와 관련된 사항을 당사자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문서를 통하여 알리는 절차이다.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 따른 서류는 해당 서류에 수신인으로 지정된 자인 그 명의인에게 송달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교부송달 또는 등기우편송달의 경우에는 송달장소에서 송달받아야 할 자를 만나지 못했을 때에는 그 사용인이나 그 밖의 종업원 또는 동거인으로서 사리를 판별할 수 있는 자인 보충수령인에게 서류를 송달할 수 있다. 송달받아야할 자 또는 보충수령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송달할 장소에 서류를 둘 수 있으며, 이것을 유치송달이라고 한다.(2)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 따른 서류의 송달 장소는 명의인의 주소, 거소, 영업소 또는 사무소이다. 다만, 송달받아야 할 자가 주소 또는 영업소 중에서 송달장소를 정부에 신고한 경우에는 해당 장소에 송달해야 한다. 납세자가 잘못된 관할관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도 효력이 인정되는 것과 달리 행정청은 잘못된 장소에 서류를 송달하면 원칙적으로 송달의 효력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송달 장소에 서류를 송달해야 한다.(3) 서류송달의 원칙적인 방법 세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행정기관의 소속공무원이 송달장소에서 송달받아야 할 자에게 서류를 직접 전달하는 교부송달의 방법이다. 서류를 교부할 때 소속공무원은 수령인의 서명 또는 날인을 송달서에 받아야 한다. 만약 수령인이 서명 또는 날인을 거부한다면 해당 사실을 송달서에 적어야 하며 이 경우에도 송달은 유효하다. 두번째, 등기우편 또는 일반우편으로 송달하는 우편송달의 방법이다. 다만, 납부고지, 독촉, 강제징수 또는 세법에 따른 정부명령에 관계되는 서류의 경우에는 꼭 등기우편으로 송달해야 한다. 이 조항에는 다시 예외가 존재하는데, 소득세 중간예납세액의 납부고지서 등 일부 납부고지서 또는 일부 국세환급금송금통지서의 경우에는 일반우편 송달도 가능하다. 세번째,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송달하는 전자송달의 방법이다. 전자송달의 경우 서류를 송달받아야 할 자가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 사용될 수 있다.마지막으로, 세법에서는 예외적으로 일정한 경우 서류의 주요 내용을 세무서, 국세정보통신망 등의 게시판 또는 관보 또는 일간신문 등에 공고하는 공시송달의 방법도 인정하고 있다. 공시송달은 송달받아야 할 자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국세기본법에 열거된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예컨대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에게 서류를 교부하려는 목적으로 3일 이상의 기간을 두고 2회 이상 방문하였으나 수취인이 계속 부재중인 것으로 확인되어 납부기한까지 송달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4) 교부송달과 우편송달의 경우 송달받아야 할 자에게 서류가 도달한 때부터 해당 서류의 효력이 발생한다. 전자송달의 경우에는 서류가 송달받을 자에 의해 지정된 전자우편주소에 입력된 때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공시송달의 경우에는 서류의 주요 내용을 공고한 날부터 14일이 지나면 서류가 송달된 것으로 본다.[결론]본론을 통해 국세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서류의 송달방법을 검토해보았으니 위 사례에서 갑이 적법하게 서류를 송달한 것인지를 판단하여 보자. 세무공무원 갑이 아파트 문틈으로 납세고지서를 투입한 것은 교부송달의 경우 송달장소에서 송달받아야 할 자를 만나지 못했을 때 보충수령인에게 서류를 송달할 수 있으며 송달받아야 할 자 또는 보충수령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송달할 장소에 서류를 둘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유치송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갑은 송달받아야 할 자와 그의 보충수령인인 동거인 모두 만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들이 납세고지서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황상 그들이 납세고지서 수령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맞으나 이들과 세무공무원이 만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수령을 거부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위 사례에 등장하는 납세의무자의 동거인들이 사리를 판별할 수 있는 자인지의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만약 해당 동거인들이 사리를 판별할 수 없는 자였다면 사례의 서류송달은 명백히 부적법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무공무원 갑의 송달방법은 부적합했으며 해당 과세처분은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참고문헌]임상엽, 정정운. 세법개론1. 상경사. 2023박설아. "세법상 서류의 송달." 국내석사학위논문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2012. 서울
