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둔 부모님의 필독서 최승필 저초등학교 4학년 때 수학 100점을 받았다. 처음 받아본 점수에 시험지를 손에 꼭 쥐고 집으로 뛰어갔다. 부모님 칭찬뿐만 아니라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에 수학에 더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성적이 떨어졌다. 중등 과목이 어려웠고, 시험도 하위권을 유지했다. 공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한 번 흥미를 잃다 보니 수업시간에 자거나 좋아하는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것에 더 집중했다. 그땐 단지 다른 친구들보다 공부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을 읽으니 내겐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알고 있다. 책이 중요하다는 걸. 하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읽는 내내 따분하고, 놀고 싶고,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필이면 학교에서 독서 리뷰를 숙제로 내주는 바람에 안 그래도 싫은 독서가 더 싫어졌고, 책을 펴는 순간부터 거부감이 앞섰다.독서의 효과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얼마나 많은 사고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요샌 유치원생부터 한글 학원이나 영어유치원에 보낸다. 초등학생이 되면 태권도, 피아노 학원 등 각종 예체능뿐만 아니라 논술 학원 등을 다니고, 중학생이 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학원을 다닌다. 때문에 집안에 돈이 있어야 학원을 다닐 수 있고, 학교보다 학원에서 배운 내용으로 공부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이런 교육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학부모에게 작가는 정말 중요한 게 맞는지 물으며 독서의 중요성을 말했다. 학원에 의존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학원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강사의 설명을 듣고, 문제 풀고, 틀린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시 푼다. 이는 이해하고 푸는 공부가 아닌 듣고 이해하는 공부이다. 즉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고, 해결방법이 아닌 옆에 있는 강사가 시키는 대로 푸는 것이다. 은 책에서는 읽기 능력과 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한다. 더불어 독서와 읽기 능력의 상관관계까지 말하여 학부모에게 인기 있는 책이다.보통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에서 성적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평소 독서습관이 있던 학생은 초등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았어도 중학생이 되었을 때 상위권을 차지하고, 초등학교 때 성적이 좋았어도 중학교 때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도 많다. 만약 성적의 차이가 있다면 수학학원보다는 독서습관을 키워주는 학원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책은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는 줄거리를 충분히 파악할 정도를 뜻한다. 독서 속도가 소리 내서 읽는 속도보다 빠르면 안 되는 등 여러 규칙이 있다.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테스트를 통해서 언어 학습 단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독서습관을 키울 필요가 있다. 중학생이지만, 읽기 능력이 초등학생인 아이도 있다. 이는 창피해야 할 일이기보다 지금이라도 독서 능력을 키워서 아이의 창의력뿐만 아니라 학습능력을 더 키울 때이다. 은 단계별로 다른 공부방법을 알려준다.자기 연령대의 이야기 책을 읽는 것은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독서입니다. 이 초보적인 책 읽기를 일주일에 2~3시간씩만 해도 언어능력을 금세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독서의 질이 높으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고, 독서의 질이 기본만 되어도 자기 연령 적정치의 언어능력을 갖추는 정도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초보적인 독서조차 못하는 아이가 많다는 점입니다.은 크게 '초보 독서가를 위한 공부머리 독서법'과 '숙련된 독서가로 가는 공부머리 독서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속독으로 읽으면 내용 파악이 어렵고,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작가의 마음이나 책 이야기 속 대상에 공감을 못할 수도 있다. 작가는 제대로 읽지 못하는 유형과 사례를 통해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숙련된 독서가는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다. 이로 슬로리딩, 반복 독서법, 필사 강화 독서법, 초록 독서법 등을 소개하여 자신에게 맞는 독서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제시했다. 그중에서 슬로리딩이 제일 눈에 띄었다. 이는 한 권의 문학작품을 해부하듯 곱씹으며 읽는 독서법이다. 한 문장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다음 문장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문학 작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되새김질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가는 고정 명작을 함께 읽길 추천한다. 