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소설의 흐름 (중간고사 대비용) - 길게 작성한 버전90년대 소설은 80년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80년대가 이념지향적인 거대담론을 말하는 시기였다면, 90년대는 그것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편, 동시에 80년대의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이중적 양상을 보이게 된다. 그리하여 90년대 소설의 주요 화두는 일상담과 후일담 소설이다.90년대를 시작으로 80년 운동권을 추억하는 후일담 소설은 출현한다. 후일담 문학이란 민중, 연대, 역사의 변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띠고 살았던 1980년대적 가치의 복원과 그 뜻을 되짚어보는 문학이다. 후일담 소설의 주인공은 주로 지식인 ‘나’에 의해 상정되는데, 80년대가 막을 내리면서 20대 젊은 패기로 세상을 바꿔 보겠다던 동지들은 어느새 30대가 되었고, 가정으로 흩어져 자신의 삶의 길을 도모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 ‘나’는 역사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추억하며 끝내 사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시대의 부채의식 속에서 짐을 지고 살아가는 정신으로 그려진다. 신경숙과 공지영의 초기작들이 대표적인 후일담 소설의 계보 작가들이다.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80년대의 순수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후일담 문학은 다분히 복고지향적이다. 언젠가 수업시간에 문학이란 현실 속에서 현실 너머의 세계를 꿈꾸는 것이라 들은 바 있다. 어느 시대에서나 오늘의 세계는 언제나 희망이 없고 모순과 비극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후일담 문학이 지향하는 세계는 내일이 아닌, 어제에 있다. 80년대 어제의 세상은 비록 정치 탄압이 시대의 정신을 위협했으나 그렇기 때문에 지식인들의 양심은 오히려 순수하고, 깨끗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80년대의 시민적 성과는 논외로 두고, 정말로 후일담 소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 시대 정신이 그처럼 올곧기만 했는지는 좀 더 냉정하게 두고 볼 필요가 있다. 객관적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면 80년대는 마치 유교사회에서 이상적 세계로서 중국 하은주 시대를 항상 마음에 품고 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두 번째 특징으로서 일상담이 있다.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거대담론에 회의를 느끼며 사람들은 일상 속 진실을 찾는데 주력했다. 일상은 일종의 반복적 탈출이 불가능한 순환적인 틀이다. 그러나 그 자잘하게 흩어진 사소한 삶의 순간순간이야 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작동하는 힘이다. 삶의 진실은 거대한 이데올로기라던가 큰 사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이렇듯 미시적인 일상담을 이야기 하다보니 이전 소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개인주의와,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특히 여성주의) 등과도 맞물리게 된다. 이전 소설에서 역사에 대한 고민, 사회를 향해 투신 하는 주인공이 주로 나왔다면, 90년대 이후 소설에서는 미학적 개인으로서의 치열한 자기 내적 탐구를 지향하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자주 등장한다.그 외에도 90년대의 경향에서 이미 대중문화적 상상력이라던가 신화적 상상력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9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팩션’이라는 신조어가 그러한 경향을 반증한다. 2000년대 이후에는 그러한 경향이 좀 더 확대되는 추세인데, 퓨전 역사 소설이나 민담의 현대적 변용을 통해 대중문화적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소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중간고사 짧게 암기용 답안 ? 외울 수 있을 만큼 간소화 정리90년대 소설은 80년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80년대가 이념지향적인 거대담론을 말하는 시기였다면, 90년대는 그것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편, 동시에 80년대의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이중적 양상을 보이게 된다. 