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소개

서평이라기에는 고도를 기다리며에 관련한 작은 논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작가, 시대, 희곡, 인물, 고도! 에 대한 감상이 11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하였습니다.

목차

고도를 기다리며

(1) 작가 중심으로 살펴보기...
(2) 실제 연극을 해보면서 살펴보기...
(3) 책을 읽으면서 살펴보기...

본문내용

이 희곡의 기본 줄거리는 고도를 기다리면서 나누는 대화와 해프닝이다. 고도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누구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만을 생각한다.
두 사람 다 움직이지 않는다.
......라고 끝맺는 1막과 2막의 끝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어디로 가야할 의지 자체를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무의미하다고 스스로 인정한 대화를 계속 지속하며 그 장소를 떠나려 하지도 않고, 하나의 끈에 매인 것처럼 그 장소를 벗어나지 못한다. 말뚝에 줄을 매고 그 줄을 어린 동물의 발에 묶어두고 키우면 그 동물은 줄을 풀어줘도 그 범위 이상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그런 존재와 같은 이유로 이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숙명이란 끈이 그들을 못 가게 붙잡고 있는 걸까? 아니면 지금까지 해왔던 일에 미련이 남은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모든 가설에 동의한다.
미아가 되면 가장 좋은 것이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한다. 멋도 모르고 엄마를 찾겠다고 울면서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면 찾기 더 힘들어지고 자기 자신도 더 패닉 상태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이들은 지금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고도에게 버림받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고도가 이 곳으로 온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처음에 이 자리에 서있게 된 것이다. 괜히 움직여서 고도가 자신들을 찾아오기 더 힘들게 할 필요는 없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것을 개척을 포기한 의지의 결여자라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이들 나름대로 최선의 방편을 선택한 것이다.

인간은 지나간 모든 일에 후회한다.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만족한다고 해도 아쉬운 점이 존재하여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완벽한 무언가를 수행할 수 없다. 이런 불완전한 인간은 개척한다는 것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영웅이라 불릴 수 있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기본적으로 <그 누구도 아닌 사람>이다. 이들은 개척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할 두뇌구조를 지니지 못했다고 본다.
막이 열리고 구두를 벗으려 애쓰는 에스트라공이 보인다. 고도에서 구두는 계속 벗으려하고, 다시 신으려하고, 찾으려하고, 내버려두기도 하는 소품이다. 토론할 때 이 구두는 운명개척에 대한 상징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발을 신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게 현대인이고 밖으로 나가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베케트가 살던 산업시대의 특징이니까. 하지만 책을 다 읽고 혼자 다시 생각하면서 조금 바뀌었다. 구두가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도구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에게 그들의 구두는 짐이다.

참고자료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