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수이전과 만복사저포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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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전과 만복사저포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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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사랑을 하다” 수이전과 만복사저포기를 읽고 제일 먼저 느낀 공통점이다. 두 작품은 귀신과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는데, 비슷한 듯 하면서도 많은 점이 다르다. 그런데 귀신과의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생각되었다. 마치 판타지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덕분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수이전에서는 여인이 처음부터 귀신임을 알았고, 만복사 저포기에서는 인연을 맺은 후에 알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최치원이 팔랑과 구랑이 귀신임을 알았음에도 두 여자를 따라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히 이 작품을 읽으면서 최치원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다. 내가 알고 있던 최치원은 품위 있고 멋진 선비였었는데, 두 낭자에게 뿐만 아니라 시비인 취금에게까지 찝쩍대는 모습으로 나온다. 참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게다가 최치원이 남겨 놓은 시에 두 여인이 화답하여 보낸 시를 보고, 그 글 짓는 재주에 탄복하여 따라 간 것이 아니라 미모에 혹해 따라가다니 정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만복사 저포기의 양생도 여인의 아리따운 모습에 반하여 여인에게 의심을 풀고 대했는데, 정말 한심하다. 여자를 외모로 평가하다니 말이다. 말로는 다들 마음이 예뻐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것 같아 씁쓸했다. 하기야 나 같아도 잘생긴 남자가 다가오면 정신 못 차릴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최치원은 두 여인이 귀신임을 알았기에 이별을 염려했지만, 양생은 혼백임을 생각지 못하다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를 알고 슬퍼하는 양생을 보니 참 안타까웠다. 함께 한 시간은 기껏해야 일주일을 넘지 않았는데, 그토록 슬퍼하고 또,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양생이 여인을 많이 사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같았다. 로미오와 줄리엣 또한 사랑에 빠져 이승에서 함께 한 시간은 5일 남짓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여인이 자신이 귀신임을 말하지 않고, 양생과 더불어 즐거움을 누리다가 후에 자신은 떠난 것은 너무 이기적인 행동인 것 같다. 양생 입장에서 보면 백년회로 할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것인데, 뜬금없이 자신이 귀신이라며 떠나야 할 운명이라고 하다니 말이다. 결국 양생은 여인을 잊지 못하고 산에 들어가 살며 다시 장가도 들지 않았는데, 여인이 너무 자기 생각만 한 것 같아 남겨진 양생이 참 가련하게 느껴졌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