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유치환

소개

그는 1930년대에 끊임없이 생명의 원상을 탐구하고 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노력하던 성실한 시인의 한 사람이다. 그는 여성적인 후흡과 서정적인 가락에 젖어 들었던 당대의 시풍에서 벗어나 생의 모순과 비극적 현실에 의연히 맞서는 당당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그는 당대시의 또 다른 한 흐름이던 모더니즘의 감각 편향성이나 기교주의에도 반발하여 건강한 원시적 생명력에의 귀환 또는 견고한 초인에의 길을 지향함으로써 생의 포극을 성취하고자 노력하였다.

목차

⃞ 생의 모순과 극복의 정신
⃞ 向日性 또는 우주적 생명력
⃞ 북만 체험과 힘의 의지
⃞ 생명의 원상과 위버멘쉬에의 길

본문내용

청마 유치환의 시는 여성적 편향에 기울어진 한국 현대시사에서 보기 드물게 남성적 어조로 도도하고 웅혼하며 격조 높은 시심(詩心)을 거침없이 읊은 데에 특징이 있다. 이는 자칫 생경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떤 기교보다도 더 절실한 감동을 주며, 존재의 본질적인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과 허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는 시에서 양식이나 기교보다 이상과 주제에 더 중점을 두었기에, 그의 자유시는 산문체이며, 직유와 은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시작(詩作)을 통해 사랑과 생명, 사회에 관한 의미를 탐구하였는데, 특히 그가 초기에서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관심을 두었던 시적 경향은 생명의 탐구였다. 이는 생명에의 열애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동양적인 허무의 세계를 극복하려는 원시적인 의지도 엿보인다.
그의 시는 시적 기교를 무시하고 소박하고 생경한 특징을 지닌다. 평생 동안 뚜렷한 시적인 변모를 보임이 없이 한결같은 어조와 경향을 보이며 생활과 자연, 애련과 의지, 허무와 신 등을 노래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특성이 시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시가 바로 시인 자신의 인생과 직격되어 있다는 데 연유한다. 그의 시는 표현 면보다는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서정주와 더불어 생명파 시인으로 불린다.

⃞ 생의 모순과 극복의 정신

「깃발」
이 작품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었던 청마의 초기작이자 대표작에 속한다. 흔히 이 시는 “인간성의 한 상징” 또는 “ 인간 본성과 인간 존재의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작품 ” 등으로 이해되어 온 바 있다.
이 작품의 구성은 기.서.결. 세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메타포에 의해 전개된다. 첫 단락은 3행까질서 은유로 짜여져 있다.다시 첫 행은 <소리없는 아우성>이라는 모순 어법으로 표상되어 있다. 모순어법이란 <소리없는/아우성>과 같이 서로 모순되어 사실의 결합을 통해서 아이러니를 유발시키는 수사법을 말한다.

참고자료

· 김태웅, 청마 유치환론, 한국현대시인연구上, 푸른사상, 2001,
· 박철희, 김시태 《작가 · 작품론》, 탑출판사, 1997.
· 양승준, 양승국 공저, 한국현대시 400선 태학사 , 1996.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