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반의 역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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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조선시대에는 정여립, 허균, 이괄, 홍경래 등이 모반자로 인식되었다. 정여립은 어려서부터 문무 양쪽에 자질이 있던 미래를 촉망받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당시의 사상 주류에서 크게 이탈해 갔고 세습되는 절대군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였다. 뛰어난 재능과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던 정여립의 이러한 사상은 좁고 보수적인 조선이라는 사회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시대를 앞서간 급진적인 사상이었다. 결국 정여립은 혁명을 꿈꾸다가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자살을 하게 되고, 이는 기축옥사라는 대참사를 이끌어 내게 된다. 하지만 이 사건은 조선 중기 사상사의 큰 분수령을 이루면서 붕당정치의 가속화에도 깊은 영향을 준 사건이다. 당시에는 그를 시대의 반항아로 낙인찍었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변화와 개혁을 꾀한 혁명아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이다.
허균은 1569년 명문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형제들이 요절하고 임진왜란 중에 아내와 아들을 잃으면서 허균은 조금씩 반 유교적인 행동과 자유분방한 학문태도를 보였다. 허균의 이런 행동에는 양반집 서자로 태어나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정으로부터 중용 받지 못하는 스승 이달의 영향이 컸다. 이런 스승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서자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품게 되어 그 뒤 서자를 비롯한 신분이 낮은 사람들과 친분을 돈독히 하게 되는데. 허균은 여기서 조선사회의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느끼고, 광해군을 상대로 혁명을 꿈꾼다. 개혁을 통해 시대를 앞당기고자 했던 허균이 꿈꾼 세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 이었는지에 대해 알 길은 없으나 허균의 모반은 이러한 조선사회의 모순들을 바로잡고자 하는 생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비록 그의 꿈은 좌절 되었지만, 오늘날 지식인들에게 많은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괄은 중앙과 지방의 관직을 두루 역임하였던 자로 인조반정에 참여하여 큰 역할을 하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인조반정 이후 각종 역모를 고변하는 자들이 이괄의 아들의 미심쩍은 행동을 빌미로 이괄까지 엮어 고변하였다. 이괄이 직접 역모를 꾸몄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그 아들에 대해선 의심이 커서 아들만 잡아온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이괄로 하여금 반란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이괄은 같은 역모혐의를 받았던 이들을 연합하여 서울을 점령하였으나, 지나친 자신감으로 정부군을 경시하여 점차 밀리기 시작하였다. 결국 정부군에 의해 진압되었고, 그 이후 반정공신들의 기찰 행위는 더욱 심해져 서로를 믿지 못하고, 역모의 모함을 받을 것을 걱정해 군대 훈련을 기피함에 따라 후금에 대한 방어력도 더욱 약해졌다. 결국 이괄의 난은 집권세력이 정권유지에 더욱 집착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방어력을 위축시켜 후금의 침입을 촉진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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