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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표지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줄이면 괜찮아, 탄소가 문제야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서울의 어느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학교 풍경은 변함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긴 복도를 따라 걸었다. 당시 나는 만학도였고 그날은 시험일이었다. 지정된 장소로 입실해 착석한 뒤 필기구를 정리하던 참이었다. 긴장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천장에 설치된 냉난방 시스템! 하긴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학교라고 그대로일 리가. 순간 십오 년 전 여고 시절이 떠올랐다. 창문 쪽 하나, 복도 쪽 하나, 천장에 하나. 학급 당 선풍기 세 대로 더위를 몰아내던 세기말 여름이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지만 그땐 그럭저럭 지낼 만했다. 이렇게까지 푹푹 찌지는 않았으니까. 근데 어째서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더워지는지.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공기 중에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다양한 기체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더워지고 반대로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 추워진다. 화산 폭발이나 식물 번성 등 자연적인 이유로 지구는 원래 더웠다 추웠다 온도 변화를 반복하는 행성인데, 문제는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막대한 영향은 인류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실례로 가뭄이나 홍수 또는 폭설이 자연재해의 수준을 넘어서면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덮치지 않는가. 더군다나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훨씬 치명적인 재앙으로 들이닥친다.2040년까지 평균기온 1.5도 상승을 전망한 국제기구 IPCC의 보고서가 나왔다.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음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경고장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온실효과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이견은 없다. 그런데 탄소 감축을 실천하기가 그리 간단치 않단다. 왜냐하면 기후변화 문제는 ‘공유지의 비극’이자 ‘죄수의 딜레마’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개개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기업이 나서고 사회가 앞장서야 하며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들의 참여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전한다. 전 세계의 협력 하에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에 있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 차가 커서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재고 따지는 동안에도 지구가 끓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텐데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결국은 돈이다.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금전적 보상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비닐봉지 20원이 아까워 편의점에 갈 땐 에코백을 챙겨 가고 빈병 보증금 100원을 돌려받으려 소주 병을 반납하니 말이다. 명분은 환경보호지만 실상은 푼돈이라도 아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경제적 행동 아닌가. 나 한 사람도 이러할 진대 기업이나 국가는 오죽하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기후변화 문제도 마찬가지 아닐까. 당위성이나 선의에 기대기보다는 당장 주머니를 채워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편이 빠른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될 듯 싶다.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을 들여다보자.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포진해 있다. 바야흐로 내연기관차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전기차로의 전환이 목전에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탄소 감축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그에 발맞춰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 활동과, 시류에 편승해 재테크 하려는 투자자의 안목까지. 모두의 이익이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탄소를 감축하니 기후에 좋고, 이윤이 창출되니 기업에 좋고, 수익률도 짭짤하니 투자자에게도 좋고.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차전지 관련 뉴스가 언론에서 쏟아지던 초반에는, 개인투자자를 꼬드기기 위한 위험한 미끼라고 치부했었기에 색안경을 낀 채 백안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관점이 바뀌었다. 설사 테마주로 형성된 장세라 하더라도 친환경 기업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라면 이 또한 꽤 건강한 산업구조란 생각이 들었다. 자고로 돈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야 이슈가 생성된다. 기술 개발이 자본 투자로 이어져 탄소 감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 자연스레 기후변화 문제에도 주목하게 될 것이다.자, 그럼 애덤 스미스가 말한 대로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두면 지구온난화도 저절로 해소될까. 세상만사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법. 시장경제 논리가 만능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민주주의 정치의 역할을 내세운다. 유권자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탄소 감축과 관련된 정책 입안을 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탄소 발자국에 근거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초로 탄소 감축을 토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법제화될 때 기후변화 문제는 진일보를 이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묘책이 있다. 돈보다, 법보다, 무서운 눈초리! 요즘 MZ 세대들은 경악할 일이지만 1970~80년대에는 버스 안에서 흡연하는 승객도 있었다고 한다. 하긴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카페, 식당, 주점 등 어딜 가도 테이블에 재떨이가 놓여있었던 기억이 난다. 회사 사무실 내에서도 담배를 피웠다고 하니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공공장소에서 희뿌연 발암물질을 내뿜는 누군가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 너도나도 인상을 찌푸리며 힐끔거릴지도 모른다. 이산화탄소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무분별하게 탄소를 방출하는 개인, 회사, 국가에 대하여 몰상식하고 무개념한 대상으로 취급하는 암묵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점차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테니 어쩔 수 없이 탄소 배출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흡연율이 줄어든 것처럼 탄소량 감소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회초리, 아니 눈초리 전략 아닌가. 하하하.몇 해 전만 해도 여름만 되면 ‘대프리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곤 했다. 대구가 아프리카만큼이나 무덥다는 황당함을 위트 있게 나타낸 신조어였다. 그리고 또 몇 년 전부터는 한국의 겨울이 시베리아보다 춥다며 어이없는 혹한이란 말도 돌았다. 봄,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 겨울이 길어지면서 한반도의 날씨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치솟는 전기비와 가스비 걱정도 만만치 않다.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기상 이변이 아니다.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반대편에서는 슈퍼 태풍이 몰아친다. 물론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힘을 합치면 기후변화 문제도 해결해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코로나 팬데믹도 이겨낸 위대한 인류가 아니던가.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기후변화를 안타까워만 할 게 아니라 탄소 감축에 힘써야 함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어느 철학자의 다짐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서서히 익어가는 끓는 물의 개구리처럼 실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독후감/창작| 2025.09.21| 4페이지| 1,000원| 조회(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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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표지 다시, 시로 읽는 세상
    다시, 시로 읽는 세상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예전에 읽은 공지영의 에세이에서 '소설은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으면 어떻게든 쓸 수 있겠는데 시는 도저히 못 쓰겠더라.' 이런 뉘앙스의 글을 접한 적이 있다. 현직 작가도 어려운데 하물며 독자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게 바로 해설서라고 하면 국어 참고서 같은 어감이지만 그렇지 않다.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배웠던 시적 허용이나 공감각적 심상 같은 학술적인 용어가 아니라, 작품 배경이 되는 역사적 상황을 설명해주고 행간에 생략된 함축적 장면도 묘사해줌으로써 시 읽는 맛을 한층 깊게 만들어 준다."산문 쓰기는 불을 때서 밥을 짓는 것에 비유되고, 시 쓰기는 발효시켜 술을 빚는 것에 비유된다." 중국 청나라의 시인인 오교는 시와 산문을 구분해 위와 같이 설명한다. 밥에는 그 재료인 쌀의 모양이 그대로 남지만 술로 빚으면 쌀의 형체는 사라지고 새로운 맛의 액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설은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쫓아가면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시는 단어의 본래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빚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를 읽고 소설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14~15p밥은 밥대로 맛있고 술은 술대로 맛있을 터. 그런데 밥이든, 술이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시 자체만으로도 훌륭하겠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해져서 시의 풍미가 한층 진해진 느낌이 좋았다. 부디 이런 책들이 더, 더, 더 많이 출간되길! 10월도 어느새 절반이나 지났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요즘, 한 발짝 마중 나가 시집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싶다. 진부하지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까.
