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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 독후감
    2017814206 김수민「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1980년 5월 18일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침묵을 읽었다. 사실 그 전부터 시작된 아픔이었다. 나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뒤 8년이 다 되어가던 어느 봄날에 태어났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아픔의 사건이 일어난 지 40년이 지났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는 이 사건을 기억했는가. 기억하며 산 사람도 있고 기억이 아닌 경험에서 못 벗어난 사람도 있을 것이며 과거였을 뿐이라고 여겨지면 안 될 슬픔의 역사에 눈물을 흘리기엔 왠지 조금은 어색한 시대적 환경에서 자라나 나처럼 철없는 나태함을 유희하며 타인이나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정당화되는 보편적인 인격 형성의 시대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소년이 온다’라는 우리 민족의 슬픔을 견디며 쓰인 이 소설은 역사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나를 새롭게 다져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몫을 해낼 것이다. 나는 기억해야 한다. 이 소설에 담긴 기록이 무엇인지, 기록된 역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기록된 역사의 의미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져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이 존중받는 그때를 맞이하게 된 인류의 순간이 어떤 표정일지를 목격하기 위해 아직 생명의 호흡을 지닌 우리는 우리의 지난날들을 기억해야 한다.하늘을 덮은 먹구름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땅이 회빛인 건지 아니면 하늘의 색이 본래 옅은 회색인지 알 수 없는 그을림이 적혀있다. 이미 벌어졌고 정해진 일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이곳에 쓰인 이야기는 그들의 가슴에 맺혀 지금까지도 닦이지 않는 눈물이고 그것이 오늘날의 괴로운 현실일테니까. 그 장면을 다시 그리는 사람은 정물화를 그려내듯 있는 사실을 그대로 옮겨 놓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에겐 왜곡도 과장도 용납되지 않는 열흘간의 트라우마다. 소설은 고요했고 먹먹한 색을 배경으로 총성과 곡성 외엔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묵묵이라는 단어가 7번 정도 적혔다. 헷갈리기 싫은데 헷갈린다. 6번은 확실한데 마지막 7번째의 기억이 흐릿하다. 묵묵하다는 말을 좋아해서 ‘묵묵’이 처음 언급된 지점을 넘어 두 번째부터 이 단어가 몇 번 출현할까 궁금해서 셈을 했는데 10분의 9쯤의 분량을 지나갈 때가 돼서 내 사소한 관념에 집착할 이유를 잃고 문장을 이어가다 보니 후회스럽게도 헷갈린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다시 읽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셈을 기억에서 덧칠하지 않고 다음 장을 넘긴 까닭에 잠깐이나마 찝찝함을 겪는다. 직장 상사에게 7개의 뺨을 내리 맞고 서 있어야 했던 소설 속 인물이 6번째 뺨부터 셈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는 너무 빠르게 벌어진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는 게 아닐까. 우리의 어떤 현실은 적응이 아니라 순응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순응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광주 시민들은 영문도 모르는 탄압으로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남모를 고통을 받고 있다. 남모를 고통이란 게 또 한 번 씁쓸한 마음을 갖게 한다.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독재 권력을 휘둘렀던 자들의 처벌을 통해 그들의 지난 삶이 위로받을 수 있을까. 유가족들은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 40년을 지나가고 있다. 시민군의 참담한 결과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지금 그들을 떠올리며 슬퍼지는 이 감정조차 겉치레에 불과한 환경에서 숨 쉬고 있다. 그들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숨 쉬어지는 이 순간이 부끄럽다. 숨 쉬는 일이 자연스러운 우리는 산소호흡기를 종일 달고 사는 사람이 공기에 느낄 감사의 깊이를 다 알 수 없다. 우리의 이해 수준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와 시대 환경적으로 닿아있는 이들의 지난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현시대를 사는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정말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내일을 미소로 맞이해도 될 일인지를. 모든 일은 선택이고 그 결정에 의해 삶의 내용과 결말이 달라진다. 우리는 내용을 위해 사는 사람인가, 결말을 위해 사는 사람인가. 과정이 없으면 결과가 있을 수 없으니 내용이 중요한 거라는 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방향은 결말을 보고 정하는 것이다. 방향을 정하지 못한 인생은 바람 따라 물 따라 기분 따라 문명 따라 살다가 그 삶이 끝났을 때 남는 것이라곤 이제 더 신지 못할 운동화 한두 켤레, 티셔츠 몇 조각일 것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즐기다 가겠다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소년이 온다’에서는 지적한다. 정정하겠다. 적어도 이 소설은 나에게 이러한 지적이었고 크게는 이 세대를 향한 지적이길 바란다. 소설의 126p에서 당시의 생존자라는 인물이 “더이상 누구도 우리를 위해 염려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조차 우리를 경멸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는 결코 이 말을 흘러 넘길 수 없다.당대의 시민들은 지금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하나의 고귀한 생명이었고 기쁜 나날을 기대하고 꿈꾸며 사는 청춘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민중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겁나거나 무섭지 않았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인간의 존엄이 우선이었다. 지금 이 나라를 위해 싸우지 않으면 꿈꾸어왔던 어떤 소망도 한낱 그리운 꿈에 불과할 것 같이 여겨졌다. 그리움은 지난 것에 대한 회상된 감정을 뜻하지만, 자신의 소망을 늘 가슴속에 꿈꿔오던 사람은 미래에 실현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꿈들에 대해 그립다고 표현할 자격이 충분하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자신을 향해 날아와 꽂힐 국가가 쏜 총알을, 그들은 국가를 위해 받아냈다. 자신의 가족과 친구, 애인이 살아갈 더 나은 내일의 국가를 위해 던진 몸짓이었다. 그들의 삶은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것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내면의 소리를 비추며 살아가라고 부여받은 생명일 텐데. 정작 그들의 죽음이 우리에게, 꺾여진 나무가 다른 용도로 재탄생되어서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는 만큼의 의미라도 되었을지 생각해본다.오늘은 날씨가 따스한 게, 마치 내가 봄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서 가볍고 시원하지만 정돈된 하얀색 티셔츠와 연 청바지에 흰 신발을 신고 봄의 거리로 나섰다. 봄은 이미 내 안에 있었고 근심 없는 햇빛이 내 몸을 감싸자 더욱 계절을 실감하고 햇살이 주는 선한 기운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하늘은 나의 걸음을 산뜻하게 했고 사뿐한 발걸음 옆에서 벽화의 분위기는 초롱초롱했다. 분명 기분은 화사함을 머금고 있는데 내 얼굴을 웃지 않았다. 어느 때부턴가 내 얼굴의 표정 상태를 인식 없이 하루를 보내는 순간들이 쌓여서 오늘까지 왔다. 딱히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늘 미소보다는 진지함을 띄고 세상을 마주한다.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나 같은 사람과 비슷할지 나라는 사람에게 유난을 떤다 할지, 가끔은 어떤 조언이나 도움의 손길들이 반갑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얼마 전까지도 자만한 사람이었다. 표정이 다채로운 사계절은 매사에 진지한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 자연이 보내는 신호대로 느끼며 살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걸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풍경에 우리는 스스로 갇혀 있다. 내게 허락된 이 햇살을 유고를 겪은 그들이 맛본 적이 있을까. 나는 이 시대가 주는 만끽이 반갑지 않다. 더 강조를 해야 될 것 같아서 이야기하자면 이 시대가 싫다. 80년대 광주의 운동가들은 나보다도 더 자신이 당면한 그 시대가 싫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엄청나게 더 풍족하지 못했을 환경이었으니까. 그런데 대단하고도 신기한 것이 있다. 그들의 육체와 정신은 시대에 몸 담겨 있었지만, 그들은 정작 그 시대를 살지 않았다. 그들은 10년, 20년, 3, 40년 후의 오늘을 위해 살았다. 이제는 어쩌면 그들의 혼이 웃으며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거닐고 있는지 모른다. 그들은 오늘날 우리의 안식을 위해 싸웠고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 안정은 그들을 통해 실현되었다. 이의가 없다.