그리하여 90년대 소설의 주요 화두는 크게 후일담 소설과 일상담, 개인주의와, 소통의 부재, 대중문화적 상상력에 있다.90년대를 시작으로 80년 운동권을 추억하는 후일담 소설은 출현한다. 후일담 문학이란 민중, 연대, 역사의 변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띠고 살았던 1980년대적 가치의 복원과 그 뜻을 되짚어보는 문학이다. 신경숙과 공지영의 초기작들이 대표적인 후일담 소설의 계보이다. 변해버린 동지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에 동화되지 못한 채 역사의 부채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는 지식인 주인공 ‘나’의 이야기가 전형적이다.
최치원 시 감상산양 땅에서 태위의 은혜에 감사하며예부터 금의환향 자랑하지만장경옹자라는 허명만 차지했네.국신에다 또 가신 얻으니가문의 영광이요 나라의 영화만리 땅 비로소 돌아갈 길 얻었건만마음 한편엔 다시 오길 생각하네멀리 부모님 계신 곳 그려보니삼신산이 눈가에 어리네.이 시는 ‘계원필경’에 실린 시로 아직 젊은 나이에 쓴 시인데도, 역사를 미리 알고 읽는 나의 눈에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시처럼 읽힌다. 1,2연에서 그는 금의환향을 자랑하지만 곧 허명만 차지했다고 고백한다. 3,4연에서 다시 중국에서의 업적을 노래하는데, 천자로부터 자금어대를 하사 받고, 또 태위로부터 옷감을 신표로 받았으니 사실 이 시기야 말로 최치원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황금기가 아니었을까. 그의 말처럼 정말로 가문의 영광이고 나라의 영화이자, 역사의 길이 남을 광영이다. 그러나 곧 청년 최치원은 만감이 교차한다. 길고 긴 유학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탓이다. 이제 금의환향하여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웃음이 절로 나지만, 한편 청소년기를 보내고 제 2의 고향이 됐을 중국 땅을 떠나오기엔 또한 적적한 마음이 교차했을 것이다. 또 그 역시 중국에서의 유학생활기간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빛날 수 있을 시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일까. ‘만리 땅 비로소 돌아갈 길 얻었건만 마음 한편엔 다시 오길’ 소망하고 있다. 마지연에서 그는 자기 최후에 대한 암시처럼 ‘멀리 부모님 계신 곳 그려’ 보며 신선이 살고 있다는 ‘삼신산’을 눈가에 그려낸다.어린 나이에 홀로 만리타향에서 청운의 꿈을 펼칠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외롭고 고독한 시절을 지나왔건만,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신분의 한계와 현실의 장벽이다. 자신의 업적에 자부심을 느끼고, 또 설레는 귀향길을 앞둔 심정을 노래한 시이지만, 어쩐지 내겐 슬프게 들리는 노래이다.반계의 글씨돌에 새긴 글씨 신묘한 경지에 들어한번 엿보매 또 한번 새로워라.하물며 왕사의 큰 일 이루었으니복사꽃 오얏꽃도 만대의 봄을 이루리라.반계(磻溪)刻石書踵妙入神 각석서종묘입신一廻窺覽一廻新 일회규람일회신況能早遂王師業 황능조수왕사업桃李終成萬代春 도리종성만대춘유학생 최치원의 커다란 포부가 잘 드러난 시이다. 반계의 글씨를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신묘한 글씨가 만대의 봄을 이룬 것처럼, 자신도 일평생 왕사의 큰일을 이루어 만대의 봄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했으리라. 계원필경에 수록된 이 시는 신라로 돌아가 큰 뜻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돌에 새긴 신묘한 글씨처럼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칭송받는 그런 인물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시에는 옛 사람에 대한 존경과 함께 옛 사람을 본받으려는 청년의 당찬 기백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題伽倻山讀書堂제가야산독서당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돌 사이 세찬 물에 온 산이 부르짖어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곁에 사람 말소리도 알아듣기 어려워라.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옳다 그르다 시비 소리 귀에 들까 늘 두려워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일부러 흐르는 물로 온 산을 에워쌌네.한 달이면, 두어 번 정도 주말에 아빠랑 등산을 간다. 예전에는 관악산을 자주 올랐는데,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오고 난 뒤에는 도봉산을 주로 찾는다. 