원가관리회계 과제실제개별원가계산과 정상개별원가계산의 의미, 장단점 등을 설명하고, 실제개별원가계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상개별원가계산방법 적용의 타당성에 대해 서술하시오.[서론]기업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원가를 계산하기 위하여 제품원가계산을 실시한다. 제품원가계산의 결과는 외부보고, 여러 의사결정, 성과평가 등에 활용된다. 제품원가계산은 원가를 집계하는 방법에 따라 개별원가계산과 종합원가계산으로 구분된다. 제조원가를 개별 작업별로 구분하여 집계한다면 개별원가계산, 제조원가를 제조공정별로 구분하여 집계한다면 종합원가계산이다. 개별원가계산은 주문마다 작업의 내용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조선업, 항공기산업, 법무법인 등의 업종에서 주로 적용한다. 반면 종합원가계산은 동일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개별원가계산은 앞서 언급했듯이 주문마다 작업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제조부문이 생산현장에 작업지시서를 보내게 된다. 이후 개별 작업에 투입되는 직접재료원가, 직접노무원가, 제조간접원가를 작업원가표 또는 개별원가계산표에 집계하여 원가를 계산한다. 개별원가계산은 다시 실제개별원가계산과 정상개별원가계산으로 구분된다. 실제개별원가계산의 경우 직접재료원가, 직접노무원가, 제조간접원가 모두 실제발생액으로 집계한다. 주의할 점은, 개별 작업에 직접 추적이 가능한 직접재료원가와 직접노무원가와 달리 제조간접원가는 직접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조간접원가 실제배부율을 활용하여 계산된 배부액을 작업원가표에 집계하게 된다. 정상개별원가계산의 경우 직접재료원가, 직접노무원가는 실제개별원가계산과 동일하게 실제발생액을 활용하지만, 제조간접원가는 기초에 설정해둔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을 이용하여 배부한다.[본론]앞서 살펴본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실제개별원가계산과 정상개별원가계산은 직접재료원가와 직접노무원가 집계 방식은 동일하나 제조간접원가 집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개별원가계산의 경우 제조간접원가를 기말에 계산되는 제조간접원가 실제배부율을 활용하여 배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조간접원가 실제배부율은 실제 발생한 제조간접원가를 실제배부기준수 합계, 즉, 실제조업도로 나누어 계산한다. 개별 작업에 배부되는 제조간접원가는 개별 작업의 실제배부기준수와 제조간접원가 실제배부율의 곱으로 계산된다.정상개별원가계산의 경우 제조간접원가가 기초에 설정해둔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을 이용해서 배부된다.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은 예정제조간접원가, 즉, 제조간접원가예산을 예정배부기준수 합계, 즉, 기준조업도로 나누어 계산한다. 개별 작업에 배부되는 제조간접원가는 개별작업의 실제배부기준수와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의 곱으로 계산된다.이러한 제조간접원가 집계 방식의 차이는 각 방법의 장단점으로 이어진다. 실제개별원가계산은 직접재료원가, 직접노무원가와 제조간접원가 모두 실제 발생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초에 예정배부율을 설정하는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 동일한 이유로 실제개별원가계산의 결과값을 바로 외부보고용 자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제조간접원가 실제배부율을 계산하는 작업이 제조간접원가 실제발생액과 실제배부기준수 합계가 확정되는 기말에 수행되기 때문에 일부 작업이 기중에 완료되어도 기말까지 원가계산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정상개별원가계산의 장단점은 실제개별원가계산의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기초에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을 설정하기 위해서 제조간접원가 발생액과 조업도를 예측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예측한 값은 실제 발생한 값과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러므로 기말에 해당 차이를 조정하는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을 가진다. 한편 제조간접원가 예정배부율을 미리 설정해두기 때문에 기중에 완료된 작업에 대해 즉시 제조간접원가 배부가 가능하다는 점이 정상개별원가계산의 장점이다.[결론]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별원가계산은 주로 주문마다 작업의 내용이 명확히 구분되는 업종에서 활용된다. 그러므로 개별 주문에 대하여 서로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판매가격 의사결정에서 필수적인 정보 중 하나가 원가정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의 한두가지 단순한 특성만으로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같은 크기의 배 두개를 제작하더라도 해당 배가 여객선으로 활용될 것인지, 어선으로 활용될 것인지에 따라 투입되는 직접재료원가와 직접노무원가가 상이할 것이다. 이 때 단순하게 배의 크기만을 가지고 판매가격을 결정한다면 그 가격은 적정하다고 보기가 어렵다.문제는 실제개별원가계산을 채택한다면 기중에 개별 작업에 대한 원가정보를 계산해낼 수 없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 원가정보를 이용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개별원가계산의 이러한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한 것이 정상개별원가계산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개별원가계산을 적용했을 때 발생되는 배부차이만 합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조정해주면 될 것이다.[참고문헌]임세진. CPA대비 최적서 원가관리회계. (도)파란. 2017김성수. "개별원가계산시스템 하에서 원가와 가격의 관계에 관한 실증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2007. 서울
