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이 쏘아 올린 소년법 논쟁, 소년범죄는 누구의 잘못인가?1년 전, 넷플릭스에서 공개됨과 동시에 화제작으로 떠오른 드라마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가 지방 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7년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인 김모 양(당시 18세)이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A 양을 유괴·살인한 사건인 인천 연수구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 사건’, 2015년 10월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인 '용인 아파트 벽돌 투척 사건' 등 실제 우리 사회에서 큰 논쟁거리가 된 소년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소년법과 형사 미성년자 제도를 주제로 하는 법정 드라마로, 드라마를 시청한 시청자들에게 소년법에 관한 관심과 인지를 증폭시키고 '소년범죄'에 대해 직면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해 그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에 관한 보호 처분을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 이다. 소년법에서 소년’은 19세 미만인 자를 의미하지만,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는 대상이 되는 소년은 형벌 법령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부터 14세 미만의 소년으로 정의되며, 만 10세 이상부터 14세까지의 형사 미성년자를 ‘촉법소년’이라 부른다.하지만 근래 들어 청소년의 흉악범죄와 소년범을 교화하고자 만든 소년법을 악용하여 형사처분을 피한 청소년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안에서는 촉법소년 나이를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자는 소년법 폐지 찬성의 주장과 엄벌주의적 정책은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는 소년법 폐지 반대의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드라마 ‘소년심판’에서는 소년법을 악용하고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들의 범죄에 심각성을 조명하면서도 과연 이것이 소년들만의 문제이고 잘못인가 하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진다. 소년법을 폐지하고 촉법소년 제도가 사라져 나이에 상관없이 형사 범죄에 대해 형벌을 내릴 수 있다면, 과연 청소년 범죄율이 내려갈 수 있을까?많은 법학계 전문가들은 소년법을 폐지하거나 촉법소년 나이를 낮추고 소년범들을 중형으로 엄벌한다고 해서 청소년 범죄율이 내려간다고 보지 않고, ‘환경개선’이 우선이라 주장한다. 8년간 소년재판을 맡은 천종호 판사 역시, “소년범죄에서 강력범죄는 전체 5% 수준, 강력범죄 중 잔혹하고 엽기적인 사건은 1%에 불과하다”라며 “처벌 상한을 높이거나 처분 기간을 늘리면 될 일이지, 소년법을 폐지해 나머지 95% 소년범죄도 형법을 적용하면 소년범이 모두 전과자가 돼 버린다.”라고 했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추고 소년법을 폐지하여 처벌을 강하게 하는 엄벌주의는 효과가 없고, 청소년들의 범죄를 저지를만한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더 시급한 일이다.또 환경에 의한 범죄가 많은 청소년 범죄일수록 엄벌보다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떻게 그 환경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소년심판 3화에서도 가정폭력을 당하고 그 사실을 숨기는 우범소년에 주인공 판사는 “당한 사람이 격리되지 않고 폭력을 행한 사람이 격리되는 거 피해자는 집을 지키고 가해자는 벌 받는 거 그거 보여준다고. 내가”라 말하며 가해자인 아버지의 친권을 저지시킨다. 이렇게 드라마에서처럼 환경에 의한 범죄가 많은 소년범일수록 그들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안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작정 범죄 이력이 있다는 우범소년이란 이유로 강한 처분을 내린다면 심적인 근본이 해결되지 않기에 유사한 범죄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므로 소년법을 폐지하지 않고, 우리 사회는 시대에 맞게 촉법소년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는 소년원이나 소년보호소를 증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소년교도소는 1개, 소년원은 10개 시설로 늘어나고 있는 소년범에 비해 그들을 교화할 장소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는 2019년 기준 서울(101%)과 안양(129%) 소년원 등 수도권 시설을 비롯해, 부산(105%), 청주(106%), 대전(121%)소년원 등도 과밀 수용을 겪고 있다. 교정학 이론에 따르면 70%가 가장 적정한 수용 인원이고, 100%를 넘어가면 교정 효과가 없다. 10평짜리 방에 15명, 18명씩 소년범을 몰아넣으면 다 한 패거리가 되어 출소하게 된다. 또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선 직업훈련이나 교과 수업 등 청소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교화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두 번째로는 소년범을 담당하는 판사를 늘려 한 명의 판사가 한 명의 소년범을 만나 교화하여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소년재판을 하는 판사는 30명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가정법원에서도 소년 보호 사건은 계속 늘어나는데 판사 4명이 사실상 서울가정법원의 모든 사건을 처리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명의 판사가 100명이 훨씬 넘는 소년범들을 만나기에 위에서 언급한 환경에 의한 범죄가 많은 청소년이 구제받지 못하고 보호 시설로 들어가고 나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 소년범을 담당하는 판사가 늘어난다면 환경에 의한 범죄가 많은 소년범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는 과연 청소년 범죄가 과연 청소년만의 문제인지 우리는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 '소년심판'으로 등장한 소년법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소년심판'은 왜 청소년이 소년범이 되었는지, 우리 사회는 소년 보호에 책임을 다했는지 물으며 소년범죄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청소년의 잘못이 아예 없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재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지적하면서도 결국 범죄에 손을 대는 건 청소년 본인임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사회적 시선의 무게를 소년범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 부모와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함을 에피소드마다 경고한다. 소년심판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 역시 “소년범죄는 어느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더라.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들이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 녹여낼 때 균형 잡힌 시각을 담으려고 했다. 우리 드라마가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시각을 균형감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