등산을 하는 이유야, 아빠가 나의 저질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억지로 끌고 다니셨던 것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나 역시 주말이면 군소리 없이 아빠를 따라 나서는 것은 비단 건강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터벅터벅. 산을 오를 때면 세상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갈하게 정돈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산이란 게 참 신기해서 주말이면 도봉산 밑에 온갖 등산 동호회 회원, 가족들로 우글우글 해서 저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면 산도 꺼질 기세인데, 어찌 된 영문인지 산 중턱쯤 올라가면 다들 각자의 길이 있어 그 많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아빠와 나만 남는 것이다. 시끌벅적, 떠들썩하던 산 아래 소리는 온데 없고 오르다 간혹 휴식을 취하는 산중의 객들을 만날 뿐이다.최치원 역시 산 아래 시비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가야산을 찾는다. 당나라 유학 후 “계원필경”을 지어 올릴 정도로 세상 공부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대 신라 골품제라는 현실적 한계, 자기 운명의 한계에 부딪혀 그의 이상은 좌절 되고 만다. 모든 천재는 비운하다는 말이 참으로 그렇다. 앞선 시대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현실의 세계는 모순으로 뒤처져 있을 뿐이다. 그런 최치원에게 가야산 입산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를 한번, 두 번 자꾸만 곱씹어 읽어보면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인다. 속세에 대한 초탈함을 노래하고 있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탓이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산 주변 흐르는 냇물소리는 원래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치원은 자신이 의도적으로 물로 병풍 치듯 온 산을 에워쌌다고 말하고 있다. 시적으로는 발상의 전환의 정수를 찍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최치원 내면에서는 자타공인 능력 있는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대해 자기방어를 하고 있는 듯하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산 아래 세상에서 재상이 될 수 없었던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가야산의 신선이 되는 일이었다.
최부, 을 읽고나서시험도 끝나고 이제 방학을 맞아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했다. 이번학기엔 고전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전이 친근해지는 학기였다. 답사 유적지를 찾아 떠났던 목은 이색, 매월당 김시습, 고운 최치원의 이름들이 설렜고, 허균과 박지원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그중에서 박지원은 한국한문학론 시간에도 다루었고, 고전문학론에서는 를 중심으로 다루어서 특히나 친근해졌다. 을 접하게 된 것 역시 이번학기 고전문학론에서였다. 사행문학을 다루는 수업이었지만, 표류기였던 표해록도 수업차수에 끼어 있었다. 여러 재미있는 한문 산문이 많이 있었지만, 어쩐지 나는 그래도 한 한기동안 최부의 표해록을 가장 재미있게 읽어서 이것으로 감상을 풀어나가고자 한다.작품을 이야기하기 전에 작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면, 그는 김종직의 문인으로 1477년(성종 8) 진사에 급제하고 1482년 친시문과에 을과로 급제, 여러 관직을 거쳐 전적(典籍)으로 있을 때 『동국통감』 편찬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의 임무를 띠고 제주에 갔으나 이듬해 부친상을 당해 돌아오던 도중 풍랑을 만나 표류, 중국 강남지역에서 다시 반년 만에 한양에 도착하였다. 그 때 주상의 명령을 받고 지은 것이 바로『표해록』이다. 이후 다시 사신의 신분으로 중국을 다녀왔으나 그때의 기록은 남겨두지 않았고, 무오사화 때 유배되고, 갑자사화 때 참형 당하였다. 1506년 중종 즉위와 동시에 신원되어 승정원도승지로 추증되었다.책의 구성은 이렇다. 제 1권은 금남이 제주 추쇄경차관으로 임명되어 현지에 부임하게 된 경위를 약술한 다음,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성종 19년 윤정월 초 3일 배를 출발시켰으나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중국 절동 지역에 상륙하여, 소흥부에 이르러 왜구의 혐의를 완전히 벗을 때까지를 기록한 내용이다. 제 2권은 2월 5일 절강성의 수도 항주에서 출발하여 3월 25일 천진위를 지날때까지의 내용이다. 