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지?본인이 갈 곳 없는 노숙자라는 것 말고는 아무 기억이 없는 한 남자.모두가 외면하는 그 남자를 자신의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로 채용한 편의점 사장님.그 편의점에 다른 아르바이트생과 단골손님들은 그 남자를 불청객 취급한다.과거의 기억이 지워진 노숙자는 생각보다 일을 빨리 배우고 손님들의 니즈를 잘 알아차린다. 심지어 그 남자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한 손님도 있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 사람도 있다. 다들 이 남자를 궁금해한다.
[망원동 브라더스]제때 월세를 내지 못해서 보증금이 몇 차례나 깎이면서도 만화가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예전에 만화로 연을 맺은 남자 1이 찾아와 월세를 보탤테니까 당분간 신세를 진다고 한다. 남자 1은 캐나다 기러기 아빠인 김 부장이다.잘하는 거라곤 없는 살림에도 잘 먹고 잘 싸는 것 밖에 없다.아, 해장국 하나는 기가 막히게 끓인다.술을 먹고 찾아와 주인공이 사는 옥탑방 계단에 오바이트를 하고 주인집 슈퍼 할아버지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들고 와이프의 이혼 요구에 갈 곳이 없다고 찾아온 남자. 남자 2는 주인공이 만화가 초창기 시절에 만화뿐만 아니라 인생사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으로 주인공이 싸부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주인공이 존경하는 싸부이지만 같이 사는 것들 다른 문제다.매일 같이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들으려니 죽을 맛이다.마지막으로 남자 3은 주인공의 대학 동아리 후배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집에서 나와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왜 계속 주인공 집에 기웃기웃하는 것인가.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남자들이 8평 남짓한 옥탑방에 먹고 자고 생활하고 있다. 그러던 중 더 이상 남자 4명에서 짐승처럼 못 살겠다고 생각한 옥탑방의 원래 주인공은 이사를 결심하는데...나는 일반 직장인이지만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그렇게 소설을 하나하나 쓰다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생활에서 소설의 소재를 찾으려고 하고 수시로 스토리를 상상하고는 한다. 대중교통 탈 때 공상하는 것이 요즘 취미인 것 같다. 뭔가 조금 더 특별한 것, 조금 더 생소한 것을 생각한다. 요즘은 방송 3사와 케이블방송, OTT에서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를 하나 구상 중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에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좀 더 특별한 것, 좀 더 신선한 것만을 찾고 고민하던 나에게 [망원동 브라더스]는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냥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남자가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너무 재밌다. 4명의 캐릭터가 확실하고 성격도 다 다르지만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하루하루 살아간다. 떨어질 듯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말이다.(사실 4명의 브라더스가 파탄나는 상상도 해보았다.)마치 작가는 아무리 재밌는 소재가 있더라도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재밌어봤자 얼마나 재밌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망원동 브라더스]가 재밌는 이유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푸는 방식에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인물에 대한 행동과 생각을 표현 해내는 스타일 이었다. 내가 이때까지 읽었던 소설과는 아주 달랐다. 아주 디테일하면서도 해학적이었고 그 안에 감동도 있었다. 먼 훗날 내가 쓴 소설에서 표현방식에 대한 칭찬을 받는다면 단언컨대 김호연 작가님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동해 바다에서 나고 자란 듯한 탐스러운 불덩이가어두침침한 새벽하늘로 떠오른다.’위 문장은 4명의 남자들이 동해에서 일출을 볼 때 해가 뜨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내가 아직 실력이 안돼서 작은 것에도 이렇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문장을 읽고 감탄을 했다. 해가 뜨는 것을 묘사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이 글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는 4명의 남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김호연 작가님은 365일 매일 뜨는 태양을 의인화 시키듯이 아주 멋스럽게 표현을 하셨다. 단순하게 해가 뜨는 장면을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소설가는 타고나는 것인가, 나도 저런 문장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많은 소설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작은 니처가 아닐까 생각해 보고는 한다. 이러한 표현들이 소설을 더욱 재밌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부분에서 표현에 대한 감탄을 하였고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시원한 표현들이 나를 좀 더 집중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또 하나 소개를 해보자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주인공 작품에 어떤 평론가가 표절 혐의를 제기했고 많은 사람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달아 주인공은 의기소침해 있는 상황에서 싸부가 주인공을 위로해 주는 장면이다.“지금부터 24시간 안에 털어버리라고.넌 지금 한 방 먹고 링에 쓰러진 권투 선수라면서,한 방을 먹을 순 있지만 일어나지 않으면 진다고.심판이 지금 카운트를 세고 있다고.너에게 카운트 텐은 24시간이라며.어서 일어나라”나는 MBTI 극T로써 현실적인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정이 없다느니 로봇 같다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한다. 