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감상문신윤복-단오풍정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그네작품을 선택하기 위해 여러 작품을 찾아보다가,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라는 작품으로, 한가로이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을 보자마자 이 작품으로 감상문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연 듯 떠올랐다. 아마도 나에게 그네란 즐겁고 신나는 추억이 가득 담긴 각별한 정물이기 때문에 은연중에 눈에 띄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작품 하나를 선정하고 나니, 나머지 작품 하나를 고르기는 것은 무척이나 쉬웠다. 첫 번째 작품인 ‘그네’와 공통적인 소재를 갖고 있는 유사한 작품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찾은 두 번째 작품이 신윤복의 ‘단오풍정’이었다. 둘 다 그네를 타는 여인이라는 점이 유사하면서도, 그것을 제외한 다른 요소들에서 대비되는 점이 많을 것 같아 비교감상문을 쓰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먼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를 감상해보자. 그림을 보면 화려한 색감의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이 단연코 돋보인다. 마치 발레를 하듯 우아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움직이는 물체를 타고 있어 역동적인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언밸런스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밝고 따듯한 파스텔 톤의 드레스가 더해져, 현실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동화 속 세상이라는 몽환적인 인상을 준다. 특히, 배경의 짙은 나무가 더해짐으로써,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것 같은 깊은 숲속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한가롭게 그네를 타고 있는 것이 이질적으로 다가온다.작가는 또한, 그림 속 여인이 있는 중앙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대체로 어둡게 그렸다. 그렇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아야 뒤늦게 그네 앞에서 여인을 향해 간절하게 손을 뻗고 있는 남자가 보이고, 뒤에서 나뭇가지를 들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남자가 인식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그림 속 사람들의 위치와 동작을 보면, 도대체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뒤이어 ‘단오풍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명절인 음력 5월 5일 단오에 바쁜 현실 속 작은 휴식과 풍류를 즐기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상대적으로 신윤복의 그림은 앞의 그림과 달리 각각의 인물들이 눈에 잘 띈다. 물론, 강렬한 빨간색의 한복 때문에 그네를 타는 여인에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무르는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다. 그네 뒤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 여인과 냇가 주위에서 목욕하는 아낙네, 옆으로 머리에 봇짐을 이고 있는 여인, 바위 틈새에서 몰래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동자승까지, 각자가 가진 비중이 비슷하다. 등장인물 모두가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상황과 잘 어울리고, 단역이 아니라 다채로운 자신만의 서사를 가진 주인공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 근처에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각자 자신의 목적을 이행하기 위해 바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등장인물끼리의 긴밀한 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다시 ‘그네’를 살펴보자. 서양에서는 그네를 불륜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한다.?이것을 바탕으로 추측해보자면,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여인의 신발 한쪽이 떨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놀라지 않을뿐더러, 주우려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신발이 떨어져도 상관없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신발을 떨어뜨린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게다가 이상한 모양의 석고상들은 남녀를 따라 하는듯한 자세를 취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북하고, 괴기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위화감을 끝도 없이 자아낸다. 보면 볼수록 미묘한 감정이 드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멀리서 볼 때는 굉장히 우아하고 아름다웠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지 모르게 우스꽝스럽다. 귀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고귀함과 고결함과는 멀어보인다.이러한 ‘단오풍정’과 ‘그네’ 두 작품은 앞서 말한 것처럼 소재인 그네 자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전부 다 달라 보이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곳에서 여러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첫 번째로, 작품을 그린 신윤복과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가 18세기를 살았던 인물이자, 두 사람 모두 본인이 살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라는 점이다. 신윤복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풍속화가로 양반층의 풍류와 남녀 간의 연애, 향략적인 생활을 주로 그렸으며,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는 18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로코코(Rococo) 양식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두 번째로는 ‘그네 타는 여인’을 각기 다른 방식을 사용해서 강조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네’는 여인을 그림 한가운데에 배치하였고, 배경을 어둡게 하여 상대적으로 여인만을 밝게 강조했다. 반면 ‘단오풍정’은 여인을 주변과 다른 강렬한 원색으로 칠하고, 여백의 미로 강조했다. 세 번째는 두 그림 다 특정 대상을 엿보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네’에서는 연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 속을 보고 있고, ‘단오풍정’에서는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동자승이 있다. 이는 남녀 간의 성 풍속을 그림에 드러냄으로써 당대의 허례허식은 물론이거니와 사회풍속에 숨겨진 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으며, 당시 생활상에서의 인간 내면의 욕망을 은밀하게 풍자한다는 점까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