    독후감/창작| 2024.10.15| 1페이지| 1,000원| 조회(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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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표지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하루 걸러 하루, 그러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씩 족발을 시켜먹을 때가 있었다.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달짝지근한 양념 맛을 잊지 못해 저녁마다 배달 앱을 켰었다. 그렇게 한동안 족발에 중독됐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족발에서 잡내가 나는 것이 아닌가. 어, 왜 이러지? 다른 가게로 주문해보자! 아마 우리 동네에 있는 웬만한 족발집은 거의 다 시켜봤던 거 같다. 잡내가 안 나는 족발을 찾기 위해 등록 리뷰를 헤매던 나날들 속에서 숱한 시도와 실패는 나를 지치게 만들었고 소울푸드였던 족발과는 이별하게 되었다​​.그리고 세월이 흐른 또 어느 날 늘 먹어왔던 냉동 삼겹살이 문제였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생고기의 비릿한 냄새가 순간 너무나도 역하게 다가와 흠칫 놀랬다. 이번에도 역시나 어, 또 왜 이러지? 한두 번 그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웬 걸. 그 뒤로도 몇 번이나 똑같았다. 거북스러운 누린내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원인이 뭔지. 특정 자극에 대한 나의 후각이 예민했던 건지, 아님 족발이나 삼겹살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서른 후반 즈음에 갑자기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 (참고로 2020년 이전이었으니까 코로나 영향은 아닌 듯)​​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음식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고 나는 나대로 살 길을 찾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시작하게 된 마이 세미-비건 라이프 (고기를 무조건 절대로 안 먹은 건 아니고 계란이나 치즈는 즐겨 먹었으며 생선도 가끔 먹었음)마침 건강상의 이유로 잡곡밥만 고집하던 터라 쌀 대 잡곡의 비율은 5:5를 넘어 2:8을 향했다. 이건 차마 밥이라고 부를 수 없는 메뉴였다. 쌀은 고명으로 곁들인 수준이었기에 감칠맛 나는 찰짐이 없는 건 당연지사였고 그저 밋밋한 삶은 콩을 으깨어 삼켜야 했다. 그래, 채식, 좋다, 이거야! 고기 따위 안 먹어도 상관없다구! 문제는 풀만 먹어서는 배가 안 불렀다. 포만감이 없다는 게 제일 큰 걸림돌이었다. 콩, 두부, 계란, 채소를 아무리 양껏 먹어도 위가 채워지지 않았다.그러다 이 책을 만났고 저자는 말한다. "밥을 먹어도 된다고" 아니, "밥을 먹어야 한다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흰 쌀밥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때마침 추석 선물로 이천 햅쌀이 들어왔다. 평소 같았으면 2:8 잡곡밥으로 했을 텐데 좋은 쌀이니까 본연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고슬고슬한 흰 쌀밥을 지어먹는데, 윤기가 좔좔 흐르는 쫀득쫀득한 쌀알을 씹으며 나는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글거리지만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이런 게 바로 천상의 맛인가! 정말 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었다. 고기도 못 먹고, 기껏해야 두부 아님 계란에 모래알처럼 까끌까끌한 잡곡밥과 채소볶음으로 연명하던 나에게 흰 쌀밥은 그야말로 美味 그 자체였다.​​그 뒤로 한 달 가까이 흰 쌀밥을 먹고 있는데 확실히 씹는 맛이 좋으니까 식사 시간이 행복하다. 그냥 맨밥에다 조미 김만 싸 먹어도 맛있더라. 이 자리를 빌어 이천 햅쌀을 보내주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흰 쌀밥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준 John A. Macdougall MD, Thanks too!​​ 저자는 고기, 유제품, 생선, 비타민,, 죄다 버리고 "녹말 과일 채소 만만세"를 외치는데 그렇게 극단적일 필요까지는 없을 거 같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가공식품만이라도 멀리 한다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후감/창작| 2024.10.11| 2페이지| 1,000원| 조회(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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