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고뇌한다.- 파우스트가 시사하는 사회적 의미를 중심으로 바라본 괴테 「파우스트」1. 머리말는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바쳐 완성한 작품으로, 무려 제작 기간이 60여 년이 걸린 「파우스트」는 작가 괴테의 삶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우스트」 속에는 괴테의 사랑관, 세계관, 전쟁관, 그리고 의학 등이 잘 녹아 있다. 이 작품 안에서 나타난 인간 본성과 이성에 대한 괴리감, 삶의 본질적 가치, 그리고 파우스트의 구원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2. 파우스트의 전체적인 줄거리 소개2-1. 천상의 서곡-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의 내기「파우스트」의 실질적인 내용은 주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사이의 내기에서 시작된다.메피스토펠레스 내기를 할까요? 당신은 결국 그 자를 잃고 말 겁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녀석을 슬쩍 나의 길로 끌어내리리이다.주님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p23-24)메피스토펠레스는 신이 보는 앞에서 인간을 파멸시키고 말겠다는?신에 대한 도전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반면?신은 매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악마를 경쟁 상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파우스트의 인간성 함양을 위해 메피스토펠레스를 이용하려는 의도 하에서?내기를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신이 메피스토펠레스와의 내기를 수락한 이유는 파우스트가 어두운 충동을 받는다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선한 본성이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2-2.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계약둘의 내기가 보여주듯이, 파우스트는 작품 속에서 단순히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상징하는 대표 인물이다. 내기의 대상이 된 파우스트는 학문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한평생을 철학, 과학 등 학문에만 매진해 오느라 자신의 청춘 시절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데, 그때 등장한 메피스토펠레스와 자신의 영혼을 건 계약을 맺는다.계약의 내용은 ‘신의 영혼을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내놓아야 한다’는 내용이다.?“순간아 멈추어라, 너는 정말로 아름답다!”이 말의 뜻은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정도로 특정한 순간의 쾌락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세속적인 욕망과의 일치에 대한 만족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즉, 이는 파우스트를 관능적인 쾌락으로 파멸시키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검은 속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파우스트」의 제 1부는 주로 시민적이고 개인적인 일에 국한된 ‘소세계’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제 2부는 사회적 활동이 바탕이 되는 ‘대세계’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2-3. 제 1부-그레트헨의 비극젊음의 비약을 마시고 20대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이라는 여성을 만나고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메피스토펠레스의 농간으로 그레트헨은 어머니와 자신의 아이까지 죽음에 이르게 해 사형판고를 받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힘을 빌어 그레트헨을 구하러 가지만, 그녀는 그의 도움을 거절하고 사형을 택한다. 사형이 집행되고 메피스토펠레스는 “심판받았도다!”라고 외치는데, 그 순간 하늘에서 그레트헨이 구원받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심판받았도다!”“구원받았도다!”2-4. 제 2부- 헬레나의 비극파우스트는 그레트헨과의 비극적인 사랑을 끝내고 새로운 여인 ‘헬레나’를 만나게 된다. 헬레나는 옛 그리스 세계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고전적인 미를 나타낸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으로 헬레나와 결합하게 되고, 둘 사이에 아들 오이포리온이 태어난다. 하지만 삶에 혼란을 느낀 오이포리온은 죽음을 맞이하고, 이에 헬레나는 환상처럼 옷만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이에 파우스트는 모든 것이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파우스트는 황제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황제에게 해안영토를 하사받는다. 그는 토지를 개척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살기 좋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나라를 건설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를 깨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는 구원받을 수 있다”라고 하며 그를 구원한다.“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끊임없이 노력하는 자는 구원받을 수 있다”3. 「파우스트」를 통해 비춰본 인간의 욕망파우스트의 인생을 두고 보면 인간의 큰 욕망 세 가지를 보는 듯하다. 그는 젊은 청년 시절엔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쾌락적 사랑을 욕망한다. 장년이 되어서는 지혜로운 여인을 만나 안정된 가정을 욕망하고, 노년기엔 자신을 드러내는 권력을 욕망한다. 하지만 이런 세속적 욕망은 결국 파우스트 자신을 더 큰 불행으로 밀어넣을 뿐이었다. 그는 쾌락적 욕망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그레트헨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또한 헬레나와 가정을 만들고 아들까지 낳았지만, 아들 또한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한 성의 성주가 되어 권력을 가지지만, 그 역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이처럼 그는 세속적 욕망에 잠시 빠져 방황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파우스트의 모습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 세상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수만 가지의 욕구들이 있다. 