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엄경을 보고

소개

영화 화엄경을 보고 쓴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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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가끔, 세상의 이치에 대해 정의 내리는 순간엔 자신의 주관이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 ‘세상의 이치는 모두 정해져 있는 것’이라는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주관의 무너짐을 느꼈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 또한 상실했음을 알았다.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비록 내정되어 있다고는 하나 쉽게 꿰뚫어 볼 수 없는 류의 것이기 때문에 정의에 대한 한 마디 한 마디를 들을 때마다 감동하곤 했다. 붓다의 설법이 녹아들어간 영화 ‘화엄경’ 또한 마찬가지였다.
총 여덟 개의 시퀀스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주인공 ‘선재’가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엄마 찾아 삼만 리’가 그러했듯, 나는 이 영화가 단순히 ‘선재’가 어머니를 찾는 과정을 그리며 그 과정동안 진리를 깨닫는 내용을 그려낸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반쪽짜리 정답이었다. 신비한 동승 ‘선재’가 겪는 사건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그 깨달음 또한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비로소 진리를 찾았다. 더러움과 깨끗함에 대한 분별의 버림, 온통 空으로 이루어진 세상. “가장 어두운 때가 가장 잘 보이는 법”이라는, 어린 박사의 말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솔직히 말하자면 간혹 우스꽝스럽고 어색하였으나 그것이 가지는 가치와 진실성은 모두 옳은 것이다. 각 시퀀스가 끝나고 새로운 시퀀스가 시작될 때마다 이번엔 어떤 사건이 펼쳐질까, 하며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다리 밑의 ‘이나’는, “흐르는 것을 따르고 흐르지 않는 것을 따르지 말라” 했건만, ‘선재’는 어째서 성장하지 않는지도 궁금했다. 그는 어째서 반드시 동자가 되고, 동자로 남아야만 했을까. 그 또한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던가. 그의 성장하지 않는 이유를 짐작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이것들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깊이 파고든다면 그에 대한 해결점도 찾을 수 있을 것이나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굳이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한때의 ‘선재’처럼, 나도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