    독후감/창작| 2021.11.22| 3페이지| 2,000원| 조회(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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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춘수 <시선>, 정현종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시집 해석&감상문 리포트
    김춘수 시선김춘수이재복 엮음지식을만드는지식초판 1쇄 펴낸날 2012년 8월 30일가을 저녁의 시누가 죽어 가나 보다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반만 뜬 채이 저녁누가 죽어 가는가 부다.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그 누가 죽어 가는가 부다.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정녕코 오늘 저녁은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부다.- 23p한번 태어나서 한번 죽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정해진 일. 돌이킬 수 없이 부여받은 생명과 사명, 지나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의 인생을 탄식하기도 하고 필연에 체념하듯 흘러가야만 하는 생명을 가진 모든 이를 애도하는 시다. 죽어 가는 누군가에게는 지난 세상의 고됨을 시원섭섭하게 회상하게 하고 아직 정정한 육체를 가진 이들에게는삶의 마감을 미리 들여다보게 하여 삶의 여정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것인가에 관해 물음을 준다.늙은이나 젊은이나 이처럼 모두가 죽어가는 중인데 삶에서 우리의 욕심대로 무언가를 더 이뤄내야 할 것이 있을까.있겠다. 청춘은 자신의 앞날을 개척, 마련해야 하고 노년도 청춘처럼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일 테니.어떠한 생명이든 무언가 하나는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가야 할 테다.시인은 생명이 끝나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비길 수 없이 정해진 목숨대로 이젠 정말 세상을 뒤로하고 떠나야 하는 누군가를 위해 부르는 시이기도 하지만 그런 단순한 종말의 의미로만 해석하기에 이 시에 쓰인 문장은 너무나 물같이 수월하게 흐르면서 인생을 걸어가는 길이 아름답다 할 만큼 고스란한 삶의 내용으로 쓰여 있다.물이란 관념이 상징적이긴 하지만 어떤 사회적 이념은 느껴지지 않고 그저 가을 하늘 아래, 생명이 생명을 바라보며 마음에서부터 떠올린 생각들이 쓰여 있는데 표현되어 있다고 할 수 없을 만치 물 흐르듯 쓰여 있다.‘물같이 흘러간 나날 속에서’와 ‘어디로 물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를 이야기한 것일까.우리는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만 고민한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은혜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는 관심이 없다.‘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은 우리의 먹거리를 위해 희생당한 동물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욕심으로 걸었든 하나님의 뜻이 그 일에 있었든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상징하는 듯하다.인간의 잔혹함과 악한 성질에도 하나님은 자신이 늙어 아파가면서까지 참으시며 우리를 먹여 살리신다.비유적 이미지로 가득한 이 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교훈할 수 있을까. 시인이 추구하는, 시인이 갖고 사는 하나님이라는 사랑의 대상을 우리에게 또한 전하려 했던 시인의 의도였을까. 마음속에 가라앉은 놋쇠 항아리.. 왜 시인은 하나님을 놋쇠 항아리라고 했을지 서툴게나마 생각해보면 놋쇠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할을 돈독히 하고 있다.우리의 일상에 쓰임새가 많은 놋쇠는 없어서는 불편하고 안될 존재로서 우리 삶의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잘 해 내주고 있다. 시인이 바라고 느끼는 하나님은 이러한 놋쇠 항아리 같은 하나님이었지 않을까. 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성경 말씀이 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은 어리디어린 순결을 지니신 영적 존재이시고 삼월이 되면 새 생명에 숨을 불어넣어 세상을 푸르게 함으로써 사람에게 유익한 환경을 제공하시는 하나님을 시인은 맛보고 있는 듯하다. 자신 앞에 펼쳐진 부여받은 삶의 의미를 모든 것의 시작이신 분에게서 찾는 시인의 관점이 엿보인다.못술에 痲藥마약을 풀어어둠으로 흘리지 마라.아픔을 눈 감기지 말고피를 잠재우지 마라.살을 찢고 뼈를 부수어너희가 낸 길을 너희가 가라.맨발로 가라.숨 끊이는 내 숨소리너희가 들었으니엘리엘리나마사막다니나마사막다니詩篇시편의 남은 구절은 너희가 잇고,술에 痲藥마약을 풀어아픔을 어둠으로 흘리지 마라.살을 찢고 뼈를 부수어너희가 낸 길을 너희가 가라.맨발로 가라. 찔리며 가라.- 106 p신앙적 색채는 ‘못’이라는 시에서도 드러나 있다. 이 시에에 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반복되지 않아도 될 메시지라면 상관없지만, 이 시에서 사용된 반복 형식은 시의 정체성을 강하게 한다. 처음과 끝에 자리해서 전체를 중추 한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는데 이것이 문학이 가진 힘인 것 같다. 이야기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쓰였는지가 중요한 것이 문학이고 이러한 문학을 기초로 여러 예술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이러한 점에서도 문학은 가치 있는 문화적 바탕이다.센티멘틀 자니으루나무 잎들이 흔들린다.흔들리는 으루나무 잎들은 지금이 가을인데 아직 푸르다.으루나무는 상록수라서 그럴까, 아니면 하늘 탓일까,가물가물하늘은 너무 높고 너무 훤한데한 번도 잎을 떨구지 못한으루나무는 슬프다. 그리고마냥 서운한 것은 바람이다.으루나무 잎들을 또 한 번 흔들어 본다.흔들어도 흔들어도떨어지지는 않는 으루나무 잎들은슬프다.지금이 가을인데할 수 없이 돌아서는해 질 녘혼자 가는 바람의 뒷모습은쓸쓸하다.그는 누구더라,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세상이,너는, 이미 가 버린그날 우리들의센티멘틀 자니,- 167~168p하나의 영상을 보는 듯하다. 서술적 이미지로 잘 쓰인 시다. 자유연상이 발휘된 시다.