항주에서는 의천 대각국사와 인연이 있는 고려사가 있다는 사실과 경태 연간에 조선에 사신으로 가서 『황화집』을 지었던 장녕에 대한 소식을 들었으며, 그 밖에도 항주의 문화와 시정에 대하여 관심을 표하였다. 제 3권은 북경 회동관에 도착하여 약 25일 동안 체재하면서 황제를 알현하고, 북경을 떠나 요동반도를 거쳐 6월 4일 압록강을 건너 의주에 도착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나는 이 중에서도 제 1권에 나온 표류기가 제일 재밌었다. 임금님한테 올리는 글인데도 마치 소설을 쓰듯이 이야기를 풀어 나갔기 때문이다. 죽음의 극한 상황에서 선원들은 최부를 원망하고 또 이렇게 살 바에얀 차라리 죽고 말겠다는 대목도 나온다. 실제 이야기이고, 또 재미를 위해 쓴 글이 아닌데에도 인물들의 생생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어 재밌는 부분이다.김존려와 김득례 등은 신이 떠나는 것을 말리면서 말하기를, “늙은 저들(老僕)은 섬지방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수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라산에 구름이 끼거나 비가 내려 날씨가 고르지 못하면 반드시 바람이 일어나는 변과가 있으니 배를 타서는 안됩니다. - 뱃 사람들의 생각 = 날씨가 좋지 않을때엔 배를 띄워선 안된다.안의(安義)는 말하기를, “하늘의 기후는 사람이 짐작할 수 없는 것이니, 잠깐 동안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을 볼 수 있을지 압니까? 그리고 이 바다를 건넌 사람으로서 개인의 배는 뒤집혀 침몰되는 일이 잇달아 일어났지만, 왕명을 받는 조신으로서는 전 정의현감 이섬 이외에 배가 표류하여 침몰된 사람이 없었던 것은, 모두 임금의 덕망이 지극히 무거움을 실제로 하늘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여러 사람에게 의논하면 일이 성취되지 않는 것인데, 어찌 길을 떠났다가 다시 되돌아감으로써 시일을 지체 시킬 수 있겠습니까?” 하고는 큰 소리로 호령하여 돛을 달고 가도록 했습니다. - 최부의 입장 생각한 안의, 나중에 생각 바뀜.안의라는 사람이 제일 웃겼는데, 변덕이 심해서 예전 선비가 보기엔 꼭 촐싹 맞은 애 같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표류 중에도, 중국에서 왜구의 누명을 썼을때도, 최부는 당당하고 의연한 조선선비의 기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안의는 처음에 최부가 배를 띄우자고 했을때는 이렇듯 반대하지 않다가 위험에 닥치자마자 가장 돌변하여 성을 내고, 울고불고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함께 조난당한다면 꽤나 피곤할 것 같지만, 이불 속에 앉아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고리타분한 선비들의 이야기보다는 이런 캐릭터의 징징거림이 오히려 재미있게 다가왔다.밤이 아직 깊기 전, 사나운 파도가 갑자기 높이 솟아 뜸으로 덮쳐들어 사람 머리와 얼굴에 물벼락을 들씌우니 다들 눈을 감고 뜰 수가 없었다. 선장도 사공도 다 통곡할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도 이번에는 죽음을 면치 못할 줄 알고 홑옷을 째서 몸을 휘휘 몇 겹 돌려 감고는 배 안의 중방목에 내 몸을 든든히 매 놓았다. 이는 내가 죽은 뒤에라도 시체가 배와 얼마 동안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막금과 최거이산은 다 울면서 나를 껴안고,“죽어 혼이라도 같이 돌아갈래요!”하였다. 안의는 큰 소리로 울면서,“짠물 먹고 죽을 바에야 차라리 자결해야지.”하고는 활줄로 제 목을 매었는데 김속이 풀어 놓아 죽지 못하였다.또 제주도민이 최부를 위로하는 대목도 인상 깊었다.“저희 죽음은 팔자라 하겠지만 다만 경차관께옵서 만일에 불행하게 되신다면 그게 정말 기막힌 일입니다.” 하였다.“너는 왜 우연히 조난당한 것을 팔자로 돌리느냐?” 하고 물었더니,“우리 제주도는 아득히 바다 가운데 떨어져 있어 수로로 구백여리나 되고 또 파도가 어느 바다보다도 흉포하기 때문에 공물 실은 배와 장삿배가 끊임없이 표류하고 침몰하는 것이 열에 대여섯은 됩니다. 제주 사람은 앞서 가다 죽지 않으면 반드시 뒤에 가다 죽습니다. 그러므로 제주에는 남자 무덤은 매우 드물고 어염에는 여자가 남자의 세 곱은 됩니다. 다들 딸을 낳으면 반드시 ‘아, 내게 효도할 애로군!’하고, 아들을 낳으면 ‘이건 내 자식이 아니고 고기밥이야!’ 합니다.얼마나 많은 제주도 남자들이 죽었으면, 어머니가 아들을 낳자마자 저런 말을 할까. 인간의 숙명적 삶과 비애를 태생부터 인정하고 살아가던 조선시대 제주도민의 아픔이 느껴졌다. 귤과 술을 나누어 갈증을 달래고, 그것도 부족해지자 자신의 오줌을 받아먹으며 간신히 살아남아 중국 선박을 만났더니 기껏 만난 선박이 하필 해적선이라 없는 것 와중에 다시 또 수난을 당하고, 기어코 육지를 밟았다 하여 좋아하던 것도 잠시 왜구로 몰려 자칫 잘못하면 참형을 당하게 되는 이 가련한 상황에서 43명의 선원들은 믿을 구석이라곤 서로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가막힌 상황에서도 43명의 선원 중 단 한 사람도 죽지 않고 모두 살아 조선으로 귀환했다. 