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뒤샹_제거론을 통해 해석한 마르셀 뒤샹의 ‘샘’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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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은 1917년 뉴욕의 앙데팡당전 전시장에 남성용 변기를 떼어다 `샘(Fountain)`이란 제목을 붙인 후, `R MUTT`란 이름으로 사인해 출품한다. 변기가 작품이 될 수 있는 표면상의 이유는 첫째, 물건을 선택하여 미술작품으로 결정하고 여기에 서명을 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미술관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장소에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뒤샹의 작품은 당연히 전시되지 못한다. 이에 대한 뒤샹의 반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참가비 6달러를 낸 화가는 누구든 전시의 기회를 갖는다. 2. 누군가는 작품의 전시 자체를 부도덕하고 상스럽다고 말하지만 ‘샘’자체는 부도덕하지 않다. 3. 작자가 스스로 제작했는지의 여부보다는 선택 행위가 중요하다. 4. 작자의 선택은 평범한 생활용품에서 실용적 의미를 제거하고 새로운 개념을 창출한다. 뒤샹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은 예술에 있어 기법이 아닌 작가의 선택 행위의 근원인 아이디어를 우위에 둔다. 레디메이드 예술은 예술의 제도성을 비판한다. 창조 개념을 비판하며, 예술과 비예술의 차이마저도 허물어버린다.

<<농부의 신발>> 1889 사정이 이렇게 되고 보면, ‘샘’은 작가의 선택이 의도하는 바까지 작품의 감상 준거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게 된다. 작가 정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것이다. 뒤샹이 의도하는 예술의 준거적 지위 박탈 의도는, 작가의 세계관으로서 ‘미적 가치의 발생’에 대한 회의, 나아가 제거일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엔 전제가 필요하다. ‘샘’의 감상을 위해 작가 정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거론이 함축하는 심리철학의 논점과 합치되기 위해서는 논리과 창작이라는 통역불가능한 패러다임을 동일시했다는 혐의를 벗어나야한다. 이를테면 “당신은 글의 시작부터 범주의 오류를 당연시하고 있군요”라는 비판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데거의 《예술 작품의 근원》(1935)를 참고해보자. 고호의 작품이 대지와 세계 사이, 육체․자연의 무의미한 물질성과 역사․사회의 의미부여 사이의 긴장을 표상한다고 해석한다. 한 켤레의 구두가 구두의 진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고호의 작품은 모더니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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