가끔 책을 읽다가 중복되거나 관심 없는 분야가 있을 때 넘기곤 했다. 생각해보면 뭐든 의도가 있었을 텐데, 나는 그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걸렀다. 때문에 같은 책이어도 다른 사람들과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슬로리딩 방법으로 책을 천천히 읽다 보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더 깊이 있게 내용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책은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책을 중심으로 읽는 게 좋다. 책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안목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입부는 부모와 함께 읽고 나머지는 스스로 읽게 하거나,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서는 깊이 생각하고, 천천히 읽는 게 좋다. 읽으면서 다음 장을 예상해보기도 하고, 주인공이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왜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상상하면서 읽으면 감정에 더 이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의 재미와 이해도까지 높일 수 있다. 초등 고학년은 장편 동화를 일주일에 3번, 청소년은 청소년 소설을 2주일에 3번을 거듭해서 읽는 게 좋다. 자세한 내용은 을 통해 확인해보기 추천한다.여전히 독서가 어려울 때가 있고, 읽었던 부분을 읽고 또 읽을 때가 있다. 모르는 단어가 자주 나오면 그 독서가 금방 지칠 때가 있다. 비슷한 종류의 책을 읽기보다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이해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는 초등학교부터 고학년인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독서가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간단하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제대로 읽고, 책 모임을 통해 생각을 나누면서 깊이 있게 도서를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책이 취향의 문제라기보다 능력의 문제인 경우도 있다. 이야기를 좋아해도 이해가 안 되면 책을 읽기 어렵다. 반대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도 읽는 족족 이해가 되면 재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읽을만하다. 속독을 하는 것은 읽기 싫은 것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고, 빨리 읽는 목적에만 집중되어 자신의 생각을 더할 수 없고, 언어 능력이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을 통해 아이의 언어능력을 테스트하고, 그에 맞는 독서습관을 키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아이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성적까지 오르게 할 수 있다. 독서와 거리가 먼 자녀가 있다면 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두렵지만, 다시 기대하게 만든다. 사랑은. 홍선아 저가끔 지나간 사람이 떠오를 때가 있다. 버스정류장 앞에서 헤어지기 싫다며 안아주는 연인을 보거나, 행복한 눈빛을 교환하는 연인을 볼 때면 말이다. 난 이런 사랑이 그리우면서도 무섭다. 사랑만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이별하고 남은 공허함을 이길 자신이 없다. '사랑은 새로운 사람으로 잊혀진다, 많은 남자를 만나야, 보는 눈도 좋아진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고, 어느 정도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만, 이상하게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늘 그렇게 불안정한 상태로 홀로 남아 있다. 이런 불안과 그리운 마음을 혼자 간직했었는데, 들켜버린 것처럼 공감되었던 책이 있었다. 바로 독립출판 이다. 이 책은 사랑이 끝난 뒤 찾아오는 그리움과 낯섦을 마주하면서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이다. 사랑의 온도가 달라서 상처 받기도 하고, 헤어짐을 반복하지만, 행복과 사랑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작가의 시선이지만,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됐다.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감정에는 모순이 있다.'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이라는 가정을 만들어 내는 모순 말이다.드라마를 많이 보고, 아이돌을 따라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00 마눌, 00 내꺼 라면서. 지금 생각하면 촌스러우면서도 순수했다. 그해가 지나고 진짜 사랑이 찾아왔다. 그것도 갑자기. 연예인을 좋아하는 마음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사랑이란 단어만 많이 들어본 풋내 나는 시절이었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며 다녔다. 매 순간 솔직했고, 부끄러움이 많았다. 행복과 설렘을 한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다는 걸 알았고, 헤어지기 싫다며 조금이라도 같이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함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도 보통의 연인과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에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주로 상대에게 사랑을 원했고, 상대는 내가 원하는 만큼 표현을 해주지 않았다. 같이 있지만, 같이 있는 것 같지 않았고, 함께 있어도 외로웠다. 