아마 최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의 가치관과 신념은 위기에 처했을 때 오히려 빛을 발한다. 심문의 주된 내용은 최부 일행이 정말로 조선 사람이 맞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그들은 조선의 역사, 관제, 지리 등의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 당시 조선 선비들이 중국의 역사는 줄줄 꿰고 있으면서도 조선의 역사는 무지했던 것에 비해 최부는 당당히 자주적인 역사관을 제시한다.연혁과 도읍은, 처음 우리 나라 단군은 귀국의 당요唐堯와 같은 시대였고 국호를 조선이라 하여 평양에 도읍하였으며 천여년이나 지났습니다. (중략) 인물은 신라의 김유신, 김양, 최치원, 설총, 백제의 계백, 고구려의 을지문덕, 고려의 최충, 강감간, 조충, 김취려, 우탁, 정몽주가 있으며 지금 우리 조선의 인물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중략)“당신의 나라에는 무슨 장기가 있어서 능히 수·당의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까?”“지모 있는 신하와 용맹있는 장수가 군사를 부리는 데 방법이 있었으므로 병졸된 사람들은 모두가 윗사람을 친애하고 장상(長上)을 위해 죽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고구려는 작은 나라로서도 오히려 천하의 백만 군사를 두 번이나 물리쳤던 것입니다. 지금은 신라, 백제, 고구려를 합쳐서 한나라가 되었으니, 물산은 많고 땅은 크며, 재물은 넉넉하고 군사는 강성하며, 충성스럽고 지모 있는 선비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라고 하였다.
마음의 탄생-The Experiment를 보고나서.1. 익스페리먼트, 이 영화가 남긴 것.천성(天性)이라는 말이 있다. 타고난 기질이 그 사람의 선하고 악한 성품을 결정짓는다는 통념은 동서를 불문한 믿음인 것 같다. 그러나 익스페리먼트에서 나온 실험은 이러한 기존의 통념에 반기를 든다. 악한 사람은 그 사람의 타고난 성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교육수준이 높다거나 평상시의 성품이 선하더라도 인간의 악한 면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발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영화가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첫째, 악인을 맹목적으로 단죄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둘째, 우리가 이 실험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2. 내가 맡은 역할에서 지위행동 하는 것.1. 스물한 살 막내딸로서의 역할기대. - 나는 대학생이다. 그렇지만 우리 집 식구들 앞에서 나는 항상 어린애이다.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서의 가사부담도 나눠야 하지만, 더불어 애교 있는 막내딸로서의 역할도 바라는 눈치이다. 나는 둘 다 잘 못한다. 이 실험으로 치자면, 정체성의 혼란으로 실험을 중도 포기한 죄수쯤 되려나.2. 재수생으로서의 역할행동. - 11학번 친구들은 나와 함께 입학한 대학 동기들이다. 그렇지만 내 눈에는 동생들로 보인다. 내가 언니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인지 뭐라도 하나 더 많이 알아서 알려주고 싶다. 친구처럼 친하기를 바라지만, 때때로 무게를 잡는 것은 언니로서의 권위의식이 무의식중에 발현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3. 다른 역할 맡았을 때, 나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내가 죄수 일 때 : 타당한 이유 없이 구속받고 강요받는 게 싫은 나는 아마도 간수에게 항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권력은 간수에게 있으니 나와 간수의 싸움은 아마 간수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결국 나는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로 고통스러워 하다가 정신병에 걸려 실려 나갈 것 같다.내가 간수 일 때 :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다. 당연히 죄수들의 인권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말할 테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금 책상에 편히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엔 죄수의 인권을 보호하는 선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죄수와의 미묘한 갈등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다 보면 이성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나 역시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4. 