“인간의 (자연)언어에는 구조가 있고, 언어는 기호체계이다.”-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를 중심으로제출일: 2021년 10월 29일1. 머리말인간은 언어 즉,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 혹은 객관적인 정보 등을 전달하며 타인과 의사소통 한다. 언어가 없다면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일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언어가 우리들의 삶에서 필수적이며, 인간의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전통적인 언어학자들의 연구가 개별 언어의 기원 및 역사적 변화 등에 치중되어 있었던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언어의 추상적인 특성 때문일 것이다.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는 기존의 비교 및 역사 언어학에 대한 회의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언어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특성과 체계에 대해 연구했다. 소쉬르는 언어학의 과업이 언어 단위를 규정하고, 그 단위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 단위들의 조합 원칙을 살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언어를 일반화하여 정의하고자 한 소쉬르의 연구는 언어학을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자리잡게 했다는 점에서 현대 언어학의 출발점이 되었다.비록 소쉬르의 이론이 현대의 여러 언어학자들에 의해 반박되고 그 한계가 드러나기도 하였으나, 현대 언어학의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이후 기호학과 인류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직까지도 엄청나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제3차 '일반 언어학 강의'의 필기를 엮은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기반으로 인간의 (자연)언어에는 구조가 있고, 언어는 기호체계라는 점을 논증해보고자 한다.2. 소쉬르의 언어학Ⅰ. 랑그와 파롤의 분류소쉬르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언어적 의사소통 능력, 즉 랑가쥐(langage)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랑가쥐는 개인이 어떠한 언어를 사용하는 지와 무관하게 모두에게 주어진 보편적이고 잠재적인 언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소쉬르는 언어 활동, 즉 랑가쥐를 랑그(langue)와 파롤(parole)로 분류한다. 소쉬르에 따르면, "우리에게 언어(랑그)는 사회적 산물로서 개인이 언어활동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존재다." 즉, 개인의 머리 속에 있는 언어 구조가 랑그이며, 랑그를 기반으로 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발화가 파롤이다.소쉬르에 따르면 "의심의 여지없이 언어(랑그)는 발화(파롤)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어(랑그)는 최초의 현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소리들을 먼저 발성하기 시작했는지, 아니면 소리 하나의 관념과 결부시키기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처럼 소쉬르는 랑그와 파롤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서로를 기반으로 존재함을 설명한다. 랑그가 없다면 파롤이 존재할 수 없고, 파롤이 없다면 랑그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랑그와 파롤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소쉬르는 랑그의 파롤에 대한 우위를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언어(랑그) 속에서 주어진 것의 발화(파롤)을 통한 실행은 비본질적인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질적인 탐구를 위해서는 언어(랑그)에서 출발해야 한다." 즉, 소쉬르에게 언어학의 주요 연구 대상은 현상적이고 일회적인 파롤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랑그이다.Ⅱ. 기표와 기의의 분류소쉬르는 '기호학적 사실들'이라는 관념을 제시하며 언어는 기호임을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사회 속에서 상이한 목적들을 위해 사람들이 원하는 관념들을 직접적으로 상기하는 기호들의 상이한 체계가 수립되어 있다." 소쉬르는 기호는 양면성을 가짐을, 즉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e)를 지님을 규정한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분리할 수 없으며 동시적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양자의 상호작용을 의미작용(signification)이라고 하며, 의미작용은 기호가 의미를 발생시키기 위한 토대로서 작동한다.