곧 이별이 올 거라는 걸 알았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별을 짐작하면서도 아무 일 없는 척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헤어지자고 했다. 상대방은 왜 그러냐는 예의상 말을 꺼낸 뒤 행복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갑자기 찾아왔고, 빠르게 떠나갔기에 공허함이 꽤 오랫동안 마음속에 있었다."우리는 헤어졌다. 내 삶의 수많은 불안정한 관계 중 한 번이었던 이 만남에. 나는 가장 크고 넓은 심장을 떼어줬다. 얼마 안 남은 이 심장으로 나는 앞으로 얼마 큼의 불안정한 관계를 더 버텨낼 수 있을까"다른 사람으로 이별을 잊는 사람도 있고, 본인에게 집중하여 자기 계발하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별을 견뎌낸다. 나는 나를 괴롭히는 걸로 공허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쁜 하루들을 보내며 내 감정을 외면했다. 안타깝게도 이 감정도 외면한다고 해서 외면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방법을 몰라 무서웠을 뿐이다. 나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괴롭히는데 어떻게 상대의 사랑만 바랐을까. 그때부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락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이 역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됐다. 사랑은 내가 유치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 줬고, 이별은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줬다."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생각하다 보니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지 흐릿해진다.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또 생각하다 보니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더라 점점 희미해진다. '그 사람은 왜'라는 답을 찾으려 했는데, '그 사람'이 사라져 간다."희미해진 경지에 오르면 모든 게 무뎌진다. 그때의 사랑도, 이별도. 잊혀진다기보다 덤덤하게 그 감정을 돌아볼 수 있달까. 한 사람을 오래 만난 친구가 말했다. "내가 다시 이런 사랑을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 뭔가 지쳐" 반대로 오랜 시간 동안 혼자인 친구도 기념일이나 생일 등 남자 친구와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해 무뎌지고 있다고 했다. 나 역시도 혼자의 시간이 익숙해지고 있다. 이 익숙해지는 시간 역시 무섭다. 사랑은 정말이지 해도 어렵고, 하지 않아도 어렵다."내 감정을 고이고이 보관한다. 그렇게 서서히 보관하던 창고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다. 창고는 내 안의 어딘가 깊숙한 곳에 묻힐 것이며 나는 이 창고의 존재를 잊고 아무렇지 않은 듯 흐르는 코피를 닦으며 또다시 앞으로 나아간다."작가가 책을 마무리하기 전에 적었던 '길에 떨어져 있던 마음 한 조각' 부분처럼 내가 떨어뜨리고, 놓친 행복을 찾고 싶다. 상처가 커서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모든 순간에도 행복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싶지 않다. 사랑 뒤에 남아있는 이별의 잔상을 꺼내고, 행복과 사랑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추천한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모습이 투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맥주까지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지나간 사랑을 잘 보관하고,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기대하고 싶게 한다.
이랑 저의미 없었던 사계절의 변화에 의미가 생겼다.이사 왔을 때 짐 정리를 마치고 식물 가게에 갔다. "저는 식물을 잘 죽이는 사람인데요. 혹시 저 같은 사람도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이 있을까요?" 사장님은 가게의 식물들을 스윽 훑고선 틸란드시아를 추천해주셨다. 공기까지 정화해준다고 하니 집안의 생기를 돌게 해줄 뿐만 아니라 공기까지 맑아질 것 같았다. 물은 얼마나 주면 되냐는 물음에 사장님은 일주일에 한 번 씩만 주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잊지 않고 수요일마다 물을 챙겨줬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초록색이던 틸란시아가 점차 갈색으로 변해갔다. 물을 이렇게 열심히 챙겨줬는데, 왜 이렇게 갈색으로 변해가는지 식물 가게에 물어봤다. 이번엔 통풍을 잘해줘야 된다고 하셨다. 원룸이고 바람이나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탓에 선풍기로 틸란드시아에게 통풍을 주려했다. 하지만 나는 식물을 돌보기에 너무 부족했다. 결국 며칠 뒤 틸란드시아는 완전히 시들어버리고 말았다.어떻게 하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잘은 아니더라도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때 책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는 식물을 들여놓고, 그 식물을 키우면서 전과 달라지는 삶, 그때 느낀 감정, 생각, 가치관 등을 책에서 말했다. 난 크게 두 가지를 깨달았다. 물만 주면 된다는 건 나의 착각이었고, 식물에 시간을 투자한 만큼 건강하게 자란다는 걸. 을 읽다 보면 식물을 제대로 키워보고 싶어 진다.근데 왜 하필 식물일까? 왜 식물을 키우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인테리어 목적이 컸다. 조금은 밋밋해 보이는 방이 식물 하나로 생기가 생길 수 있으니까. 