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적어놓으면서도 그 사물들이 갖는 관념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느낌을 전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감상은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방심상태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 같은 시의 느낌이다.으루나무는 삼나무인데 잎이 곱고 야무지게 생겼고 색이 연푸른 녹색이다. 연하지 않으면서도 짙지 않은 색. 가지가지에서 뻗어 나와 하나의 동그라미를 만들어 낸 여러 가지를 먼 거리에서 바라보면 나무의 정교한 자태에 시선이 멈추는데 시인은 이 나무를 보면서 무엇을 상상하게 됐을까. 시가 전해주는 배경은 자연밖에 없다. ‘센티멘틀 자니’는감상적인 여행이라는 뜻인데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시 제목과 어울려지는 시의 내용이다.으르나무가 가을이 되고 바람이 불어도 잎을 떨구지 못하는 게 왜 슬픈 걸까. 다른 많은 나무는 잎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일 중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시인의 말의 의미는 시집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어느 오후의 사건을 풍경처럼 그려놓은 이 시는 소설 같은 모습을 하고 그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화자는 이러한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살아있는 사람들 간의 교류와 교감, 사람과 자연의 교감, 자연 자체의 생명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주는 형식을 지니고 있다.어떤 평화라는 이 시에는 어린아이에게서부터 전해 받은 평화롭고 온전함이 깃든 꽃 같은 삶에 대한 회상이 담겨 있다. 어린아이와의 교감이 어른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는 우리에게 얼마나 하얗고 투명한 색을 가슴에 품게 하는지우리 어른들은 모르지 않는다. 물론 어린아이를 사랑하고 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해야 얻어질 수 있는 순백한 평온의 감정이겠지만, 아이라는 존재는 그런 힘을 이미 가지고 있다. 이것은 어떤 어른도 부정할 수 없다. 자신도 아이였을 때가 있었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과 다르게 너무나 순전했을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 말이다.아이를 보고 있자면 세상 걱정이 사라진다. 아주 잠깐이나마 머릿속을 짓누르던 세상 근심이 잠깐 머릿속에서 외출했다가 아이에게서 눈을 돌리는 순간 다시 찾아오는 느낌이다. 화자는 예상치 못한 삶의 여정 속 하루에서 그 아이와의 만남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생명의 원천을 느끼며 지금의 삶에 고마운 마음으로 찬사를 보내고, 자신에게 소중한 에너지와 따스한 풍경을 선물해 준 아이의 삶이 어떤 환경을 만나게 되더라도 어느 것에도 지지 않았으면 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아이라는 존재에게 응원을 던지고, 인생의 희망은 아이가 가진 에너지에 있음을 알고 그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평화를 선포하는 화자의 모습이 감명 깊다.다섯 살 즈음 되어 보이는 아이가 어른에게 어디에 사는지를 물어보기에는 많이 성숙한 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마 여 일곱은 되었지만, 체구가 작은 남자아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시를 읽으면서 여자아이라는 생각은 전혀 모르게 내가 숙주이기도 할 테니 할 말이 없다. 시인은 어린 시절 전쟁을 겪은 경험을 토대로 인생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깊이가 남다를 것 같다.그러한 점에서 전쟁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서 삶을 그들을 위해 내바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모습에서 일본은 화자에게 기생충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스스로 또한 숙주라는 데 일본이 우리에게 숙주일 리는 없다는 생각도 들면서 국가와 국가가 아닌 개인과 개인으로서는 분명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기생충이자 숙주일 수 있는 관계구조가 성립되어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생을 유지해야 하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기생충이라고 화자는 이야기한다. 그저 열심히 먹어 부지런히 피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체념한 듯 익숙해진 기생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생을 통달한 듯 시인은 우리의 삶을 태연하게 적어 놓았다.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과 살아있어서 할 수 없이 사는 사람의 인생 행복감은 극과 극일 텐데 이러한 극명한 사실적 현상에도 우리 인생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 부수하기에 바쁘다. 화자는 살고 싶든 살기 싫든 모두가 살아있는 생명이니 서로 두루 불쌍하기도 하지만 그러기에 돕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생각해 본다. 인생을 소재로, 사람이나 생명을 소재로는 사실 좀 더 시적인 방법들을 구상하고 선택할 수 있을 텐데 정현종 시인은 시의 구상에 대한 생각은 뒤로해두고 오로지 단면적인 관념들을 글로 풀어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소리를 적는다. 시인은 자신이 적어 내린 시라는 생명력을 통해 숨, 가벼움, 무거움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가치를 체험하는 본인의 모습에서 환희를 맛보는 것 같다. 이러한 시인의 직관적이면서도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으로 써 내려진 시는 시를 읽고 보는 사람에게 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수월하게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소설 속 주인공이 대사하듯 들려주는 화자의 목소리들은 그 의미를 가볍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가 담긴 내용으로공한다.