파우스트를 통해, 그런 유혹에 잠깐 매혹될지라도 올바른 길을 잃지 않는 면모를 배울 수 있었다. 인간은 비록 완전할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자기가 추구해야 할 것을 찾아가며 노력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 하늘의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올바른 인간상이 아닐까?4. 주님vs메피스토펠레스, 내기의 진정한 승자처음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승낙했을 때,?나는 그가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쌓아온 지식의 한계를 넘어 궁극적인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한 욕구를 버리고, 악마가 선사하는 세속적 쾌락 속에 살다가 영혼을 넘겨준다는 계약을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 보였고, 쾌락적 욕망으로 인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었다.파우스트는 방 안에 틀어박혀 매달려온 학문의 탐구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에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이용한 메피스토펠레스의 농간으로 분명 애욕과 정욕에 사로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파우스트의?정욕은 점차 그레트헨을 향한 진실된 사랑으로 승화된다. 에서 메피스토펠레스는 헬레네를 통한 파우스트의 미적 욕망을 자극에 실패하자 권력욕과 정치욕을 자극하려는 일을 벌인다.?황제는 자신을 도와 적을 격파하는 공을 세운 파우스트에게 넓은 해안 영토를 하사한다. 그런데 메피스토펠레스의 기대와 달리, 파우스트는 그 영토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는 나라를 건설하려고 한다. 파우스트는 국토 건설에 성공한 후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삶에서 의미를 찾고 행복을 느낀다. 그제서야 그는 ‘인간과 세상의 본질’이라는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깨닫고 드디어 “순간아 멈추어라, 너는 정말로 아름답다!”라고 외친다.?즉, 파우스트가 깨달은 인생의 본질적 의미는 젊음도, 사랑도, 권력욕도 아닌?남을 위해 힘쓰는 삶인 것이다.파우스트가 계약에 명시된 “순간아 멈추어라, 너는 정말로 아름답다!”라는 문구를 분명히 외쳤기 때문에, 외형에 있어서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승리였다.?그러나 파우스트는 세속적 욕망에 대한 악마의 유혹을 이겨냈다.?처음 신과 메피스토펠레스가 나눈 대화에서 신이 말한 것처럼, 그는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힐지라도 올바른 길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았다. 즉, 내기의 진정한 승자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아니라 인간 삶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본 주님이었다.5. 에 담긴 사회적 상상력5-1.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파우스트」에서는 인생의 본질적 가치를 찾기 위한 수많은 과정들이 펼쳐진다. 작품 속 한 구절 한 구절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수많은 사회적 풍자와 비판을 작품 곳곳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 년 전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만 같은 괴테의 사회적 통찰력은 놀랍기만 하다. 특히 인상 깊게 다가온 구절들은 다음과 같다.“품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이었지요. 그들은 통통하게 살찐 배를 안전하게 했지요.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가담했으니까요. 봉기는 확산되고, 심지어 신성한 것이 되어버렸어요.”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논리를 묘사한 구절도 많았다.“훗날을 위해 문서와 서명으로 보증하겠노라.”“신 등을 강하고 견고하게 하심은 바로 폐하의 권위를 강화하는 것이옵니다.”이는 모두 사회에 대한 괴테 자신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구절들이다. 위의 각각의 구절에서는 명문화 및 계약의 필요성, 인과의 원리, 그리고 조직화의 힘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그 전개과정 속에서 수많은 주제들을 다루어 자신의 사회적 통찰력을 심도 있게 녹여낸 작품이기에,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명작으로 자리잡은 것이 아닐까.5-2. 인간 이성과 계몽주의의 한계 지적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 이전에 파우스트는 세상의 진리를 쫓아 거의 모든 학문적 지식을 섭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식의 덧없음과 한계를 느낀 상태였다. 그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 깨달았을 뿐이다”라고 말하며 지식을 쌓아 나갈수록 학문의 허무함만 느낄 뿐이었다. 이를 통해 괴테는 인간 이성의 한계, 즉 계몽주의의 한계를 꼬집고자 했던 것이다.괴테가 살던 시대는 중세의 종말과 함께 계몽주의가 도래한 시대로, 신화나 종교와 같은 것들을 배척하고 그 대신 합리적인 인간 이성을 강조했는데, 괴테의 시선으로는 인간 이성 역시 비합리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식만으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6. 「파우스트」와 관련한 인접 예술 장르- 뮤지컬 ‘메피스토’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메피스토’는 신과 내기를 하며 인간을 타락시키려는 악마 메피스토와 그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괴테의 원작 소설 제목은 「파우스트」이지만, 공연 제목은 메피스토인 게 흥미로운데, 이 공연은 영리한 방법으로 파우스트를 유혹하고 그의 영혼을 조금씩 갉아먹는 메피스토를 집중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실제 지옥을 방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