또한 사람들 간에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에 익숙지 않고 낯 뜨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상처는 어차피 본인 스스로가 치유해야 할 일이지, 남에게 위로의 말을 듣는다고 해서 마음의 짐이 덜어진다거나 치유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싸부가 해주는 말은 내 가슴을 울렸다. 없던 상처도 치유가 되는 느낌이었다. 저 말을 듣기 위해서 상처를 받고 싶은 기분이었다. 실제로도 나의 인생에 저런 싸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보았다.어떻게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었을까?어떻게 이런 세심한 표현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나도 이렇게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나는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2가지 결심을 했다. 대학로에서 하는 [망원동 브라더스] 연극을 보는 것과 망원동에 들러 술 한 잔을 기울여보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에 한 가지로 풍부한 상상력을 꼽는다. 사람들은 모두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문장을 읽더라도 떠 올리는 장면은 보고 싶다. 아무래도 연극은 풍경을 표현하는데 제한적일 테니 캐릭터 중점으로 연극을 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연극을 연출한다면 아마 주인공은 키가 크고 마르고 이발도 제대로 하지 않고 소심하게 표현했을 것이다. 싸부라는 인물은 산속의 도인처럼 표현했을 것 같고 김 부장님은 바로 옆집에 사는 아저씨처럼.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소녀 가장 콘셉트로 갈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들 모두가 다 제각각 생각하는 모습이 다를 것 같다. 하나의 책을 읽고 독자들과 다 같이 모여서 책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모임도 재밌을 것 같다. 서울은 꽤 멀어서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연극이 인기가 많아 시간을 맞춰서 가야 하는 수고는 덜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망원동.나는 부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 망원동이 어느 구에 속해있는지조차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망원동이라는 동네는 아주 친근하고 몇 번 가보았던 동네처럼 느껴진다.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작가의 꼼꼼하고 세심한 표현력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망원동과 실제 망원동을 비교해 보고 싶다. 망원동 지하철 2번 출구에서 주인공이 걸었던 길은 어디일까. 주인공과 브라더스들이 가던 LP 바는 진짜로 있는 가게일까. 가게가 실제로 있다면 괜히 한번 가서 술 한 잔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망원동 옥탑방 어딘가에 김부장님이 해장을 하고 있을 것 같고, 망원동을 지나가는 중년의 연인을 보면 왠지 싸부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2편이 나오길 학수고대해본다. 다른 독자들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해서 ’제발 잘 좀 하자‘ 오지랖도 부려보고 인생을 응원하고는 했다. 하지만 결말이 마침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소설은 끝났고 각자의 캐릭터들이 나름 자리도 잡고 좋은 쪽으로 일이 풀려갔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 결말 뒤의 이야기도 너무나 궁금하다!! 내가 2편을 쓴다면 세월이 흘러 주인공이 이제 슈퍼 할아버지가 되싸부와 김 부장님의 생사는 장담을 못 하니 만화가 잘 되어서 경제에 눈을 뜨고 임대 사업을 하는 것으로 하면 되겠다그렇게 옥탑방에 들어온 젊은이와 티격태격하면서 요즘 사람들과 옛날 사람들의 갈등을 그리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싸부와 김부장님을 만나서 요즘 애들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는 장면은 꼭 있어야 하고 그 장소는 아구아구 해장국집이어야 한다. 김호연 작가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전해드리고 싶다. 아니 , 제발 2편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제야 작가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 작가님을 만나서 이 소설을 쓸 때 어떤 구상을 하였는지 독자들이 읽고 어떠한 느낌을 받길 원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뚜렷한 정답이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의도를 물어보고 싶다.[망원동 브라더스]의 저자인 김호연 작가님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 책을 완독하자마자 나는 김호연 작가님의 작품인 [불편한 편의점]을 바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제목만 들었을 때는 어떤 내용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편의점이 왜 불편할까? 감히 생각해 보자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여러 손님들을 응대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일수도 있겠다는 소심한 예상을 해본다.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그 배우의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 앞으로 나는 많은 소설들을 읽고 독후감도 계속 쓸 생각이다. 여러 소설들을 읽다 보면 [망원동 브라더스]보다 더 잘 쓴 소설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고 나에게 더 맞는 소설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었을 때의 그 감정만은 유일무이할 것 같다. 나는 이때까지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그 많지 않은 소설을 읽을 때도 그냥 책을 읽는다라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시켜서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달랐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표현은 어떤 방식으로 할까, 캐릭터들은 각각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으로 읽은다.
