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는 학습을 위해 무엇을 원하는가-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를 읽고

소개

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당시 교수님께서 요구하신 것은 이반 일리히의 주장과 현 교육현실을 연결하고 그 속에 자신의 관점을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나름의 개선방안까지 모색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인용구절은 주석을 달았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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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학교 없는 사회』에서 이반 일리히는 단순히 학교 안의 문제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학교 이면에 존재하는 물질만능주의적인 현대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을 문제시하고 있다. 이때 학교는 이러한 소비문화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단순히 교육상의 제도로서 학교의 열악한 환경을 부정하는 책이려니 생각했던 나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의무교육제도에 대해서 그 전제부터 비판하는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웠다. 중세 이후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신분제도를 폐지하고 교육을 통한 신분의 평등화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공교육제도가 경제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지적 무기력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은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리히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과 목적이 혼동된다고 말한다.

학교화하게 되면 아동들은 수업을 받는 일과 학습하는 일을 혼동하게 되고, 졸업장을 받게 되면 그만큼 능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졸업장을 받게 된 것을 가지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혼동하게 된다. 아동의 상상력도 ‘학교화’됨으로 인해 가치보다는 제도의 서비스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미토, 2004, p.12.)


무엇인가 되고 싶고 하고 싶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지적, 정서적 욕구가 제도상의 서비스와 혼동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으레 제도상의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검정고시 출신을 대놓고 기피하지는 않더라도 무엇인가 개인적인 결핍이나 사회적인 부적응이 있을 거라고 지레 짐작하는 이유도 이에 해당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인식하는 제도상의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배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참고자료

·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미토,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