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벡터는 사회적 핵개인『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독서 감상문이 책을 알게 된 경로는 어느 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였다. 건축과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채널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송길영 데이터 마이너가 그 영상의 게스트로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한 갖가지 질문들에 답하며 책을 소개하는 컨텐츠였다. 가장 먼저 저자의 직업이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데이터 마이너라는 데에 흥미가 일었고, 가장 날것의 정보를 가장 먼저 취급하며 각종 분야의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 분석하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도서관에 대출 예약을 걸어두고 시간이 날 때 읽어보자고 다짐하던 차에 ESG 독서 기록도 시작하게 되어 Social 부문의 책으로 이 책을 선정하였다.『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는 사회의 여러 부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과학적 근거를 들거나 정보 전달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던 사람의 시선을 공유받는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저자는 K 문화, AI 시대, 사회에서의 여러 관계들과 개인의 능력, 효(孝)에 대한 관점과 나이듦, 그리고 핵개인으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까지 정말 다양하고 조금은 들쭉날쭉해보이기까지 하는 주제들을 차례로 다룬다.첫 장에서 저자는 근래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K-문화’ 에 대해 K 라는 수식어를 국가와 동일시하는것이 아니라 더 확장되고 융합적인 것으로 정의한다. 국가의 정체성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고, 공감받을 수 있다면 그 출처가 어디든 K-컬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전 세대의 국가주의적인 관념은 이제 지나가고, 서울 중심, 도시 중심, 그 목적성에 공감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진화한다는 점까지 다루고 있다.다음 장에서는 마찬가지로 각광받는 주제인 AI, 특히 Chat-GPT같은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AI의 발전에 대해 “인류에게는 축복이어도 나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라고 표현한다. 반복적인 작업부터 절대 대체되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예술의 영역까지 이미 많은 분야는 AI에게 침범당했고, 심지어 노인이나 장애인을 대하는, 매우 정서적인것 같은 부분에서도 AI가 인간보다 유능하다는 결과도 나온 상태이다. 반복적인 대화와 작업 수행에 AI는 짜증을 내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가장 이해심 많은 보조자인 셈이다. 또한 ‘일’을 처리하는 면에서도 인간은 그 최전선에서 AI와 맞닥뜨리게 된다. 효율의 면에서는 사람이 AI를 이길 수 없다. 결국 ‘일을 잘 한다’ 라는것은, 더 많이, 더 빨리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 자체가 필요 없게 체계를 바꾸는 사람이 된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우리는 생존하게 된다는 것이다.3장의 제목은 “채용이 아니라 영입”으로, 기업들의 태도 변화, 개인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다루는 장이다. 전통적인 “일”에 대한 관점은 수직적이고 고압적인, 고용과 피고용의 관점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과 피고용인들의 관점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평생직장, 무조건 복종 등의 단어는 사라진지 오래고 조직과 집단이 아닌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연차와 나이에 의해 부여되는 권위도 힘을 잃고, 개개인의 전문성에 따라 권위와 존중이 따라온다. 이에 따라 기업도 사람을 자원으로 보는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전문성에 주목하여 인재를 ‘영입’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신입을 가르쳐 숙련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전문가를 데려오는것이다.책의 제목에 들어가는 “핵개인”이라는 말은 사뭇 생소하게 들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조금 이기적이고 부정적으로 들려서 개인주의 사회로의 변모에 대한 책인줄 알았으나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 반대라는것을 알게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가지 사회 현상은 정말 가지각색의 분야이지만 결국 하나의 현상으로 수렴한다. 완전한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사회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와 영토 기준으로 나뉘던 세계관은 해체되고, 개인은 ‘어딘가에 속해있는 나’ 가 아닌 스스로로서 스스로를 증명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거기에는 문화도, 인종도, 가족도, 그 어떤것도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으나 타인과의 교류, 사회와의 상호작용이 큰 변수로 발동한다. 관계 속 나로서 자립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핵개인’의 개념이다.기술의 부재와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고 개성 존중보다는 통일을 강요했던 사회에서, 지금은 개성과 자유, 섬세함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와 기반 기술이 갖춰졌다. 내 기호에도 맞지 않는 선택지를 단체에 끼워 맞추느라 억지로 고르기보다는 개인의 원함을 편하게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변화이다. 이처럼 사회는 앞으로 더더욱 편리하게, 세밀하게, 개인화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섬세해지는, 개인을 위한 사회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것인가. 나는 어떠한 핵개인이 되어야하는가?앞서 말했듯, 핵개인은 사회와 단절되어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개인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간에 완전체로 자립 가능한 사회가 되도록 서로 돕는 선순환 구조를 일컫는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고 효율이 극대화되며 시시각각 변화가 일어나는 사회 속에서, 내가 찾은 결론은 “관계 중심 핵개인” 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관계로 귀결되며, 모든 정보와 기술은 사람 사이의, 사람과 사회 사이의 관계에 접목될 때 유의미해진다. 따라서 나는 전문성과 자립에 힘쓰되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더욱 완전해져가는 핵개인을 목표로 살기로 했다. 그런 삶을 추구하다보면 내 전공과 꿈이 유의미해지며 목적과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생 전반에 걸쳐 항상 새로운 주제와 방향성을 찾아 갈 바를 알고 살아가는 삶을 살 수 있을것이라 기대한다.벡터는 방향과 크기를 동시에 가진다. 우리 시대의 벡터는 이미 사회적 핵개인을 향하고 있다. 그러한 흐름에 나는 얼마 만큼의 크기를 실어 내 인생을 운행할것인가? 끝없이 뻗어나가는 수선에 얼마 만큼의 의미를 두어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을 읽고 난 뒤 남는 이 질문에, 나는 평생동안 자문자답하며 스스로를 점검해야할 것이다.
