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적인 문학이란 무엇인가

소개

들뢰즈를 읽고 소수적인 문학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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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소수자가 쓰는 작품과 소수자가 등장하는 문학이 다를까. 처음에 나는 소수자=데미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 이라는 수식을 세웠다. 그런데 사실 데미지의 유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상에는 데미지가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슈퍼맨이 아닌 이상에야 데미지는 삶의 증거들이다. 중요한 것은 데미지가 존재에게 있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데미지가 존재에 앞선 수식이 될 때 사람들은 그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된다. ‘혼혈아’ 하인즈 워드 처럼. 그건 잔인한 일이다.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 존재할 때에 인식의 척도는 당근, 비교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A는 B가 지닌 고통을 100%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내가 이산가족을 동정한다고해서 일부러 그들처럼 가족 해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개중에는 동정받기도 싫어하는 소수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치명적인 데미지를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다수성의 개인적인 인간이라서 또, 일부러 동정을 바라지도 않는 소수자들을 동정하여 그들처럼 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존재만으로도 정치적이 되어버리는 비극적인 소수자만이 소수적인 문학을 쓸 수 있는걸까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나는 유시진의 만화를 좋아한다. 그 사람에게서 꽤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쿨핫>이라는 만화를 제일 좋아하는데 몇 년째 미완 상태이다.
<쿨핫>에는 주인공이 여러명이다. 각 주인공들은 자신의 track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track은 시점이다. track이 진행되는 동안은 track을 이끄는 캐릭터가 자신의 시선으로 사건들을 이해하고 접수한다. 회가 거듭될 수록 독자들은 한 사건에 대한 여러 인물들의 시선을 (자신이 상정한) 한 인물의 감정에서만 치우치지 않고 볼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작품에서 한 사람에게만 애정을 쏟지 않는다. 쿨하다. 트랙이란 작가 자신이 말한대로 ‘관용’의 한 형태일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