우리사회에서 유사한 상황 조사1. 형제 간 역할기대 : 남성과 여성에게 부여한 젠더처럼, 손윗누이나 손아래동생에게 부여하는 역할기대가 다르다. 이는 호칭을 세분화한 유교문화권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손위형제라 할지라도 '형, 오빠, 누나, 언니' 등 남 ?여 차이에 따라서 부여되는 역할기대 역시 차이점이 나타난다. 공통적으로 윗사람은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역할과 윗사람으로서의 권위를 부여하며,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공경하고 잘 따라야 한다는 역할을 부여한다.2. 회사, 학교, 군대 등 선?후배(임) 관계 : 이는 특히 관료제적 조직에서 세분화된 역할기대로 많이 나타난다. 이 경우 높은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은 아랫사람에 대한 훈계의 권리까지 있어서 피라미드형 조직을 공고화하는데 기여한다.3. 사회에서 계급질서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직업군의 학교동아리 활동 : 방송, 의학, 체육, 음악과 같은 분야의 직업들은 내집단내의 기강이 센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그런 분야의 활동을 하는 학교동아리 단체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는 사실이다. 대학동아리는 어느 정도 머리 굵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만든 동아리이기 때문에 준프로정신으로 활동한다고 해도, 중고등학생들의 동아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눈여겨볼만하다. 어른들을 보고 배운 건지, 아니면 유난히 그 분야의 동아리 회원들의 역할기대가 세분화 돼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그런 건지 호기심이 생긴다.4. 아부그라이브 포로학대 : 전시상황이 아닌 미국에서 있을 때는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을 미국 청년들이 아부그라이브에서 벌인 포로학대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다음은 포로 학대가 발표됐을 당시의 기사이다.두건 씌워 구타·전기고문·알몸으로 쌓아놓기…美·英軍 ‘포로학대’ 파문| 기사입력 2004-05-02 23:54 | 최종수정 2004-05-02 23:54이라크 주둔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영국군이 이라크인 절도 용의자를 잔인하게 고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아랍권 국가들의 반발이 커지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연합군의 이라크 점령 정당성과 도덕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잔혹행위 파문 확산=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인 수감자를 고문하거나 학대한 사진이 공개되자 아랍권은 물론 전 세계가 1일(이하 현지시간) 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에 위배된다며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이라크 특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아랍연맹도 "야만적 행위와 관련된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는 2일 미군이 자국인에게 행한 잔혹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라크 수니파의 이슬람학자협회(MSA)도 성명을 통해 학대행위가 이라크 내 다른 수용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인권단체들이 미국과 영국의 포로 처우에 대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이며 개방적인 조사'와 '위반행위를 전쟁범죄로 간주할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 내무부도 오는 6월30일 이라크인 으로의 권력 이양 이후 이라크 내 모든 교도소 운영에 이라크의 일정 역할과 포로 처우 방식에 대한 합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미 주간지 뉴요커는 미군의 포로 학대는 정보를 캐내기 위한 미 정보당국의 명령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짙다고 보도했다.
