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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자유의 언덕 분석 리포트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한 회고 ? 시간, 관계, 꿈을 중심으로 중어중국학과 201300233 안예랑주인공 모리가 연모하는 한 여인, 권을 찾아 무작정 온 한국. 이 영화는 그의 한국에서의 한시적인 삶을 그려내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관계의 영역들을 계속 확장하고 또 확장한다. 긴 쇼트, 친숙한 느낌의 배우, 일상적인 소재, 쉽게 갈 수 있는 동네. 이런 특징들을 보면 표면적으로 이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몽환적이다. 언젠가 한 번쯤은 마주칠 법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나,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곱씹어 볼수록 현실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지고 어떤 내면의 세계, 혹은 무의식의 세계를 건드리는 듯하다.사실 볼거리가 없는 것이 이 영화의 볼거리이다. 특별한 영상미나 극단적 상황 없이도 잔잔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생각할 여지를 던져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시간 순서의 내러티브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흩어진 편지에 날짜가 없어 뒤죽박죽 되어버린 사건의 전개가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 그것은 또 현재적인 시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게 한다.이 영화를 분석하는 데에 3가지 키워드를 잡았다. 첫째, ‘시공간의 역설’ 파트에서는 영화의 시공간적 배치가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서술하였다. 또한 영화 속 ‘시간’과 ‘공간’에 대한 시사점을 분석했다. 둘째로 ‘관계와 정체성’ 파트에서는, 등장인물의 관계와 정체성을 분석하면서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현실과 꿈의 경계’ 파트에서는 영화의 몽환적 특성을 바탕으로 영화 언어를 분석하였고, 결론적으로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면서 마무리 지었다.(1) 시공간의 역설▲주인공 모리는 계속해서 「시간」이라는 책을 읽는다.일단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누구든 거절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영화를 시간 순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흩어진 편지에, 뒤섞여버린 순서. 게다가 잃어시간을 재배치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시간 순으로 배치했다면 지루했을 내용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면서 그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전개된 사건을 보면서 관객에게 의문을 주고, 또한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관객을 소외시킨다. 예를 들어, 영선과의 첫 만남이 있던 씬 다음에 영선의 개를 찾아주어 답례저녁을 함께하는 씬이 배치될 때, 관객은 자신이 보지 못한 ‘강아지를 찾아주는 장면’이 있었다는 추측을 한다. 더불어 왜 그 장면 없이 다음 씬으로 넘어갔는지에 대해 일종의 섭섭함을 느끼게 된다.이러한 구성 속에서 관객은 몇 가지 단계를 통해 영화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첫 번째 단계는 등장인물에 대한 자기 투사나 동일시는 이루어지지 않는 단계이다. 사랑이라는 말랑말랑한 주제 속에서 이렇게 등장인물과 거리가 먼 영화도 드물 것이다. 내가 모리였다면, 혹은 내가 권이었다면 이라는 생각보다는 눈앞에 제멋대로 펼쳐지는 사건의 전개 속에서 궁금증만 확대된다. 따라서 붕 떠버린 시간의 간격 속에서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둘째는, 시간의 재배치를 통해 의미를 파악하려는 단계이다. 나 역시 각 쇼트의 특징과 단서들을 분석하며 어떻게 하면 개연성 있게 영화를 연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았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서를 이해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여전히 부족한 개연성이 많았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바로, 그 쇼트 자체로만 영화를 바라보는 마지막 단계이다. 이 영화의 시간적 배열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관객이 볼 수 있는 것은 각각의 쇼트뿐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관객들은 그 순간의 상황들을 가지고 깊이 있게 분석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어색하게 충돌하는 시간과 시간 속에서 어제가 오늘의 당위성이 되는 것보다도 더 중 들고 나오며, 그 책을 계속 읽는다. 또, 권이 편지를 읽는 시점은 우편 소인 날짜보다 일주일의 간격이 있었다거나, 게스트 하우스 주인과에 대화에서도 시간에 관한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모리와 게스트하우스 주인과의 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모리는 자신의 ‘행복’에 대해 논할 때, 삶의 두려움을 승화하는 순간이 ‘시간의 개입을 탈출하는 것’에서 찾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역행적 구성과 더불어 영화 전체적으로 시간에 대해 묘사하고, 관념으로서의 시간보다 개인에게 다가오는 시간의 의미를 고민해보도록 한다.또한 이 영화의 성긴 짜임새 덕분에 얻는 효과도 있다. 먼저는 인물이 하는 대화를 100%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예를 들면 영선과 권의 대화에서 이전에 알던 사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그전에 어떻게 알았는지는 영화 속에서 서술해주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모이고 모여, 계속해서 그 사이의 사건과 장면들을 끊임없이 상상하도록 만든다. 스스로 상상하여 채워 넣어야 시나리오가 완벽해진다. 