언어(랑그)는 가장 중요하고 방대한 기호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개인들과 모든 순간 연관되며 다른 기호 체계와 달리 가능한 모든 경험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소쉬르에 따르면 "언어 기호는 매우 다른 두 가지 요소들 사이에서 정신에 의해 맺어진 결합에 기초한다. 하나의 청각 이미지는 하나의 개념과 결합된다." 다시 말해, 언어 기호는 청각 이미지와 개념의 결합이며, 청각 이미지는 기표에, 개념은 기의에 해당한다.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청각 이미지는 물질적 소리가 아니라 소리의 심리적 흔적"이라는 소쉬르의 정의이다. 다시 말해, 청각 이미지란 소리가 머리 속에 그려내는 하나의 상이다. 우리는 같은 단어를 들었을 때 모두 그 뜻을 동일하게 이해하면서도 각기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두껍고 표지가 단단한 책을 떠올릴 수도 있으며, 반대로 적당한 두께의 표지가 얇은 책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언어 기호를 단지 사물과 명칭을 결합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소쉬르에 따르면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Ⅲ. 언어의 자의성그렇다면 청각 이미지와 개념, 즉 기표와 기의는 어떻게 결합되는가? 이에 대해 소쉬르는 양자의 관계가 자의적임을 강조한다. 기표와 기의가 일정한 원칙이나 질서에 따라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언어에서 같은 개념을 다르게 부른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예를 들어, '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책'이라는 단어와 이 물건은 사실 아무 연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 물건을 '북(book)'이라고 부르고, 독일에서는 '부흐(Buch)'라고 부른다.다만 소쉬르는 언어 기호가 자의적이라는 것이 개인이 언어 활동을 할 때 자유롭게 언어를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언어는 관습적 약정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한 개인이 이을 무시한 채 '책'을 '객'이라고 부른다면 주변 사람들은 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소쉬르는 언어의 자의성과 더불어 언어의 선형성을 주장한다. 언어 기호가 청각적이기 때문에 하나의 선처럼 선조적으로 배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Ⅳ. 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의 분류소쉬르는 기호의 불변성과 가변성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언어의 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를 분류하여 정립한다. 소쉬르에 따르면 "언어(랑그)는 매 순간 과거와 연대를 이루고 있고 바로 이러한 사실은 언어로부터 그 자유를 제거한다. 시간이라는 요인의 또 다른 발현은 표면적으로 첫 번째 사실과 상반되는 것이다. 기호들의 변질, 즉 그것이 여러 세대들을 통하여 갖게 되는 것은 기호들의 변질이다." 다시 말해, 시간과 관련하여 언어는 두가지 특성을 가진다. 어떤 시점의 언어를 보더라도 그것은 이전 세대에 존재해 온 생산물을 물려받게 되는 것이므로 불변성을 가진다. 하지만 동시에 시간이 언어를 변질시키므로 가변성도 가진다. 소쉬르는 이 두가지 특성을 함께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이러한 언어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쉬르는 언어학을 두 가지로 분리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의 변천사를 연구하는 통시적 연구와 특정된 한 시기의 언어 체계만을 다루는 공시 언어학이 바로 그것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쉬르는 언어학의 대상을 명확히 정의하고 언어의 단위와 구조적 관계를 규정하고자 했다. 그런 소쉬르에게는 당연히 시간에 따른 언어(랑그)의 변화 양상보다는 특정 시점의 언어 체계를 다루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는 공시적 언어학을 통시적 언어학보다 우위에 두었다.3. 맺음말본고는 '인간의 (자연)언어에는 구조가 있고, 언어는 기호체계이다.'라는 명제를 논증하기 위해 지금까지 소쉬르의 언어학을 살펴보았다. 구조주의의 시각에서 구조란 '어떤 일을 성립시키는 것 사이의 상호 기능적 연관'이라고 정의된다. 언어 활동은 랑그와 파롤로 구성되고, 랑그는 청각적 이미지와 개념의 결합이라고 설명한다면, 언어에는 구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호가 기표와 기의를 지닌다고 정의한다면, 언어는 기표로서 청각적 이미지를, 기의로서 개념을 지니는 하나의 기호 체계임도 명확해진다.소쉬르의 언어 체계와 언어 단위 사이의 관계 및 차이에 중요성을 부여한 언어학은 구조주의의 기반이 되었다. 이후 구조주의적 사유는 언어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등을 분석하는데 사용되며 20세기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에게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소쉬르의 이론을 기반으로 언어를 분석하는 것은 현재에도 매우 의미 있는 일임이 틀림없다.[참고문헌]박진열. "소쉬르 언어이론 및 한계에 관한 고찰." 국내석사학위논문 蔚山大學校 敎育大學院, 2002. 울산.정한석, 최주열. 『언어학 개론』. 한국문화사, 2018.페르디낭 드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김성도(역). 민음사, 2017.PAGE * MERGEFORMAT2