    인문/어학| 2021.11.22| 11페이지| 3,000원| 조회(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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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도파민형 인간> 챕터별 요약 및 독후감
    ∥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미치는 도파민형 인간 ∥ 프롤로그밑을 내려다 볼 때와 달리 위를 올려다볼 때 보이는 것들은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쟁취할 수 있는 것들이다.뇌에서는 이 구분에 따라 사고방식이 극과 극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야기 해야 한다. 우리가 고개를 들어 눈높이 위를 조망하면 우리의 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화학물질 딱 한가지만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데 이 화학물질은 팔을 끝까지 뻗어도 닿지 못하는, 아직 우리가 소유하지 못했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저 너머를 꿈꾸게 한다. 이렇게 우리 인간을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욕심쟁이로 만든다.우리가 당장 코앞에 있는 것을 탐닉할 때 뇌에서 활약하는 것은 ‘아래’ 화학물질들이고 ‘위’ 화학물질은 우리가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갖고 싶게 하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만든다. ‘위’ 화학물질은 시키는 대로 잘 하는 몸뚱이에게는 상을 주지만 말 안 듣는 몸뚱이는 잠도 못 자게 괴롭힌다. 그런 까닭에 이 화학물질은 창의력과 광기의 원천이 되고, 중독에 이르는 지름길이자, 아이러니하게도 중독에서 벗어나는 열쇠이기도 하다.우리 인간은 각자가 추구하는 야망을 향해 달려가는 데 이것은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화학물질 하나 때문이다.문제는 인간의 행복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도 역시 이 화학물질 탓이라는 점이다. 이 화학물질은 모든 포유류와 파충류에서 작용하지만 이 화학물질의 기능을 알차게 활용하는 생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이렇게 우리에게 축복인 동시에 저주이며, 동기이자 보상인 이 화학물질의 이름은 ‘도파민dopamine’이다.책을 읽기 전에이 책에는 여러 가지 과학 실험의 사례들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과하게 단순화된 내용도 포함되어있다.우리의 뇌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장기인 데다 실험 자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같은 실험에서도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과학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때때로 기이하기까지 하다. 인간 행력들과 애초에 동원되는 경로와 화학물질부터가 다를 정도로 근원적이다. 우리의 시선이 아래를 향할 때 뇌는 개인공간을 인식한다. 반면 뇌가 외부공간의 일에 대처해야 할 때는 다른 화학물질들이 모두 숨을 죽인 채, 오직 1가지 화학물질만이 전권을 쥔다. 바로 도파민이다. 사랑이 오래 지속되려면 ‘외적 경험’ 중심의 태도가 ‘내적 경험’ 중심으로 달라져야 한다.ㅣ 구남친과 슬롯머신의 공통점 l도파민이 불러오는 신선한 감각은 우리에게 달콤한 간식거리처럼 툭 던져지지만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연인사이에서는 ‘기대’가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만 두 사람은 오랜 연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도파민의 영향력에 지배받는 우리는 일상속에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의 불완전성을 인정해야 한다. 인정 혹은 선택이다.l 불타는 로맨스에서 동반자적 사랑으로 l도파민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미래에 더 가질 수 있는 것들이다. 도파민의 인생관은 그저 ‘무조건 더!’다. 연애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화학작용이 변하는 것을 보면 도파민은 궁극적으로 쾌락분자가 아니다. ‘기대감 분자anticipation molecule’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우리가 현실을 즐길 수 있으려면 도파민이 쥐고 있던 뇌의 지배권이 현재재향적 화학물질들에게로 넘어가야 한다. 세로토닌serotonin, 옥시토신oxytocin, 엔도르핀endorphin, 그리고 엔도카나비노이드 계열 분자들(endocannabinoid, 뇌에서 마리화나와 같은 효가를 낸다.)이 여기에 속한다. 도파민이 기대감을 통해 기쁨을 주는 것과 달리, 이 화학물질들은 실제 감각과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열정적 사랑은 1년에서 길어야 1년 바 정도밖에 가지 못하는데 이 시기를 지나도 여전히 애틋한 커플은 설익었던 사랑을 이른바 ‘동반자적 사랑’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동반자적 사랑은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관장한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통수권을 넘겨받으면 도파민은 침묵한다. 지금껏 도파민이 온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것은 열심.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모를 때도 많다. 아니면 너무 많아서 하나만 콕 집지 못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동시에 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l 매력을 느낀 순간 무조건 반응하는 의욕의 기전 l욕망은 오랜 진화의 역사를 가진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area이라는 뇌 심층부에서 생겨난다. 복측피개영역에는 도파민이 유독 많다. 뇌 안의 주요 도파민 생산지인 2곳 중 하나가 여기이기 때문이다. 복측피개영역 뇌세포의 긴꼬리가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 도착해 활성화되면 뇌세포 꼬리 끝에 달린 주머니를 열어 도파민을 측좌핵에 분비하는데 이것이 의욕의 기전이다. 이 회로에는 중변연계meso-limbic 경로라는 명칭이 있지만 ‘도파민 욕망회로’라 부르기로 하자.진화적 관점 혹은 생명유지를 위한 본능 면에서 매력적이라면 그 무언가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도파민 욕망회로는 무조건 긴장하게 된다. 이것은 도파민의 ‘본성’이다. 생존과 직결되는 정보라면 도파민이 나서서 기억을 새긴다. 그렇다면 도파민이 통제불능에 빠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l 간절히 원하게 만드는 힘 l도파민이 욕망에 불을 지르는 대상을 우리는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생존에 유익한 무언가가 출현했음을 알려주는 생체 정보 시스템들 중에 도파민이 가장 잽싸고 민감하기 때문이다. 도파민 덕분에 우리는 깊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도파민은 몸뚱이가 지금 당장 그것을 원하게 만든다. 불필요는 도파민이 신경 쓸 바가 아니다.강도에게 위협을 당하는 상황보다 좀 더 평범한 상황에서는 도파민 욕망회로가 활력과 열정, 희망을 북돋운다. 인생이 점점 살 만해질 거라는 희망적인 느낌이다. 그렇게 고대하던 미래가 현재로 다가온다면? 그렇다해도 도파민 회로는 오직 상상 속 미래에만 관심이 있고 현실 경험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미래는 실재가 아니다. 이와 달리 현재는 실재다. 