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과 머저리

소개

병신과 머저리
이청준 1966

목차

1. 글쓰기
2. 부조리
3. 사과의 문제

본문내용

형은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소설쓰기를 들고 나왔다. 자신의 상처를 핥아라. 동생은 버티고만 있다. 이 둘의 공통분모는 사과라는 문제다. 분노와 죄의식을 가져오는 것은 불충분한 애도다. 이를 위해 보이는 어둠 을 참고하라. 우울증은 머리의 화학 물질 문제가 아니라 상실의 기억이다. 살아 남았더라도 부끄러워하지 말라. 사자 (死者)에게 충분히 애도하면 된다.
브레이트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 을 보라. 살아남은 것이 부끄럽다. 동생의 말을 들어 보자. ‘자기의 실수만도 아닌 소녀의 사건을 자기 것으로 고민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양심을 확인하려 하였다. 그리고 자신을 확인하고 새로운 삶의 힘을 얻으려는 것이었다’
양심의 속박에 자신을 가두면서 해방되려는 역설의 감정이다. 누군가에게 사죄를 하고 싶을 때 그 상대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으면 마음이 괴롭다. 받아줄 대상이 현존하지 않는 사과 그래서 세상의 고통을 짊어져 버렸다. 이것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다. 어떻게 사과해야 하나. 형은 김일병에게, 동생은 실체가 없는 얼굴 혹은 혜인에게 충분히 사과할 수 있다면 고통은 해결될 것이다.
사족(蛇足)으로 관모라는 악인에 대한 변명 하나를 덧붙이자. 관모는 악의 상징으로 보인다. 동성애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political correctness) 관점에서 보자면 그의 동성애적 취향은 나무랄 게 못 된다. 성폭행을 했다면 죄를 저지른 것이지만 성적 취향을 문제 삼아 악으로 모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김일병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이나 이해 불가능한 태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전쟁통에서 인륜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망상이다.

참고자료

· 병신과 머저리
· 이청준 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