속 음악“그대 눈동자에 건배를”이라는 대사로 잘 알려진 (1942)는 그 이국적인 분위기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이를 받쳐주는 워너 브라더스(WB) 회사의 노력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주제 음악 등의 이유로 3개의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로맨틱 전쟁 멜로드라마 영화이다.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는 와 더불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영화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음악들이었다. 이에 필자는 영화 전반에 삽입된 음악이 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고자 한다.영화음악은 초기 무성영화 시절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적절한 분위기의 상승효과, 영사기의 소음을 가리는 역할 등 단순하고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곤 했다. 영화음악은 60년대 이전까지 이러한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고려했을 때 의 영화음악은 비교적 두드러진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이후 점점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이 두드러지면서 음악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크게 음악의 역할을 세 가지 정도 꼽을 수 있는데, 주도적으로 내용을 이끌어가는 소재의 역할, 특정 장면이나 작품 전반의 정서를 구성하는 역할, 앞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이 그것들이다. 의 경우 음악이 주로 정서를 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립국인 프랑스령 모로코에 위치한 도시 ‘카사블랑카’는 미국으로 피난을 가려는 수많은 유럽인이 몰려드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주인공 릭 블레인은 공항 옆에서 ‘Rick’s Cafe American’이라는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큰 돈을 번다. 어느 날 릭의 옛 연인인 일사 런드가 남편이자 반나치의 리더 빅터 라즐로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릭의 카페를 찾는다. 일사를 잊지 못한 릭은 대의를 위해 라즐로를 미국으로 보내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고민하지만 결국 그는 카페까지도 처분하고 라즐로와 일사를 떠나보낸다.릭은 영화 속에서 이전 스페인에서도 활동한 과거가 있는 “미스테리한 자유주의자”이면서 “냉소주의의 껍질에 쌓인 감상주의자”로 묘사되는데, 그는 당시 최고의 매력인 마초적인 ‘남성다움’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지금은 남의 부인이 된 한때 사랑했었던 연인인 일사를 위해 카페를 팔고 통행증을 내어주는 등 많은 것을 희생하고 떠나보내는 그의 안타깝고도 남성다운 사랑은 전 세계의 영화 팬들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회자된다.세계 2차대전이 한참 진행 중이던 때 개봉된 이 고전 영화는 잊히지 않는 영화음악으로 유명하다. 의 음악을 담당한 맥스 스타이너는 영화 과 와 같은 대작들로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기본 정석을 확립한 천재적인 영화음악가였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드라마틱하면서도 정밀한 삽입을 통해 영화의 전개를 암시하거나 관객의 심리를 유도하는 영화음악의 전형적인 기능의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된다. 스타이너는 주인공들의 테마 멜로디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모티브’와 ‘주제’ 멜로디의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주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는데, 는 전자를, 는 후자를 적용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의 가장 대표적인 노래로 꼽히는 ‘As time goes by’는 1931년 허먼 헵펠드가 작곡한 노래로 “키스는 키스일 뿐이고 한숨은 한숨일 뿐”이라는 가사로 유명하다. 스타이너는 이 노래를 다양한 스타일로 변주하면서 여러 장면에 삽입하였다. 각 장면에 딱 알맞는 편곡으로 음악이 영화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흑인 배우이자 가수인 둘리 윌슨이 샘으로서 부른 이 노래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려내고, 그들이 교감하는 것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또한 이 노래는 릭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릭과 일사가 연인이었던 파리의 옛 시절로 시간이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에 삽입되기도 했다. ‘As time goes by’를 타고 두 주인공의 과거가 전개되면서 관객들은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게 된다. 