현실 경험을 하는 시기동안에 뇌는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의 활동 무대난다. 도파민 통제회로는 도파민 욕망회로의 바람을 꺾고 인간을 원초적인 욕심쟁이보다 훨씬성숙한 존재로 만들어준다.l 끈기와 의지력을 좌우하는 것 l미국 코네티컷 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끈기’에 대해 밝혀낸 실험이 있다. 연구목적은 뇌의 도파민 활성을 변화시킴으로써 쥐의 의지력을 조작할 수 있는 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첫 번째 그룹은 체중 감량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두 번째 그룹은 개체들의 뇌에 신경독성물질을 주입해 도파민 세포 일부를 파괴시켰다. 여러 단계의 실험 결과 도파민이 적은 그룹은 사료나 더 맛있는 간식인 바이오서브가 주어진대도 타 그룹에 비해 노력의 강도가 약했다. 도파민 결핍 그룹은 도파민이 꼼짝하지 않으면 노동도 시작되지 않는다라는 걸 증명했고 이처럼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응원하고 채찍질하는 것은 도파민의 특별한 재능이다. 노력의 질은 다른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지만 도파민이 없다면 노력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확실하고 가장 중요하다.l 대리자 관계인가, 친교 관계인가 l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진 관계를 ‘대리자 관계’라고 한다. 이 관계를 매개하는 화학물질도 물론 도파민이다. 나와 대리자 관계로 얽히는 사람은 확장된 나의 활동 영역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며 내가 목적 이루는 과정을 보조한다. 반대로 ‘친교 관계’는 순수하게 어울림을 즐길 목적으로 맺는 관계를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다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게 과정이자 목적이다. 이때는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 즉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엔도르핀,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작용으로 소박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대리자 관계는 주어진 환경에서 가능한 한 많은 자원을 뽑아내고자 할 때 성립된다. 이것은 도파민 통제회로의 전문분야다.도파민은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어떻게든 원하는 것이 수중에 들어온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인간은 개인의 노력과 여러 사람의 협동을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끈기와 의지력을 발휘한다. 이것은 도파민 통제회로가 않는다. 대신 도파민 통제회로의 계획력을 십분 활용해 도파민 욕망회로의 완력을 꺾는다.마지막 ‘12단계 촉진요법’. 이 방법은 ‘현대지향적 회로 대 도파민 욕망회로’라고 할 수 있다.∥ Chapter 4창조자는 천재 아니면 미치광이 ∥도파민이 지나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l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l이 세상에 창의력보다 강력한 힘은 또 없다. 창의력은 뇌가 가장 성공적으로 쓰일 때 발현된다. 그 반대는 정신질환이다. 정신질환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상적 활동도 뇌가 버거워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광기와 천재성, 즉 뇌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모두 그 중심에는 도파민이 있다. 같은 화학물질로 연결되기 때문에 광기와 천재성은 다른 뇌기능들보다도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돌출salience’이란 어떤 것이 그 사람에게 도드라져 보이거나 신경 쓰이는 정도를 말한다. 돌출의 또 다른 요인은 ‘가치’다. 돌출되는 대상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보다 땅콩버터병을 항상 더 빨리 찾아낸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내 삶을 좌우할 수 있는 무언가는 언제나 두드러지고 부각된다. 다시 말해, 내 미래를 바꿀 만한 잠재력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돌출된다. 도파민 욕망 회로를 자극하는 모든 것이 돌출된다는 소리다. 돌출되어 보인 무언가는 내 안에서 긴급 안내방송을 한다. “이봐, 정신 차리고 집중해. 출동해야 해. 중요한 일이야!.”조현병 환자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으로 도파민의 활성을 막는다. 뇌세포에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별로 여러 가지 수용체가 존재한다. 각 수용체는 뇌세포에 저마다의 변화를 일으킨다. 어떤 수용체는 뇌세포를 자극하는 반면 어떤 수용체는 뇌세포를 달래 진정시킨다. 뇌세포의 변화라 함은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말한다.도파민형 인간 187p 출처.그런데 만약 치료제 같은 무언가가 수용체를 막고 있으면 신경전달물질(이 경우는 도파민)은 수용체에 접근하지 못한다.있다.
    독후감/창작| 2021.11.22| 10페이지| 2,500원| 조회(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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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새의 감각> 챕터별 요약 및 독후감
    제1장 시각매가 시력이 좋은 이유매가 시력이 좋은 한 가지 이유는 안구 뒤쪽에 있는 시각적 민감점인 눈오목fovea이 사람과 달리 두 개이기 때문이다. 눈오목은 안구 뒤쪽의 망막에 움푹 파인 작은 구멍으로, 이곳에는 혈관이 없으며(혈관이 있으면 상이 흐려짐) 광수용기(빛을 탐지하는 세포)가 밀집해 있다. 이런 이유로 눈오목은 망막에서 상이 가장 선명하게 맺히는 부위다. 매의 시력이 뛰어난 데는 두 개의 눈오목이 한몫한다. 지금껏 조사된 모든 조류 중에서 절반가량은 우리처럼 눈오목이 한 개다.눈의 진화인간의 눈은 오랫동안 연인, 화가, 의사를 매혹시켰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안구를 해부했지만, 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눈이 빛을 받아들이는지 내보내는지도 알지 못했다. 2세기 로마 검투사의 주치의였던 갈레노스가 눈을 해부학적으로 묘사한 것이 르네상스 시대까지 표준으로 통했으나, 13~14세기에 아랍어서적들이 번역되면서 자연계에 대해, 또한 시각의 경이로움에 대해 사람들이 새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독일의 만물박사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는 시각 이론을 최초로 내놓은 사람 중 한명이며 이후에 아이작 뉴턴, 르네 데카르트 등이 이를 다듬었다. 1684년에 현미경 관찰의 선구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망막의 광민감성 세포(이른바 막대 세포와 원뿔 세포)를 처음으로 관찰했다. 200년 뒤에 산티아고 라몬이 카할(1852-1934)은 훨씬 뛰어난 현미경을 가지고 훨씬 기발한 방법을 써서 세포를 종류별로 다른 색으로 염색하여 조류를 비롯한 온갖 동물에서 망막 세포가 뇌에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기막히도록 자세하게, 정교한 삽화를 곁들여 묘사했다.『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척추동물의 눈을 ‘매우 완전하고 복잡한 기관’으로 표현했다. 어떤 의미에서 눈은 자연선택의 시험 사례였다. 기독교인 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natural Theology(1802)에서 눈을 예로 들어 창조주의 지혜를 설명했다. 페일리는 이토록 완벽하게 목적에 들어맞는서 돋아나 점점 더 가늘게 가지에 가지를 치는 신경(가지돌기)이 있고 그 끝에는 온갖 감각기관이 연결되어 있다. 