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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

가을의 끝자락, 아쉬움에 사진을 찍어 본다. 가까이 다가가니 잎이 얼어 있고 힘없이 말라가고 있었다. 모진 날씨에 저항하다가 지친 모습 같기도 하고, 순응하면서 밀려오는 모습 같기도 했다. 얼어 있는 잎도, 말라버린 잎도 여기까지 온 힘을 다한 모습이여서 아름답고 소중해 보였다. 사진을 본다. 그리고 거울을 본다. 나 또한 나뭇잎과 같았다. 사진은 날더러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급하게 달려왔다. 나뭇잎처럼 힘없이 삶의 노예로 말라가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횡한 기분이 들었다. 내 나이 22라는 숫자에 나이옷을 입고 탱탱하다 소리 들었던 내가, 이제는 ‘너도 여자 예비역 3학년이로구나. 쉰내난다.’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씁쓸한 이때, 나에게로 한통의 편지가 왔다. 마치 나의 찾아나섬에 해답이라도 주 듯, 21살의 잔치를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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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등록일 2006.12.04 최종저작일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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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가을의 끝자락, 아쉬움에 사진을 찍어 본다. 가까이 다가가니 잎이 얼어 있고 힘없이 말라가고 있었다. 모진 날씨에 저항하다가 지친 모습 같기도 하고, 순응하면서 밀려오는 모습 같기도 했다. 얼어 있는 잎도, 말라버린 잎도 여기까지 온 힘을 다한 모습이여서 아름답고 소중해 보였다. 사진을 본다. 그리고 거울을 본다. 나 또한 나뭇잎과 같았다. 사진은 날더러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급하게 달려왔다. 나뭇잎처럼 힘없이 삶의 노예로 말라가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횡한 기분이 들었다. 내 나이 22라는 숫자에 나이옷을 입고 탱탱하다 소리 들었던 내가, 이제는 ‘너도 여자 예비역 3학년이로구나. 쉰내난다.’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씁쓸한 이때, 나에게로 한통의 편지가 왔다. 마치 나의 찾아나섬에 해답이라도 주 듯, 21살의 잔치를 열어 주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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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1960년대에 시작된 산업화는 여러 가지 사회 병리 현상을 가져왔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배금주의, 출세주의, 도시 지향성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허무주의적 경향까지 볼 수 있다. 아내와 직장이 있는 서울은 세속적이고 현실적 가치가 중심이 되는 일상적 공간이다. 이에 비해 무진은 안개와 바다가 있고 자살한 여인의 시체와 하인숙의 노래가 있는, 나른하면서도 축축한 몽환의 세계이며 탈일상의 공간이다. ‘나’는 서울로 올라오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고,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번 만이다. 꼭 한번만, 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라고 되뇌인다. 이는 표면적으로 무진과 그곳에서의 책임을 긍정한다는 말이지만, 꼭 한번만이라는 말로 볼 때 사실은 그것을 부정한다는 의미를 드러내 주는 행위이다. ‘나’는 그녀에게서 과거의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결국은 다시 현실로 복귀하고 만다. 자신을 발견했지만 그것은 앎으로 끝난다. 실천의 행위로 옮기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인의 심리를 잘 드러내는 것 같다. 나와의 만남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나 또한 주인공 ‘나’와 같이 나와의 대면에 겁이 나 도피하려는 것은 아닐까? 현실에 안주하려는 것은 아닐까?
    고향은 찾아 나설 때는 기분이 참 좋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 때나 갈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적으로 상승했을 때 고향에서의 쉼은 다른 것이다. 선생님을 떠올린다. 내가 하인숙처럼 유행가를 부를 적에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색깔과 독창성을 강조하시며 소리를 일러 주셨고, 제주도에 안주하기 보다는 큰 세상을 나에게 보여 주셨다. 선생님과 고향은 나의 ‘찾아나섬’의 매개체와 같다. 서광이 날 이토록 빛이 나도록 만들어 주었고 선생님과 나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 주었다.
    ‘찾아 나섬’ - 시작은 나로부터이지만 결국은 거대한 포위관념 공간까지 확장이 된다. 거미줄같이 얽히고설킨 세상사에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나를 찾는다. 가정, 학교, 친구, 애인의 관계 속에서의 나를 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거대물신까지의 거미줄을 타고 올라간다. 오일 장날에는 엄마와 함께 목욕탕을 다녀오고 국수집에 앉아 생기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 즐거웠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대형슈퍼의 출현으로 장터의 분위기는 썰렁해졌고 장사꾼들의 표정도 울상이다. 한미 FTA 문제며 아무개네 외국 며느리 얘기, 아무개씨 문상 얘기 등, 배추 값이 폭락해서 비료 값도 안 나온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도회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 걱정하는 한숨소리 등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절망은 끝이 아니기에 오늘보다 내일은 좋을 것이라고 희망찬 기대를 해 본다. F.카프카는 말했다. ‘절망하지 마라. 설혹 너의 형편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더라도 그래도 절망하지 마라. 이미 끝장이 난 듯 싶어도 결국은 또 새로운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최후에 모든 것이 정말로 끝장이 났을 때는 절망할 여유도 없지 않겠는가.’ 찾아나섬의 미로에서 ‘나’처럼 절망, 좌절 그리고 부끄러워하며 현실로 도피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두려워하지 마라. 그 모습 또한 나이기에, 더욱 성숙해야 하는 나이기에 두려워하지 마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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