이 음악은 영화 속에서 릭과 일사의 관계를 표면으로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매개체로 기능하고 영화를 로맨틱하고 감상적으로 만들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정 장면이나 작품 전반의 정서를 구성하는 역할을 영화음악이 수행했음을 알 수 있다.가장 많이 회자되는 주제 선율 외에도 곳곳에서 음악을 활용하는 데에 주목할 만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타이틀 롤과 함께 가장 처음에 삽입된 테마도 아주 인상적이라고 평가된다. 스타이너가 작곡한 테마로, 아랍풍의 느낌이 카사블랑카의 이국적인 특성을 부각해주는 역할을 하는 선율이 흐르다가 갑자기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가 뒤이어 흐른다. 관객들은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진행에 당황하겠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엔 첫 테마의 진행이 영화의 스토리를 암시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다른 예로는 음악을 ‘서술의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꼽을 수 있겠다. 카페 내의 밴드가 연주하는 노래는 비록 ‘현장음’이지만 특별한 효과를 가지고 온다. 라즐로가 혁명투쟁에 대해 비밀결사 대원과 무엇인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이질적으로 카페 내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흐른다. 이런 대조는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데에 탁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독일군 장교들의 노래를 끊고 라즐로와 카페 내에 있던 사람들이 프랑스 국가를 부르는 대목에서는 음악이 가 멜로를 주로 하면서도 세계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역할도 수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사실 필자는 고전 영화 경험이 수업시간에 다룬 영화들을 빼고는 거의 전무할 정도로 결여된 사람으로서 이번 과제에 큰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선정해야 좋을지, 어떤 태도로 영화를 관람해야 할지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영화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면 좋을지와 같은 문제들 때문에 막막했고 첫 번째 에세이에 비해 선뜻 시작하기가 망설여졌다.유명한 고전들 사이에서 무엇을 볼까 고민 끝에 를 고르고는 마음을 다잡고 시청하기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지 않고 재밌었다. 수업시간에 시청한 . 등과 같은 영화도 생각보다 흥미롭게 감상했었는데 왜 또 그렇게 겁을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흑백영화 특유의 분위기와 캐릭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두 주인공과 눈을 뗄 수 없는 둘의 미모까지 일단 시각적으로 매료됐다. 뻔하디 뻔한 로맨스만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전쟁과 개인의 신념과 같은 진지한 주제들이 포함된 영화여서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영화를 모두 감상하고 나서 여러 부분에 흥미가 생겼으나 가장 마음 속에 깊이 남은 부분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이었기에 더 알아보고 싶어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삽입된 영화음악들이 없었더라면 영화의 전반적인 감성이나 전개의 질이 낮아졌을 것 같을 정도로 의 경우 영화 진행에 있어서 음악이 주된 역할을 한 것 같다.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삽입된 곡은 백 마디 대사보다 영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음악이 과거에 비해 현대에 더 다양하고 비중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앞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서 음악적 요소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알프레드 히치콕과 호모섹슈얼리티알프레드 히치콕은 우리에게 , 등의 순수 스릴러 영화의 1인자로 잘 알려져 있는 영국 출생의 미국 영화감독이다. ‘호모섹슈얼리티’는 히치콕이 ‘살인’과 더불어 가장 집착했던 소재이다. 당시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히치콕은 영화에서 동성애를 은유적으로나마 지속적으로 묘사했다. 수업시간에 다뤘던 영화인 는 히치콕이 이러한 주제를 목표로 하여 작정하고 만든 영화이다. 필자는 (1948)와 (1927) 두 영화를 중심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 속에 동성애 코드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는 게이 연인인 주인공들이 저지른 살인을 다룬 작품이다. 사실 필자가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게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만큼 영화 자체에 동성애 코드가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다. 