지구 대출 -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독후감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저자의 이름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곽재식 교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자주 접했던 사람이었고, 마침 ESG 독서 기록을 위해 환경 관련 책을 읽어야 했기에 도서관 환경 부문 책장 위에서 세 번째 줄에 있던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런 배경을 설명하는 이유는 그만큼 내가 환경 분야에 관심이 없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평소의 나는 “나 하나로 환경이 바뀌겠어?”, “그래도 편하게 사는게 낫지” 라는 매우 소시민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다. 나 하나로는 아무것도 안바뀐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비관적인 수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더 넓고 세밀한 고려사항이 있음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1부 기후변화 기초수업 장은 온실효과의 기본 개념과 온실기체 등의 기초적인 과학 이론, 대멸종과 빙하기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메테인 등 여러 실례들을 들어 설명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이에 이어서 기후변화에 관한 푸트, 틴들, 아레니우스, 캘린더, 킬링 등 과학자들의 이론과 20세기 시대상황이 맞물림, 그리고 21세기에 이르러 기후변화를 국제적으로 보는 흐름을 다룬다. 과학적 사실만 기술되어 있는것이 아닌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이에 발맞추어 변해가는 과학 실험의 타깃도 설명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부분이 아니라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것이 특징이다. 또한 단편적인 에너지 절약이 아니라 국제적 이해관계에 대한 내용도 소개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보다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2부 기후변화 미래수업 장에서는 수력발전,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 전통적인 재생 에너지에 관한 내용과 이에 얽힌 국제적 이해관계를 밝히며 시작한다. 그 밖에도 지열발전, 조류발전 등의 비교적 생소한 재생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는 아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연료인 바이오연료 등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연료를 다루었으니 그 다음은 산출물인 에너지, 즉 전기에 대한 부분이다. 책에서는 전기화의 장점과 필요성, 전기를 얻는 다양한 방법, 그리고 가장 촉망받는 분야인 전기차의 예시를 들어 전기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전기차와 대응하는 수소차의 예를 들어 수소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나간다. 수소차와 전기차를 비교하고, 수소차의 장단점과 수소를 얻는 다양한 방법, 수소 경제, 수소 원료를 이용한 교통수단과 로켓 등 수소 연료에 대한 많은 것을 다루며 끝으로는 한국에서의 수소 경제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론은, 전기와 수소를 쓰더라도 결국 이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든다는 점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주제에 이 책은 아예 근본 해결책을 소개한다. 이산화탄소 감축기술이 아니라 아예 없애는 방법, 즉 탄소 흡수 기술이다. 그리고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바닥에만 묻어두는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활용할 방안의 연구 또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돌고 돌아 가장 효과적인 이산화탄소 처리 방법인 “나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3부 기후변화 시민수업 장은 과학적인 이야기보다는 기후가 사회에 미치는 여파, 세계에 요구되는 대응 등을 다루고 있다. 조선, 과거 제국주의 시대 유럽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활동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그러한 기후변화가 또다시 인간에게 극심한 영향을 미치는 예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건축 분야에서의 방법도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국제적 책임도 다루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 시대에서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여러가지 이점을 주는 플라스틱의 역할과 사용법, 그리고 가장 눈에 보이는 지표인 탄소발자국 제도를 차례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 작가는 기후변화 대응은 선행이나 고상한 일이 아니며, 당장 이웃과 나의 목숨이 달린 긴박한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고 여러사람이 동참하는 것을 넘어 정부의 관심사가 되어야하고, 세계가 공동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함을 주장한다.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2부의 재생 에너지, 전기, 수소, 그리고 국제 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재생에너지에 내가 단순하게 생각하던것보다 더 많은 분야의 기술이 얽혀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전기차의 상용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배터리 기술 분야를 카세트 플레이어, 컴퓨터 게임이 발전하면서 만들어진 리튬 전지로 해결했다는 예시가 흥미로웠다. 또한 전기와 수소라는 기대 에너지의 장단점, 한계,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매우 인상깊었는데, 그저 이론적인 사실 명시로 그치는게 아니라 그 효용성과 경제적 가치를 따져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현 상황을 몰입감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 대처 방식이 단지 선의로 실현되는 단편적인 내용이 아니라 결제적 상황과 국가 관계, 그리고 여러가지 자본주의 법칙에 좌우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실현에는 의외로 탁상공론으로만 보이던 정치와 외교가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새로웠던것 같다. 이에 맞물려 3부에서 기후변화에 정치적인 관심이 몰리고, 이에 대해 여러 의견과 공약이 대립되면서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에 긍정적이라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책을 읽은 뒤의 내 결론은 “나 혼자로는 안된다”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고 기후위기에 관심도 없이 편하게 살던 전과는 다르게 한 단계 더 나아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 혼자로는 안되기에, 더 큰 단위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단위의 노력도 부족하다. 기후위기는 전세계가 위기의식을 갖고 동참하지 않고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가속도가 붙어 현재 가정하는 최악의 상황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인류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다. 무한할것같은 자원을 사용하며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머지않아, 아니 사실 이미 매우 큰 빚을 떠안고 있다. 인간은 지구에 뿌리 내려 갖가지 자원을 대출해 쓰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는 넋 놓고 있다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내몰리기 전에 정치적 이해 관계, 경제적 상황 등을 잠깐 제쳐두고 함께 이 상황을 헤쳐나갈 필요성을 자각해야한다.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며, 언젠가 내 실생활에도 닥쳐올 전 지구적 재난이다. 인류는 항상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인공적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일시적 대응이 아닌 근본 해결을 위해 다 함께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을 때다. 그럴 때에야 인간은 결국 최선의 답을 찾아낼 것이고, 지구에 기생하는 삶이 아닌 공생하는 삶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