그런 마음으로 식물을 키웠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지도 않았고, 식물에게 물이 필요해서 주는 것이 아닌 줘야 하니까 주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나름 책임진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 책임이었다. 물을 주지 않아도 될 때 계속 물을 주면 뿌리가 썩어버린다. 결국 내가 준 틸란드시아는 물이 부족한 게 아니었음에도 물을 마셨기에 시들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무조건 물을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지내고 있는 집의 습도가 높은지, 아닌지에 따라 물 주기도 달라질 수 있다. 식물 가게에서 일주일에 한 번만 주면 된다고 매뉴얼처럼 말했지만, 사실 모든 식물을 이렇게 관리하면 틸란드시아처럼 금방 시들을 것 같다.친구가 운영하는 식물 가게에서 몬테리아를 구매했다. 이 몬테리아도 초보자가 키우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했다. 이번에도 며칠 지나서 금방 죽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친구는 물 주기를 체크하는 방법과 물의 온도, 물을 주는 방법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줬다. 다행히 그 관리법 덕분에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잘 살아있다. 여름이 되면 창문 쪽에 뒀는데, 겨울이 되면서 방 안 쪽으로 자리를 바꿔줬다. 이 자리도 한 번에 바꾸면 안 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한 위치까지 가기 위해서 조금씩 자리를 변경하여 이동해야 한다. 며칠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래야 몬테리아도 조금씩 자신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그렇게 온도와 위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하니 식물을 대하는 게 조심스러워졌다. 그래서일까 작가가 식물을 키운 뒤 느꼈던 사계절 온도와 습도 변화에 대한 감정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싹이 터져 오르는 봄의 마법에 취하고, 여름의 더위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가을의 냄새와 겨울의 질감이 무엇이고, 어찌 그리 신비로운지 온전히 느끼기 시작했다.""모든 씨앗에는 의지가 있고, 모든 이파리에는 이유가 있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알고 나서부터 작가는 모든 과일의 씨앗부터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를 보면서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에서 비롯된 직업병이 생각났다. 예전에 나도 광고 관련 일을 했을 때 전단지부터 버스광고, 전광판 등 모든 광고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 그땐 그런 상상이 재미있었다. 아마 작가가 느끼는 식물에 대한 관찰과 그 식물을 키우면서 늘어나는 소품들을 보면서 재미와 더 나아가 행복감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서로를 소개하지 않고, 함께 지내면서 알아가고, 애써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에게 보여주면서, 그 애정을 쏟은 만큼 식물은 잘 자랐다." 어렸을 때 나무를 가지고 싶었다. 내 나무. 나보다 키가 크고, 그늘이 있고, 향기가 있는 나무 옆에 있으면 괜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내 나무라고 생각하고 매일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을 읽고 그 나무를 보던 때가 떠올랐다. 작가는 과일의 씨앗을 발아하면서 새싹으로 변하고, 분갈이를 하고, 어떤 흙을 좋아하는지, 어떤 온도를 좋아하는지 등을 다 목격한 뒤에 비로소 그 식물과 친구가 된 기분이라고 한다. 처음엔 식물을 대하는 게 어설펐을지 몰라도 점점 식물이 원하는 걸 알아가는 위치에 있다 보니 식물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부터 일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소풍 갈 때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처럼 바람이 많이 불면 식물을 안쪽으로 두고, 비가 오는 날이면 바깥으로 옮기면서 식물을 보호하는 일까지. 쉽지 않아 보여도 작가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점점 식물과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관계가 부러웠다.식물은 반려식물이라고 부르는 만큼 책임감이 필요하다. 단순히 인테리어를 위해 잠깐 키웠다가 쓰레기통으로 버리지 않고, 이 식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식물을 키우고 나니 가게에서 키우는 식물이 보였다. 나처럼 갈색으로 변해가는 틸란드시아도 있었고, 물을 못 마셔서 메마른 큰 식물들도 많았다. 몰랐을 땐 몰라도 조금씩 눈에 보이다 보니 내 몬테리아만큼은 이 가게들처럼 만들지 않겠다며 계속 기웃거리게 된다. 을 읽다 보면 식물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식물을 잘 키워보고 좋은 관계까지 맺고 싶게 한다. 이처럼 식물을 잘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하완 저이렇게 열심히만 사는 게 내가 원하는 삶일까?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공감되지 않는 책이 많다. 이 책도 혹시 그런 건 아닌지 의심하면서 읽었는데, "맞아 맞아" 하며 혼잣말하면서 읽었다. 진짜 하마터면 내가 아닌 남의 말대로 열심히 살 뻔했다. 우린 불안해서 혹은 잘 몰라서 매뉴얼대로 살아왔다. 이 나이가 되면 대학교에 입학해야 하고, 취업하고, 결혼해야 하는 그런 매뉴얼. '어떻게' 보다는 '그렇게 살아야 한대' 라면서 왜 인지 이유는 묻지 않은 채 열심히만 살았다. 작가 역시 그렇게 살다 보니 문득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물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 책은 그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흔적을 보여준다. '이렇게 살아보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기력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시간 등을 보여줄 뿐.