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타인의 방과 익명의 섬을 읽고 분석/감상

소개

문학입문과목 리포트이며
단편소설 타인의 방과 익명의 섬을 읽고 분석/감상한 글입니다.

목차

1) 자신의 방조차 없어진, 철저히 혼자인 인간의 공간- 「타인의 방」
2) 인간의 도피처 - 「익명의 섬」

본문내용

샤워를 하면서 그는 그래도 역시 집이란 즐겁고 아늑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곧 아내의 쪽지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작가는 아내의 성기에 쟈크가 달려있다고 표현하면서 아내의 외도를 암시한다. 쟈크를 여닫듯이 성을 쉽게 열고 닫음을 표현한 것이다. 자신을 속이기 위해 아버지가 위독하다고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도 참 씁쓸한 일이다. 그는 쓴 웃음을 짓는다. 이 소설의 제목이 「타인의 방」인만큼 아마 그는 아내도 자신의 아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더 이상 아내에게 그는 사랑하는 하나뿐인 남편이 아닐 것이다. 적당히 거짓말을 해서 둘러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상관없는, 어쩌면 남편이라는 존재는 오히려 TV나 냉장고와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이르자 갑자기 그는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집안에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 물건들이 깨어 움직이는 것이다. 그가 쥐고 있던 스푼은 손아귀를 빠져나가려고 요동치고 방안의 물건들은 흔들흔들 거린다. 작가는 이 현상을 물건들의 ‘역적모의’, ‘쿠데타’라고 표현했다. 물건들 중의 용기 있는 한 놈이 그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박민규의 「카스테라」에서는 주인공이 냉장고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친구가 되지만 이 소설에서의 물건들은 ‘그’에게 역적들일 뿐이다. 그의 물건들이고 그의 것이라고 믿었던 그 방이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이 된다. 친숙했던 모든 것이 낯설어진다.

참고자료

· 타인의방- 최인호
· 익명의섬- 이문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