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피아노 선율에 실린 한 여인의 격정적인 삶 -`피아노` 를 보고

소개글

영화 피아노를 보고 쓴 작품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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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93년 칸느영화제 그랑프리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피아노`는 뉴질랜드 출신의 젊은 여류감독 제인 캠피온을 세계적인 거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준 작품이다. 그녀의 독특한 감수성과 특유의 시각으로 한 여성의 열정적인 사랑과 격정적인 삶을 그려낸 이 영화는 특히 여성관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19세기 말 야만의 땅, 뉴질랜드에서 신비한 보석과 같은 빛을 발하는 침묵의 여인 에이다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과의 삼각관계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케하는 수작이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제인 캠피온의 영화 스타일은 다소 복잡하다. 내러티브를 쫓아가면서도 종종 거기서 빠져나와 낯선 에피소드에 대한 장황한 주석을 늘어놓거나, 또는 필요 이상으로 중언부언 하다가도 정작 어떤 순간에는 과감한 생략으로 건너뛰기도 한다. 신기한 것은 바로 그런 방법이 이 영화에 객관적인 관람을 유지시켜 준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에서 에이다와 스튜어트와 베인즈의 삼각관계는 많이 보아온 것이다. 이 이야기 구조는 영국 빅토리아왕조시대의 멜로 드라마의 전형이다. 가정에 한 남자가 끼어들고, 마침내는 그 정절을 시험당한다. 그러나 벙어리 에이다를 중심에 둔 이 두 남자의 토대를 동어반복의 세계관을 갖고 있음으로서 그 시점을 미묘하게 이동한다. 우선 에이다는 자신을 변명하지 못한다. 그녀에게는 오직 선택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선택이 무엇일까? 그건 엄격히 이야기하면 구조화된 구조로서, 개인 담론과 사회 제도 사이로 얽혀 들어간 아비튀(habitus)적 선택이다. 그녀는 그 사이를 떠도는 장(champs)이 되는 것이다.
그 장을 만드는 것은 남편 스튜어트와 베인즈이다. 남편 스튜어트는 뉴질랜드 인디안 마오리족으로부터 땅을 사들이는데 열중하고 있다. 반면 베인즈는 얼굴에 문신까지 하고, 그들 속에 들어가 추장처럼 행세한다. 남편 스튜어트는 땅을 사들여서 식민지를 소유하려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베인즈는 원주민들을 지배하고 재배치하여 거기서 제국의 제도를 재생산하려든다. 남편 스튜어트는 식민주의 경제학을 실천하고 있으며, 베인즈는 제국주의 정치학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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