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결코 의미 없지 않았던 걸 작가의 삶과 생각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즉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공부한 만큼, 이력서를 쓴 만큼.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노력'이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게 됐다. 노력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좌절하는 경우를 더 많이 경험했다. "노력으로도 될 수 없는 게 있구나" 우리는 참 순진했다. 앞서 간 사람들의 말을 들었을 뿐인데 괴로운 건 내 몫이었다. 노력으로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마저 하지 않으면 지금의 정도도 유지하지 못할 거란 불안 때문에. 그래도 조금씩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노력했을 때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고,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걸."어쩌면 우리는 정말 원하는 걸 모르고 헛된 것들로 허기를 채우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지, 좋아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랐다. 아마 아직 일할 준비보다는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친구들은 매일같이 이력서를 썼고,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의 연봉을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고, 놀 때가 아니라면서 전공을 따라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도 왜 일 해야 하는지 몰랐고, 매일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그렇게 빠르게 빠르게를 바라다보니 정말 시간이 훌쩍 지났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래서 퇴근 후 잠 못 드는 시간이 많았다. 다음날 일하려면 지금쯤 자야 하는데, 그냥 자는 건 싫어서 억지로 쇼핑을 하거나 책을 구매하면서 버린 시간을 물건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그런 감정이 반복적으로 찾아옴에 공허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왔고, 결국 퇴사를 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다녔다. 초등학교 때 다니기 싫었던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필름 카메라로 동네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좋았지만, 승진했다는 친구들의 소식을 들으면 씁쓸해지기도 했다. 괜히 돈을 벌어야 할 시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반면 다른 사람들이 일할 시간에 카페에 낮에 드는 햇빛을 받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알게 됐다. 조금은 시시해 보이지만, 거창하지 않는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인스턴트 음식만 먹었다면 직접 좋아하는 음식을 요리하는 시간이 늘기도 했고. 이런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여유가 생기면 바빠서 놓쳤던 일상이 새롭게 느껴진다.'일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 친구들이랑 가끔 이야기한다. "만약에 로또에 당첨되면 뭐 할 거야?" "집 사야지, 세계 여행해야 하나? 우선 빚부터 갚자" 일어나지 않을 일을 대화 주제로 만들어 우린 기분 좋은 상상, 아니 곧 쓸쓸해질 상상을 했다. 상상한 만큼 우리의 현실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니까. 월세 내야 하니까 돈 벌어야지, 빚 갚아야 하니까 돈 벌어야지 하면서. 화가 날 때도 있다. "도대체 돈에 언제쯤 시달리지 않게 되는 거야!" 그런 생각으로 매일같이 쉬지 않고 일만 해서인지 퇴사한 뒤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쉬는 방법을 몰랐다. 잘 쉬는 것도 능력이다. 하지만 결국 뭘 해야 할지 몰라 아무거나 하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나와 맞는 쉼을 알아갔다. 중요한 건 그런 심심함 속에서 오는 게 아닌가 싶다."지는 게 싫어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퇴사하고, 혼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게 있다. 열심히 살 필요는 없구나. 그래서 책 전체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일 했을 때는 황금 같은 주말을 허투루 보낼 수 없어서 계획을 세웠다. 1박 2일로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을 몰아서 만나면서. 하지만 지금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만 하루 종일 볼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아깝다며 스스로에게 화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충전하는 날도 있어야지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자면서. 이처럼 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한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자꾸 되새기게 되는 책 이병률 작가의 을 읽고 그의 언어에 감탄했다. 