눈, 귀, 혀 등의 감각기관에서 수집된 빛, 음파, 맛 등의 정보는 공통의 전기 신호 흐름으로 변환되고 신경세포를 따라 뇌에 전달되어 이곳에서 해독된다.새는 어떻게 볼까?처음으로 새의 눈알을 들여다보고 우리 눈알과 비교하기 시작한 연구자들은 몇 가지 놀라운 차이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 차이점은 대형 올빼미 같은 일부 새의 눈이 우리보다 길쭉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차이점은 새에게 반투명한 눈꺼풀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새는 눈꺼풀을 연 채로 눈을 덮을 수 있으며 이로써 눈알을 씻고 닦고 어쩌면 수분을 공급한다. 우리의 순막(깜박임막)은 흔적기관(눈 안쪽 구석에 있는 분홍색의 작은 돌기)에 불과하다.새의 순막은 다른 겉꺼풀 밑에 있으며 사진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물원의 새를 가까이에서 촬영한 적이 있다면, 사진이 멀쩡한데도 새의 눈이 뿌옇거나 흐려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순막이 수평으로나 비스듬하게 빠른 속도로 눈알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하도 빨라서 맨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에는 포착된 것이다. 프리드리히 2세가 파악했듯 순막의 기능은 눈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지만, 눈을 보호하기도 한다. 비둘기가 땅에 있는 먹이를 쪼려고 고개를 숙일 때마다 순막이 눈을 덮어 뾰족뾰족한 나뭇잎과 풀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맹금의 순막은 먹잇감을 덮치기 직전에 눈을 덮는데, 개니트gannet가 물속에 뛰어들 때와 같은 이유에서다.우리 눈과 새 눈의 세 번째 차이점은 빗pecten이라는 구조다. 빗은 아주 시커멓고 주름진 모양인데, 주름의 개수는 종에 따라 3~30개로 다양하다. 한 때 조류학자들은 종의 관계를 나타내는 결정적 정보를 (수많은 해부학적 특질에 대해 그랬듯) 빗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다. 하지만 맹금처럼 시력이 좋은 새일수록 빗이 크고 복잡하다. 키위brown kiwi는 처음에는 빗이 아예 없는 줄 알았지를 잡을 때 한쪽 발을 일관되게 더 즐겨 쓴다는 사실은 몇 세기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앵무가 한쪽 발을 쓰는 정도가 심할수록(왼쪽이냐 오른쪽이냐는 상관 없음) 끈에 매단 먹이를 끄집어 내리는 등의 까다로운 과제를 더 쉽게 해결한다. 새끼 가금도 마찬가지다. 편측화가 심한 녀석은 먹이를 찾고(낟알과 모래 구별하기) 허공의 포식자를 감시하는 일을 둘 다 훨씬 잘한다.한쪽 눈을 뜨고 자는 새오른쪽 눈을 뜨고 자는 새는 뇌의 우반구가 휴식을 취한다(오른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좌반구에서 처리하고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우반구에서 처리하기 때문). 한쪽 눈을 뜨고 자는 것이 무척 유용한 경우는 두 가지다. 첫째는 근처에 포식자가 있을 때다. 오리, 닭, 갈매기는 땅에서 잘 때 여우 같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에 한쪽 눈을 뜨고 있는 게 유리하다. 새가 눈을 뜨고 자는 것이 매우 유용한 두 번째 상황은 날면서 잘 때다. 새가 자면서 날 수 있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조류학자 데이비드 랙은 유럽칼새European swigt를 연구하면서 이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랙 연구진은 유럽칼새가 저녁 어스름에 날아올랐다가 이튿날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녀석들이 날면서 자는 것이 틀림없다고 추론했다.제 2장 청각메추라기 뜸부기기계적인 쇳소리로 다른 수컷을 쫓아내고 암컷을 유혹하고 싶어 하는 이 새는 번식기 내내 사람 눈에 띄지 않는다.귀청을 찢는 듯한 메추라기뜸부기의 거친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크렉 크렉’하고 뿜어져 나오는 소리 사이사이에 종다리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엄청난 소리를 내는 새들메추라기뜸부기 소리는 바로 옆에서 들으면 약 100데시벨에 이른다고 한다. 같은 거리에서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리는 약 70데시벨이며 휴대용 오디오의 최대 음량이 약 105데시벨, 구급차 사이렌이 약 150데시벨이다. 메추라기뜸부기 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15분간 들으면 청력이 손상된다.그렇다면 어째서 메추라기뜸부기의 귀는 멀쩡한 걸까? 우리보다 훨소리의 진동수는 새의 가청 진동수(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민감한 진동수)와 거의 맞아떨어진다. 사람은 약 4킬로헤르츠의 소리를 가장 잘 듣지만 가청 영역이 (젊을 때는) 2킬로헤르츠에서 20킬로 헤르츠에 달한다. 새는 2~3킬로헤르츠의 소리에 가장 민감하며 가청 영역은 대부분 0.5킬로헤르츠에서 6킬로헤르츠 사이다.새가 소리를 감지하는 법새는 청각을 이용하여 잠재적 포식자를 탐지하고 먹이를 찾고 자기 종과 그 밖의 종을 구별한다. 이렇게 하려면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새와 주위 환경에서 비롯하는 ‘배경’ 잡음을 유의미한 소리와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우리가 비슷한 목소리를 듣고서 누구 목소리인지 알 듯 비슷한 소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는 소리가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닿을 때 무의식적으로 두 소리를 비교하여 위치를 파악한다. 새는 머리가 우리보다 작을 뿐 아니라 벌새와 상모솔새 등은 더더욱 작기 때문에, 나머지 조건이 모두 같다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작은 새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한다. 첫째, 머리를 우리보다 많이 움직여 사실상 머리 크기가 커지는 효과를 냄으로써 시간 차를 감지한다. 둘째, 양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 ‘크기’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한다.물리적 환경에 따라, 새들은 다른 새의 소리 이외의 소리도 알아들어야 한다. 바닷새는 집단 서식지의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를 알아듣고, 갈대밭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새는 숱한 갈댓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알아듣고, 우림에 서식하는 새는 뭇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알아듣는다.제 3장 촉각부리는 둔하다사실 새 부리는 둔감과는 거리가 멀다. 새의 부리와 혀 곳곳에는 작은 구멍 속에 수많은 촉각 수용기가 들어 있다. 금화조 등이 깃 다듬기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람 손가락에 있는 촉각 수용기는 1700년대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새의 부리에서는 1860년에야 앵무를 비롯한 몇 종에게서 발견되었다. 부리의 성 놀란 듯 고개를 내젓고 부리를 닦는다. 위어는 새에게 미각이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목격한 것이다.새의 맛봉오리새에게 미각이 있는가는 다윈 시절에도 오래전부터 논의되던 주제였다. 한편으로, 새의 딱딱한 부리는 우리의 말랑말랑하고 민감한 입과 전혀 달라서 새가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상상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사람의 입은 구조가 복잡하다. 입은 부드럽고 촉촉하며 크고 두툼한 혀는 맛과 열과 촉감에 예민하다. 