지각의 원리, 특성 등을 이해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일상 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지각적 왜곡의 예를 들고 자세히 설명하라.지각의 원리는 먼저 감각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하고, 이차적으로 과거의 경험, 기억 등에 근거하여 인식하고, 조직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다. 즉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함께 반영된다는 뜻이다. 한편 지각은 다음과 같은 특성에 의해 일어난다. 첫째, 형태지각에서의 윤곽형성이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특성을 보기보단, 전체적인 윤곽을 먼저 인지한다. 윤곽자체는 유익한 정보가 아니지만 그것이 중요한 정보라면 이제 지각의 2차 과정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집단화 과정이다. 집단화(grouping)는 애매하고 복잡한 감각자료들을 단일한 물체로 종합하는 작업으로서, 집단화에는 근접성, 연속성, 유사성 등의 원리들이 속한다. 마지막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을 거치면 우리 머릿속에선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체계화는 전경과 배경을 나누는 작업으로 완성된다. 자신이 보고 싶은 대상만이 전경이 되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처리하는 작업이다.이러한 지각의 특성 덕분에 일상생활은 매우 효율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먼저 윤곽형성에서의 유용성이다. 커다란 공장기계를 상상해 보자. 기계를 상상할 때 우리들은 기계에 달린 나사 못 하나하나 까지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강의 커다란 기계 윤곽만을 형성하지 몇 번 자리에 어느크기의 나사못이 들어가고, 볼트와 너트의 위치는 어떠한지 알고 있지는 않다는 말이다. 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해서 생각한다면 인간의 뇌는 분명 과부하에 걸리고 말 것이다. 다만 우리는 기계의 전반적인 윤곽모습만 기억함으로써 기계를 좀더 본질적이고 원형적인 모습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두 번째, 집단화 과정에서의 유용성이다. 집단화 과정은 근접성, 연속성, 유사성. 대칭성, 완결성, 공통성으로 이루어 진다. 집단화 과정역시 인간이 사물을 인지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또 보다 정확하게 인지하기 위해 생겨난 현상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사물을 분류한다. 엄마와 아빠를 보면서 남자와 여자를 나누고, 동물은 동물끼리, 무생물은 무생물끼리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척척 나눈다. 즉, 근접성, 유사성 등의 집단화 과정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데 보다 편리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세 번째로, 체제화 과정에서의 유용성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본 사람이라면 잘 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명동한복판에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그 사람들 사이에 껴 있다면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유사성의 원칙에 따르면 인간의 생김새는 비슷하게 보여질만 한데도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사람은 특별히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다. 다시말해, 우리는 우리가 보고싶은 것을 더 잘 보기위해 전경과 배경으로 나누는 것이며 배경이 된 것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전경만 잘 볼 수 있게 된다.지각적 왜곡의 예에는 착시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운동지각에서의 착시는 광고 마케팅 수단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되는 예이다. 네온사인 간판이 대표적인 예인데, 형형색색의 전광판에 나란히 불을 켬으로써 물이 흘러가는 듯한 착각을 심어주어 주의를 환기시는 방식이다. 우리의 시선은 고정된 물체보다는 움직이는 물체에 좀 더 관심이 가게 된다. 네온사인은 이러한 우리의 착각을 이용하여 가게를 홍보하는 수단인 것이다. 비슷한 예로 애니매이션도 해당된다. 어렸을때 누구나 한번쯤은 책에다가 낙서를 해 놓고 한 장 넘길때마다 비슷하게 한칸씩 앞서 그려서, 책을 빨리 넘기면 그 그림이 걸어가는 듯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잔상효과로 인해 우리는 그림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고, 애니메이션과 TV만화 등도 이런 운동 착시효과를 이용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