작가라고 한다면 이 정도의 표현력과 이 정도의 영감은 줄 수 있어야 하구나 하면서. 이번에 읽은 는 북노마드에서 2016년에 출간된 책으로 이병률 작가의 대화집이다. 최근에 출간된 책을 다 읽진 않았지만, 그전에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과 글을 쓰게 되었는지, 어떻게 살기로 했는지 알고 싶었다. 는 단순하게 여행작가의 삶, 편집자의 삶이 그려진 책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 누가 읽어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의 생각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나를 대입하면서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저의 장래희망이 뭔지 아세요? 이 나이에 장래희망이라....'미치는'거예요. 제대로 미치기! 아무도 눈치 보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만 눈을 맞추는..." 어렸을 때 장래희망을 물으면 어떤 걸 적어야 할지 몰라서 친구의 장래희망을 따라 적었다. 그만큼 내 의사를 표현할 줄 몰랐다. 그랬던 터라 매번 의사, 선생님, 간호사, 변호사 등 '사'로 끝나는 직업만 적었다. 장래희망이 직업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 사람, 순간들로 하루를 채워나가고 다짐했다. 여기서 '좋아하는' 의미는 이병률처럼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뜻한다. 사회생활했을 때 상대방 편에서 서서 그들의 말을 동의한다며 억지로 웃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서서히 지쳐갔다. 그래서 뭐든 눈치 보지 않는 무언가를 갈망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이다. 낯선 곳에 가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니 온전하게 나 자신으로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계속 누워 있고 싶지만, 할 일이 있으니까 아침에 일어나게 되죠. 그건 누구나 그래요." 할 일이 있다는 말이 좋다. 꼭 생산적인 것만 해당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화장실 가는 일이 될 수 있고, 배고파서 밥 먹는 일이나 누군가와의 약속이 있을 수도 있다. 뭐든 할 일이 있다는 것. 내가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좋다. 하지만 예전엔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피곤해도 내가 할 일을 찾곤 했다. '돈'을 의식하며 살았다. 만약 일을 하지 않는 날이면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이 나를 따라다녔다. 기생충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착해서 부자인 게 아니야 부자니까 착한 거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알바를 시작했다. 하루에 3개씩 하다 보니 내 생활도 즐길 수 있고, 여유가 생기도 했다. 그 여윳돈으로 그동안 구매하지 못했던 옷을 사고, 부모님과 친구들과 외식을 하기도 했다. 그때 사람은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돈뿐만이 아니다. 내가 먹고 싶은 걸 포기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먹고 싶은 걸 포기하는 기분을 안다. 즉 그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고, 어떨게 도와주면 좋을지도 조금은 안다. 여유가 있어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인간적으로 살고 싶어요. 인간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건 인간이 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으로 사는 건 관심 없는데 인간적으로 사는 거에 비중은 많이 둡니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구이다. 예전에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만 같았고, 나보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서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모든 사람에게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해도 된다고 말하는 책과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상처 받을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거나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해도 상관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삶이라는 말이 좋았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간적으로 살고 싶다."누군가 나에게 물어요. 취미가 뭐냐고요. 난 대답 대신 가만히 있죠! 그러면 그쪽에서 '예를 들어 책 읽는 걸 좋아한다거나 영화 보거나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든지 그런 거 없느냐'라고 다시 묻습니다. 난 슬쩍 소리를 높입니다. 그런 것들은 그냥 하고 사는 것들 아닌가요?" 취미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 이력서를 쓸 때까지 계속 묻는 질문이다. 나는 취미가 뭔지 몰라서 영화 감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뒤돌아서 생각했다. 영화 감상이 진짜 취미가 되려면 하루에 영화를 여러 편을 보고, 그 영화에 대해서 말하고, 글까지 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영화 한 편 보려고 해도 2시간이 길게 느껴져서 망설이고 있는데, 진짜 취미가 맞을까? 하면서 말이다. 이병률 작가처럼 우리가 늘 취미라고 말했던 말들이 누구나 일상처럼 하고 있는 일이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되새기게 하는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