우리의 입과 새의 부리는 전혀 다르다. 새의 부리는 딱딱하고 대개 뾰족하며 부리안은 아무 감각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대다수 종은 혀가 작고 딱딱하고 화살 모양이고 아래턱 안에 놓여 있으며 언뜻 보기에는 맛봉오리도 거의 없는 듯하다. 게다가 이빨이 없어서 먹이를 씹지 않고 그냥 삼키기 때문에 맛을 느끼지 못할 것만 같다. 무엇보다 새의 부리는 맛과 연관된 표정(쾌감이나 혐오감)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새에게 미각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는 것이 통념이라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스코틀랜드의 박물학자 제임스 레니는 1835년에 『새의 능력』에서 “적어도 어떤 새들은 미각 능력을 타고나지만 여러 종의 혀가 단단하고 딱딱하며 신경이 없어서 미각기관에 알맞지 않다는 이유로 몬터규 대령과 블루멘바흐 씨처럼 관찰력이 예리하기로 소문난 일부 저자들이 이를 노골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니가 날카롭게 지적하듯, “나머지 대부분의 동물에서 혀가 주요 미각기관이라고 해서 새가 먹이를 맛으로 구별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입의 나머지 부분이 이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당시에 새에게 미각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레니 혼자였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새에게 미각이 없어도 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알 수 있다. 맛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또는 위험한)것을 구별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사람과는 다른 맛감각이제는 닭의 맛봉오리가 300개, 청둥오리가 약 400개, 메추라기는 고작 60개, 회색앵무는 적어도 3이다.
    독후감/창작| 2021.11.22| 10페이지| 2,000원| 조회(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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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언어의 뇌과학> 챕터별 요약 및 독후감 평가A+최고예요
    언어의 뇌과학프롤로그‘토킹 헤즈, 토킹 헤즈, 토킹 헤즈!’1970년대 중반에 나타난 뉴욕의 포스트 펑크(postpunk: 펑크록 정신을 계승하면서 그것을 넘어서려는 시도하는 음악적 흐름-옮긴이) 밴드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에게도 이미 ‘토킹 헤드’(talking head)가 있다. 인간을 “‘토킹 헤드’(말하는 머리)를 가진 동물”로 정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언어에 관심이 있다.제1장에서는 어린아이가 두 언어를 동시에 학습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살핀다.제2장에서는 성인 이중언어자의 뇌에서 두 언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다룬다.제3장에서는 일반적인 언어 처리 과정에서 이중언어 학습 및 사용 결과를 분석할 것이다.제4장에서는 이중언어 사용이 다른 인지 능력, 특히 주의 체계(attentional system) 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마지막 제5장에서는 제2 언어를(외국어) 사용이 의사 결정 과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제1장 두 언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달리 특정 언어에만 있는 음운적 속성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어나 베트남어처럼 ‘성조(소리의 기본 주파수)’가 있는 언어를 보면, 같은 음절이라도 성조 차이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하나의 단에서 한 음절이 높거나 낮을 수 있고, 이렇게 높낮이를 달리하면 뜻이 바뀐다.이런 성조 사용은 흔치 않다고 생각하는가? 세계의 언어 중에 약 40%는 성조를 갖고 있다.그러나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 또는 영어 및 다른 인도 유럽어에서는 성조의 대조적 특징이 없다.한 음절에 강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휘적으로 볼 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예를 들어, 스페인어에서 pan(빵)이라는 배열은 성조와 상관없이 뜻이 하나다. 중국어에 노출된 아기는 음절에 있는 성조에 민감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반면, 스페인어에 노출된 아기는 오히려 어휘를 구별하는 대조적 속성인 이런 특징을 무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아기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노출되어야 다른 유사한 언어를 구별할 수 있다.두 언어가 비슷할수록 더 혼란스럽고, 이 둘이 같은 계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는 이중언어 노출이 언어 구별 능력에 어느 정도 도움 또는 방해되는지의 여부에 있다. 연구를 통해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를 사용하는 4개월 된 아기들이 이 두 언어처럼 비슷한 언어 사이의 차이를 구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기 단일언어자들은 잘 모르는 언어보다 모국어에 더 빨리 반응했다. 반면, 아기 이중언어자는 그 반대였다.이 현상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은 아직 없지만,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기들은 두 개의 친숙한 언어 중에 어떤 것이 재생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중이고, 이를 위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추측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기들이 두 언어를 다른 언어들과 ‘구분한다’는 사실이다.엄마 뱃속에서의 이중언어 경험엄마 뱃속에서의 이중언어 경험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 목소리와 다른 사람 목소리를 잘 구분한다는 사실을 안다.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말하는 사람이 엄마인지 낯선 사람인지 구별한다는 것은 분명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기는 낯선 사람보다는 엄마가 말하는 문장을 더 좋아한다. 수개월 동안 뱃속에서 엄마 목소리를 들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비록 뱃속에서 듣는 소리 상태가 최상은 아니지만, 아기들 속에 쌓일 수밖에 없다. 신생아는 엄마 목소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임신 중 사용한 언어도 좋아한다. 임신 중에 엄마가 스페인어를 했다면 태어난 지 이틀 된 아기는 낯선 사람이 하는 말이라도 스페인어를 더 좋아한다. 또 영어를 듣다가 태어난 아기는 영어를 더 좋아한다. 결론적으로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아홉 달 동안 많은 것을 배운다.만일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모국어를 경험하는 게 사실이라면, 두 언어를 경험할 때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기본적으로 두 언어를 하는일어나는 게 틀림없다.제2장 이중언어자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하나의 뇌에 언어가 둘?