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클래식 음악 리포트- 클래식 음악의 가치 -우리나라 국민은 클래식 마니아이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소리가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영화, 드라마, CF는 물론 우리 일상 곳곳에서 클래식을 접하고 있다.「청초한 달빛 아래 처연한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자태를 드러낸다. 우아한 줌인, 줌아웃에 맞춰 부드러운 회전과 함께 시그니처(세탁기) 만의 기능을 한껏 뽐낸 후 일렁이는 달빛 반영을 선보이더니, 격정적으로 태세를 전환한 음악에 맞춰 광폭으로 회전하는 앵글과 함께 광고는 끝을 맺는다.」이 영상은 초프리미엄 세탁기의 위대한 여정을 담은 모 전자의 프리미엄 세탁기 TV 광고이다. 마치 빙판을 질주하듯 회전하는 카메라 앵글은 한 편의 피겨 스케이팅 작품을 연상케 하는데 이 광고의 BGM은 ‘생상’의 ‘교향시 죽음의 무도’이다. 2009 피겨스케이트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 출전했던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역시 ‘죽음의 무도’이다. 세탁기의 정숙성과 뛰어난 기능과 김연아 선수의 격정적인 춤사위가 죽음의 무도 음악이 아니었다면 상상이 안 된다.우리가 전화할 때 매일 듣는 통화연결음은 ‘하이든’의 ‘현악 4중주 Op 3-5, 2악장 세레나데’이다. 영화 조스의 메인 테마도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이고 장학퀴즈의 타이틀 음악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을 사용했으며 개그콘서트에 달인을 만나다 소개 음악은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이다. 자동차가 후진할 때 나오는 경고음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이다. 이렇게 제목 작곡가는 정확히 모르지만, 우리 생활 속에도 클래식 음악은 곳곳에 스며들어있다.이렇게 항상 가까운 곳에 있었던 클래식의 가치에 대해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첫째 클래식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영화 ‘아마데우스’의 두 주인공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보자. 많은 사람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하였다고 주장하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다. 그만큼 모차르트는 그가 남긴 많은 작품이 지금까지도 고전으로서 연주되고 사랑받기에 이런 루머까지 퍼진 것 같다. 반면 살리에리 작품은 남은 것이 있는가? 그렇다고 살리에리가 작곡을 소홀히 하였을까? 그렇지 않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실의 음악가였다. 황실에서 연주해야 하는 곡들을 수도 없이 많이 만들어 냈지만, 그 곡들은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다. 전 세계 음악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방탄소년단도 1집 타이틀곡을 지금까지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아미는 즐길 것이다) 다음 앨범이 더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가요 중에도 70~80년대 주옥같은 곡들이 아직도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널리 불리고 있지만 요즘 중고교학생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386세대들이 더 나이를 먹는다면 이 역시도 시간 앞에서 풍화될 것이다.그러나 클래식 음악은 그렇지 않다. 모든 장르의 작품들은 시간 앞에서 풍화되어버리는 반면 클래식은 날이 갈수록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그 이유는 본질적인 것의 힘인데 전 세계 인간들이 느끼는 근본적인 무엇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음악 사랑을 연결고리로 해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인류의 음악적 역사이며 유물이 된다.둘째 클래식은 경제적이다.오래되면 될수록 좋은 물건이 있는데 숙성되어야 좋은 것들이다. 클래식이 숙성되는 음식은 아니지만 와인 처럼 오래되면 좋은 친구처럼 같은 느낌이다.현재 음반 시장은 CD/DVD를 넘어 음원이나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90년대 음반 시장으로 돌아가면 음반 수집광이 있을 정도로 호황인 시절이었다. 나도 꽤 많은 음반을 수집하였고 그 중 클래식 음반도 몇 장 있는데 LP로 구매했다. 음반 재킷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오래 보관하고 오래 들었다. 반면 가요나 팝은 지금까지 꾸준히 듣는 음악이 거의 없다. 클래식도 어떤 음악가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다르고 새로운 음반들이 출시되지만 나처럼 소소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주 좋은 명반 몇 개면 따로 구매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 음악은 일 년이 지나도 십 년이 지나도 전해지는 감동은 그대로이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진한 여운을 남겨준다. LP의 클래식 감성은 200년 전 모차르트가 연주해주는 라이브와 비슷하다. 이 정도면 실제로는 얼마나 더 감격스러울까? 묵은지와도 같은 클래식 음악은 경제적인 감동 장르이다.마지막으로 클래식은 긍정적인 정서적 순화와 안정이다.사람들은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슬픔을 이겨내기도 하지만 더 슬픈 음악을 찾아 들으며 내면의 감정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음악이 사람의 행동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친숙하고 보편적인 사례가 태교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클래식 음악 감상은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태교법인데 태교는 태아 때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음악이 성장기에 영향을 끼친다는 심리학자 장 피아제의 이론을 근간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이 최고라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엄마가 태교 음악으로 클래식 음악을 선택한다. 클래식 음악이 임산부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태아 정서에 좋다는 믿음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대학의 ‘캐롤라인 그라니에 데페르’ 연구팀은 클래식 음악은 음악의 특성상 비슷한 멜로디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가사가 없는 클래식의 경우 뇌 휴식 효과를 가져와 정서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1993년 미국에서 발표됐던 그 유명한 ‘모차르트 이펙트’가 엄청난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고든 쇼와 위스콘신 대학 ‘프랜시스 로셔’ 교수팀은 음악과 공간적 과제 수행이라는 논문에서 모차르트 음악이 피실험자의 공간 추리 관련 지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라 수학이나 과학에서 주로 요구하는 공간 추리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음악치료사 돈 캠벨이 ‘모차르트 이펙트’라는 제목의 영유아 교육을 위한 저서와 음반을 시장에 내놓았고 열풍을 일으켰다. 물론 ‘모차르트 이펙트’의 효과와 진위에 대한 뜨거운 논란도 함께 시작됐다.이후 ‘모차르트 이펙트’ 실험 책임자 로셔 교수는 모차르트 음악을 통해 지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들으면 일시적으로 집중력이 향상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 중요한 결과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다수 부모는 ‘모차르트 이펙트’의 진위를 떠나 아이들 교육상 해가 될 것이 없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모차르트 음악 혹은 클래식 음악이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거나 두뇌 계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클래식 음악의 긍정적 효능을 십분 활용해 일상에 적용한 대표적 사업의 하나가 클래식 음악과 도시 안전 개선사업이다. 서울시는 2014년 어두운 골목길이나 지하 보도와 같은 치안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클래식 음악과 도시 안전을 결부시킨 사업을 추진했다. 범죄 요인이 있는 장소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공격적 충동을 완화 시킨다고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시행하였다. 클래식 음악 송출이 범죄 심리 억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서울시가 분석한 해외사례이다. 영국 런던 남부 켄트시는 우범지역이 된 도보 터널에 ‘말러 교향곡’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결과 시설 훼손, 범죄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서 범죄율 감소, 미국 미니애폴리스, 미국 웨스트 팜비치에서의 범죄 건수 감소의 효과가 외신에서 보도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