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의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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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의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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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한국 연구에 대한 현실적 요청이 다급해지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정치 패턴이 한국에서조차 해명되고 있지 않을 정도로 모호하고 혼란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한국의 독특한 정치문화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문화는 유교적 왕조정치, 일본 식민지지배, 미군정, 이승만 독재정치, 학생봉기, 민주주의, 군사쿠데타 등 쉴새없이 밀어닥쳤지만 이러한 충격에서 곧잘 회복한 특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국처럼 지방 세력의 성장을 완전히 배제하고 중앙집권적 지배를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지속한 나라는 드물며 이러한 역사는 민족적 동질성과 정치적 중앙집중성을 만들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을 ‘한국 정치 안에서 일어난 소용돌이’라고 비유한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가 가지는 특징들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지정학적 측면을 들 수 있다. 한반도는 미국 하나의 주, 중국의 성보다 약간 크다고 비유될 정도로 작은 규모이다. 그러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고 북쪽의 긴 국경선은 튼튼한 보호막이 되어서 많은 인구를 지탱할 수 있었다. 한반도 전역에는 한 가지 언어가 사용되고 제주도를 제외하고 방언도 상대적으로 표준어와 가깝다. 그러나 이렇게 동질적인 요소가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영향도 많다. 지형마다 가지는 다양성이나 문화적 유형이 독립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게 된다. 제주도의 경우를 보면 다른 나라는 지형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섬을 가지고 있을 경우 군사기구로 사용한다. 그러나 한반도는 외국의 침입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를 군사기구로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국과 일본의 위협을 계속적으로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양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으며 조선시대에는 무관들을 억누르고 문치만능주의가 팽배하기까지 하여 국방 이상의 많은 것들을 희생하게 되었다. 지정학적 측면뿐만이 아니라 민족적, 문화적 동질성 역시 국가가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들을 가지지 못하게 하였다. 민족적 동질성이 분쟁과 긴장의 원인을 감소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사회혁신의 원동력도 고갈시키기 때문에 한국에는 창조력 있고 근대화 감각이 뛰어난 소수민족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통일성은 정치적인 면에서 중앙집권체제로 나타나게 된다. 골품제에서 시작한 신라의 중앙집권화에서 비롯하여 고려왕조, 조선왕조의 정치체제는 중앙정부 이외에 조금이라도 독립성을 가진 도덕적, 종교적 권력이 중앙권력을 견제하는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보아서 왜 유교가 조선의 정치체계와 연관되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유교 역시 불교나 다른 종교를 철저하게 배척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것을 중앙 집중화의 소용돌이라고 부르고 있다. 처음에는 이 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지만 책에 제시된 여러 예들과 정치뿐만이 아니라 경제체제에서도 나타나는 중앙집중화 현상을 접하면서 그 의미를 공감할 수 있었다. 조선이라는 사회는 철저하게 모든 것들이 중앙으로 쏠려있었다는 것이다. 지방의 모든 인재들이 수도로 몰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토지 자체가 백성들이 소유권을 가지고 개발하려는 것이 아닌 고관이나 궁중의 감독 하에 존재하였고, 수도라는 한 도시가 조선 자체를 의미하였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개발의지를 결여시켰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