뇌가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 즉 (언어를 포함한) 인지 기능의 피질 표상(cortical representation)에 관한 연구는 매우 복잡하다. 언어와 기억력, 주의력, 감정 등의 인지 및 뇌 영역에 곧바로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과 관련된 인지 과정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모두 복잡하게 얽혀 상호 작용한다. 우리가 큰 감정 자극을 받았을 때, 감정 체계와 주의 체계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소음이 심한 파티에서 대화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분명 상대방에게 집중하기가 힘들고 다른 사람의 대화도 윙윙거리는 듯 들렸을 것이다. 그런 중에도 누군가가 우리 이름을 부르면 그 소리에 바로 반응했을 것이다. 즉, 주변이 모두 시끄러운 것 같아도 귀는 우리 이름을 잡아낸다. 자기 이름은 아주 높은 감정 자극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에 관해 떠도는 말에 아주 관심이 많다!좀 더 복잡한 상황을 생각해보자. 뇌와 인지 능력 사이의 관계를 더 깊이 알아가다 보면, 고차원 인지 기능은 다양한 뇌 구조에 분포된 신경 회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더 분명해진다. 즉, 뇌는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인다. 이는 뇌에서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영역을 구분하기 어려우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뇌와 인지 능력의 관계를 설명하기가 매우 복잡하다는 의미다(물론 오케스트라에는 리듬이나 멜로디,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악기가 있는데 그 중요도나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다).중학생들은 언어 수업, 특히 구문 분석을 어렵게 생각하고 지루해한다. 물론 이 과목은 당연히 그럴 만하다. 문장 하나를 구문 분석 트리(주어, 서술어, 동사.. 등을 표시하는 문장 구조 모형)로 정리한 모형이 기억날 것이다. 이 트리를 만들려면 문법적으로 문장 속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이런 분석은 그저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구두법(발는 개념 처리 과정은 습득 연령에 상관없이 제2언어의 습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매우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통사론적 처리 과정을 분석하면, 차이가 난다. 제2 언어를 배운 나이가 습득 능력보다 더 중요했다. 따라서 아직은 어떤 변수가 제2언어 피질 표상에 더 영향을 끼치는지 쉽게 답변하기가 어렵다.특히 제2 언어 능력이 아주 뛰어나지 않은 경우, 모국어를 할 때보다 제2 언어를 할 때의 뇌 활성화가 큰 이유를 설명하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이런 설명은 제2 언어를 통제할 때 들어가는 노력의 크고 작음, 제2 언어를 처리할 때 필요한 자동성(automaticity) 부족, 여기에 수반되는 인지적 노력, 제2 언어 사용 시 언어 운동 통제에 대한 부담 등 상호 의존적인 여러 요소와 관련 있다.언어 처리 과정의 간섭 현상을 밝히다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떤 뇌 영역이 필요한지 보려면 반대로 그 영역이 올바로 작동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뇌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나, 간섭이 생기는 원인을 봐야 한다. 현재, 특정 뇌 영역의 간섭 여부 확인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 기술은 경두개 자기 자극술과 수술 중 피질 전기 자극술이다.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사람의 두개골에 자기장을 생성하기 위해 금속코일을 사용한다. 자기장은 차례로 뇌에 전기장을 만들며, 뉴런의 정상적인 전기 기능과 일시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이 자극은 고통스럽지 않고, 뉴런은 짧은 시간 후에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 기술로 뇌 영역에 간섭이 가능한다. 뇌 피질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건강한 사람에게 가상 병변(때로는 뇌 기능 강화)을 일으키거나, 행동 양식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 자극을 받은 뉴런들과 인지 기능 사이의 인과 관계를 알려주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이 기술은 우울증, 편두통, 간질 등의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현재, 이 기술을 이용해 이중언어자의 언어 표상을 알아보는 연구는 그리 많지 적에 한국어와 접촉이 있었던 입양아 참가자들의 뇌에는 어떤 반응이 일어났을까? 프랑스어 사용자들과 완전히 똑같았다. 즉, 수년간 한국에서 자랐던 성인의 뇌와 전혀 경험이 없었던 성인의 뇌 반응은 똑같았다. 마치 그 입양아 출신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배운 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모국어를 완전히 잊었다.그런데도 브리스톨대학교의 제프리 바워스가 시행한 연구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연구에서는 모국어가 영어인 성인이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줄루족 언어와 인도어의 음운 대조를 학습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는 분명했다. 연구 초기에는 두 집단의 수행 능력이 똑같이 낮았다. 그들은 둘 다 너무 어려워했다. 예전에 그 언어에 노출된 참가자 집단은 그와 관련한 지식을 잃어버렸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실험이 진행되면서 그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소리를 구별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오랜 세월 사용을 중단한 언어였지만 참여자들에게는 약간의 지식(이 경우 음운 지식)이 남아 있었음을 암시한다. 뇌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간직하고 있었다. 비록 스스로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고 해도!이런 결과를 고려할 때,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완전히 잊을 수 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렇더라도 이 연구는 언어 간 상호 작용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뇌 가소성이나 어떻게 그것을 잊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제3장 이중언어를 하면 뇌가 어떻게 변할까이중언어 사용, 다른 언어 학습을 위한 도약판일까?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이중언어자는 단일언어 자보다 새 언어의 단어, 즉 지어낸 단어를 더 잘 습득한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비오리카 마리안이 이끄는 연구에서, 연구진은 참여자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지어낸 언어를 가르쳤다. 첫 번째 집단은 영어와 중국어를 하는 이중언어자들이고, 두 번째 집단은 영어와 스페인어를 하는 이중언어자들, 그리고 세 번째는 영어만 하는 단일언어자들이다. 연구진은 영어 번했다.
    독후감/창작| 2021.11.22| 10페이지| 2,500원| 조회(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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