그것은 마치 이 이야기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 틈을 채우는 방식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고, 그 이야기는 모두 알록달록한 물감처럼 다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되면, 곧 그 사람의 삶이 묻어난 영화가 완성된다.이제는 ‘시간’ 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역설도 논할 수 있다. 먼저 각각의 공간들을 분석해보자. 이 영화는 러닝타임도 짧고 에피소드도 적다보니 반복해서 같은 장소가 나온다. 북촌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 에피소드들은 게스트하우스, 어학원, 권의 집, 경리단길, 자유의 언덕 등의 공간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은 모리가 자연스럽게 여러 인물과 접촉할 수 있는 곳이었다. 따라서 모리의 쉼터이자 모리가 관계를 확장시켜가는 중심지이기도 하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내 각각의 손님들이 가지고 있는 사정들이 한데 모이는 장소인데, 이것은공간의 장난은 또 우리를 어딘가 불편하게 만든다. 그동안은 ‘기분이 이상하다’의 식으로 둘러대곤 했었으나 이제는 왠지 똑바로 직면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모리가 영선과 두 번째로 관계를 맺었을 때에도, 그 둘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그 둘이 누워있는 침대 위에서 그녀의 남자친구인 지광현과 다른 여자가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가 관객으로 하여금 한 번 시간과 공간의 마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자유의 언덕’이라는 카페 역시 권과 모리가 공간적으로는 겹치지만, 시간적으로는 엇갈리는 장소 중 하나이다. 권은 그곳에서 편지를 통해 일주일 전의 모리와 재회한다. 이 영화의 제목이 ‘자유의 언덕’인 것에 비추어볼 때, 시간과 공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언덕에서 과거의 모리와 현재의 권이 재회한 것이다.(2) 관계와 정체성▲ “착하고 예의바르고 깨끗한 것은 그걸로 끝이죠, 그것으로 누군가를 존경하게 되거나 사랑하게 되지는 않습니다.”타지에서 낯선 이방인인 모리는 흑백으로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Why are you here? Business or pleasure? 반복되는 질문 속에 그는 제 3의 신분을 내놓는다. 그가 택한 자신의 정체성은 ‘누군가를 찾는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권을 찾는 사람.’ 그는 자신이 택한 정체성에 걸맞게 계속해서 권을 찾는다. 그녀와 일했던 어학원에도 가보고, 그녀의 집에도 가보고, 그녀가 좋아했던 자유의 언덕에도 가본다. 하지만 그는 영선과 성관계를 맺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그 때 그는 새로운 정체성 앞에 혼란을 겪는다. 그래서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제 당신은 내 애인인가요?” 모리는 계속해서 그녀와 관련한 확실한 정체성을 내놓지 않는다. 예를 들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주겠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영선이 사랑한다고 말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도 느껴진다.등장인물과의 관계는 모리의 거울처럼 비춰지기은 절묘하게 짝을 이루고 있다. 또한 모리가 사랑을 찾아 게스트하우스로 온 것처럼 남희 역시 나이 든 남자와의 사랑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로 도피해왔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게스트하우스의 공간적 특성을 언급해야한다. 물론 각자의 독립된 방이 있지만 모든 손님은 한 마당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곳은 원하든 원치않든 하나의 관계로 엮이게 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그곳에서의 관계는 한시적이고 얕은 것이어서 그다지 좋은 형태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다.또 하나 발견할 수 있는 관계적인 특징은 바로 언어이다. 인물 간의 대화 90% 이상이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영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직관적이고 목적 중심의 대화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필요한 내러티브를 녹여내기에 적합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인물 간의 배치가 인상적이다. 모리가 마음을 붙이는 사람들은 대개 수직으로 배치가 되어있다. 상원과의 대화나, 주인아주머니와의 대화, 또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영선과의 저녁식사 씬의 경우 모리가 조금 더 대각선 위쪽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영선이 모리에게 먼저 마음을 빼앗기는 것으로 보아 사랑에 있어서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이를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은 관계란, 생기길 원한다고 해서 꼭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만은 아니고, 관계를 맺기 원하지 않았어도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일이기도 하므로 서로 어떤 가치가 대립하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할 것이다.(3) 현실과 꿈의 경계▲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장면영화 전반적으로 롱테이크 쇼트가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홍상수 감독의 다른 작품에도 잘 묻어나있는데, 가장 현실다운 현실을 보여주면서 극적인 강조 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 쇼트를 또 구분해보라 한다면 기괴하다싶을 정도로 줌 인과 줌 아웃이 사용되고 있는 점이었다. 계속해서 카메라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처럼, 어떤 인물의 시점으로 흘러가지 않고,.
    예체능| 2021.09.04| 7페이지| 2,500원| 조회(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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