다만 게이 커플이 저질렀던 실제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섭외된 배우 및 관계자들의 성적 지향과 주인공들의 관계를 암시하는 편집 등에서 히치콕이 에 동성애 코드를 표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24년 범죄학 수업을 듣고 완전범죄를 꿈꾸던 19살의 게이 커플이 14살이었던 어린 소년을 유괴해 살해한다. 이들은 완전범죄를 위해 이를 유괴 사건인 것처럼 꾸미다가 유기된 시체가 먼저 발견돼 체포되고 말았다. 부유한 유대계 출신으로 시카고 대학에 다니는 인재들이었던 동성 커플이 단순히 범죄의 미학을 위해 저질렀던 이 살인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를 경악에 빠뜨렸으며 훨씬 더 호모포빅하게 몰고 갔다.이 사건에 나타난 동성애 코드를 소멸시키고 싶지 않았던 히치콕은 당시 할리우드에서 암암리에 동성애자임이 알려져 있던 배우들을 주인공들로 캐스팅하기로 하였다. 그는 처음에 주인공들의 대학 시절 은사로 범죄를 밝혀내는 루퍼트 콜뎀 역에 양성애자였던 캐리 그랜트를, 두 살인자 중 한 명인 브랜든 쇼 역에 동성애자였던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둘은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암시를 감지하고 출연을 거절했다. 히치콕은 이후 브랜든 역에 역시 동성애자인 존 달을 섭외하였다. 또한 그는 공공연한 동성애자였던 아서 로랑에게 집필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였는데, 당시 그의 연인은 브랜든과 함께 살인을 저지르는 필립 모건 역을 맡은 팔리 그레인저였다.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는 배우들의 성 정체성 혹은 시나리오 상의 동성애 코드가 영화에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는 없었다. 대신 히치콕은 영화적 테크닉, 특히 편집을 통해 이를 암시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부분은 장면이 전환될 때 사용된 디졸브다. 다음 신으로 넘어갈 때 한 점을 중심으로 화면이 흐려지는 것을 디졸브라고 하는데, 영화 전반에서 동일한 곳을 응시하며 몸을 밀착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뒷모습 혹은 그들이 입고 있는 코트 위에서 장면이 디졸브되며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 시나리오 작가 아서 로랑은 이에 대해서 ‘옷장 안의 성 정체성’, 즉 동성애나 동성애의 체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히치콕이 이러한 기법을 사용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히치콕이 동성애 코드에 매료되어 있었으며 시나리오에 동성애적 분위기가 묻어나도록 쓰라고 요구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히치콕이 에 동성애 코드를 반영한 것은 당시 미국 사회 전역에 만연하던 호모포비아적 분위기와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는 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섬세하게 관철시키려고 하였던 것이다.히치콕의 동성애 묘사는 훨씬 이전의 영화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연출한 첫 영화 (1925)에서는 한 여성은 파자마를 입고 다른 여성은 나이트가운을 걸치고 부부처럼 보이도록 등장한다. 동성애의 뉘앙스를 감지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히치콕이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영국에서 만든 초기 무성 영화들 중 하나인 (1927)에서도 동성애 코드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영화는 1888년 약 세 달에 걸쳐 영국 런던 이스트엔드 지역의 윤락가 화이트채플에서 최소 5명을 갈기갈기 찢어 살해하였으나 결국 잡히지 않았던 연쇄살인 사건인 ‘잭 더 리퍼 (Jack the Ripper)’을 기반으로 한다.의 주인공은 런던에서 금발미녀를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날 무렵 한 하숙집에 방을 얻는 조나단 드루라는 미심쩍은 사나이다. 그는 안개 낀 밤이면 외출을 하고 금발여인의 초상화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다. 이에 순진한 하숙집 주인의 딸 데이지 번팅은 그의 남자친구 경찰관 조 챈들러에게 조나단을 조사해보라고 제안하지만 얼마 뒤 그와 사랑에 빠진다. 조나단의 뒤를 캐던 조는 그를 연쇄살인의 범인으로 지목하고 조나단은 연쇄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이 영화는 조나단이 진짜 연쇄살인범인지에 대한 여부를 중심으로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영화의 주연인 조나단 역을 맡은 배우 아이버 노벨로는 영국의 일류 배우 중 하나였고, 동성애자였다. 히치콕은 노벨로의 성 정체성을 영화 곳곳에 숨겨두는 그만의 독특한 ‘장난’을 시작하였다.예를 들어, 조나단이 하숙집에서 처음으로 묵을 방을 소개받는 장면에서 그는 금발 머리 여인들이 그려진 그림을 신경질적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이 시점 쇼트로 처리되다가 딥 포커스 쇼트로 넘어가는데, 이 쇼트는 관객이 프레임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조나단의 움직임을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이 쇼트는 곧 옆모습을 클로즈업한 쇼트로 이어지는데 이 쇼트에서 조나단은 그림 안의 금발여인에 대한 불편한 반응을 보인다. 이 장면은 조나단이 가진 여자를 향한 이분적인 자아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의 활용과 촬영 각도 등을 활용하여 두 개의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