[ 용의자 X의 헌신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는 야스코는 미사토라는 딸과 하루하루를 소박하게 잘 살고 있다. 야스코를 처음 본 남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쳐다보게 되는 미모와 친절함을 겸비하고 있다.이런 그녀를 안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런 야스코를 남몰래 좋아하는 수학선생님인 이웃집 남자. 이시가미.그는 야스코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그녀에게 고백할 용기는 없다.매일 아침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에 들러 매일 똑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이시가미에게메뉴는 상관이 없었다. 오직 야스코를 한번 보기 위해서다. 유일하게 야스코와 대면하여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그러던 어느 날 야스코의 전남편인 도가시 신지가 야스코를 찾아온다. 그 날 밤 야스코는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살해하게 되고 이웃집 남자인 이시가미는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시가미는 현장을 보자마자 딸도 공범인 것을 금세 알아차린다. 이시가미는 돌이킬 수 없는 결심을 하게 된다.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체.유력한 용의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너무 완벽해서 의심이 되는 모녀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인 구사나기 , 기시야와 이시가미의 두뇌싸움조사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것만 같은 사건. 과연 진범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나는 [용의자 X의 헌신]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최근에 이렇게 집중하고 결과를 궁금해하면서 읽었던 책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의 결말은 가히 환상적이라 말할 수 있다. 감탄을 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갔다. 책을 덮고난 뒤에는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크게 남았었던 것 같다. 그러고 나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찾아보았다. 나의 아쉬움을 조금 달래줄 큰 기대와 함께 말이다. 일본특유의 세밀한 감정선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건들을 어떻게 풀어갈까 싶었다.남자주인공 이시가미 역할에는 배우 류승범 , 여자주인공 야스코 역할에는 배우 이요원이 맡았고 형사역할에는 배우 조진웅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배우들만 보고서는 바로 실망을 했다. 책속에 나오는 인물 중에 남자주인공 이시가미의 고등학교 동창인 유가와라는 인물이 영화에서는 빠진 것이었다.[용의자 X의 헌신]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은 이시가미와 물리학과 교수로 있는 그의 고등학교 동창 유가와와 만나는 장면이었다. 두 천재의 대화는 고요함 속에 아주 날카로은 칼날이 있는 것 같았다. 언뜻 보기에는 사건과 관련없는 대화처럼 보이지만 대화속에는 가시가 있고 상대방도 그 가시를 너무나도 잘 알아차린다. 유가와라는 친구가 책속에서 등장할 때면 나는 자세를 고쳐먹고 집중을 다해서 읽었던 것 같다.안타깝게도 영화에서는 유가와라는 인물이 빠져서 나로써는 너무나 맥이 풀렸다. 어떻게 유가와라는 인물을 뺄 수가 있는거지? 어떻게 사건을 풀어갈려고 그러는거야? 수많은 의문을 품은 채로 영화를 보았고 큰 기대는 항상 실망이 큰 법이었다.엄밀히 말하면 형사 구사나기, 이시가미 , 유가와 3명 모두가 고등학교 동창이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압도적인 지능때문이었을까. 그의 생각과 지능을 일반 친구들은 이해할 수 없고 따라갈 수도 없었다. 당연히 가까워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시가미는 친구가 필요하지도 친구를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수학만 있으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천재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다고 하였는가. 유가와는 이시가미의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그런 유가와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 이시가미와 연락이 끊겼고 이번 도가시 신지 살인사건으로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것이었다.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기쁜 유가와는 사건과 별개로 이시가미를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이시가미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면서 두 천재들이 나누는 대화는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긴장감이 흘렀다.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화를 하지만 두 사람은 알아듣는다. 마치 바둑을 두는 느낌을 받았다. 바둑을 두는 모습은 아주 침착하고 고요하지만 그 바둑판 안에서는 수많은 수싸움과 상대의 의중을 간파하려는 신경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사람이 풀기 힘든 문제를 만드는 것과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선입견에서 비롯되는 맹점”“이 세상에 쓸모없는 톱니바퀴란 없으며그 쓰임새를 결정하는 것은 톱니바퀴 자신이다.”위 3문장 모두 책에서 이시가미와 유가와의 대화에서 나오는 문장들이다. 이 문장들은 [용의자 X의 헌신]을 대표하는 문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서로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사건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는 문장들이다. 이시가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판을 짜놓았다. 하지만 이 판 속에 유가와라는 인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이시가미를 이해하는 유가와는 남다른 추리력으로 이시가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처음부터 야스코를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은 이시가미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결국 모든 것은 이시가미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유가와는 이시가미가 이해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다. 아주 뛰어난 지능을 겨우 사랑 때문에 썩힌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논리만 맞는다면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있는 이시가미가 이해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유가와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시가미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내가 유가와라면 유가와처럼 행동했을 것이고 이시가미였어도 이시가미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유가와가 생각하는 그 사랑이라는 것이 이시가미에게는 단순하게 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이시가미에게 야스코 모녀는 말 그대로 삶의 이유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세상과의 작별을 결심한 순간에 찾아온 야스코 모녀는 한줄기 빛이었을 것이다. 야스코가 살인자로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은 이시가미에게는 삶의 이유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이 소설은 말 그대로 또 다른 용의자 이시가미의 헌신이다. 아니, 헌신이라는 단어로는 그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지독한 사랑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나마 그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는 수많은 단어가 존재하지만 그 단어를 쓰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헌신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이라고 적혀있다.사전적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있는 힘을 다한다.각자 생각하는 최대치가 정해져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시가미는 자신의 행동이 헌신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저 이시가미의 선택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