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통도사 가는 길 - 조동일 감상문

소개

`통도사 가는 길 - 조동일`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이번 주에는 과제를 하면서 두 번이나 한문에 좌절했다. 황동규시인의 <즐거운 편지> 를 읽을 때는 背景[배경]과 姿勢[자세]가 힘들게 하더니 <통도사 가는 길> 을 읽을 때는 ‘통도’가 두 가지로 쓰여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못해서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 서점에 가서 책을 사지는 않고 그냥 읽고만 왔는데, 내게 최고 힘든 과목인 한문이 등장해서 바로 찾아보지도 못하고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다른 그 두 가지 한문이 뭔가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바로 알아차리진 못하겠고, 뭔가 2% 부족한 마음으로 일단 읽은 후에 수첩에 두 가지 ‘통도’를 적어왔다. 요즘은 바롬교육 중이라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학교에 와서 생각해보니, 서점에서 자전으로 찾았어도 되는 걸 고걸 생각을 못해서 한번에 이해를 못하고 적어 온 상황이 조금 어이가 없었다. 뜻을 바로 알고 쭉 읽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다.
하여튼 ‘통도’ 둘은 通道와 通度였다. 첫 번째 통도는 通(통할 통) 道(길 도)로, ‘통하는 길’ 이었고, 두 번째 통도는 通(통할 통) 度(법도 도), ‘통하는 방법’ 정도의 뜻이었다. 통도사의 진짜 통도는 후자였는데, 한 글자의 작은 의미차이가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通度는 추억으로 통하는 방법내지는 서울을 떠나 자연에 좀 더 가까운 곳으로 가면서 추억과 시골풍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아름다움을 느끼는 방법쯤인 것 같다. 가본 적은 없지만 통도사에 가면 나도 그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소설을 읽다보니 이미 느끼고 있었다.
제목 때문에 당연히 기행문 일 줄만 알았던 <통도사 가는 길> 은 여행을 하면서 생각나는 자신의 사소한 추억들을 이것 저것 얘기해놓은 일기 같았다. 그냥 통도사를 가는 길에 보이는 것들과 그것들에서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놓은 이 소설은 커다란 사건도 시끌시끌한 이야기도 아니지만 친구랑 여행가면서 조잘조잘 얘기를 하는 것처럼 은근한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통도사에 가보려 했는데, 다 큰 어른, 그것도 젊을 때도 아닌 할아버지가 되어가는 아저씨가 되어서야 드디어 가게 되었다. 통도사까지의 길은 차를 타고 한번에 슝 가버리는 간단한 경로가 아니었다. 거리가 멀다기보다 교통편이 한번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기차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하다보니 거쳐 가는 지역이 몇 군데 있었다. 물금도 바로 그런 지역인데, 勿(말다 물) 禁(금할 금), 즉 아무것도 금하지 않는 세계였다. 자유롭고 거칠 게 없는 것 같은 물금이지만 그런 속에 방탕하거나 ‘에라, 나 몰라라’ 식으로 놀기만 한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참고자료

· <<통도사 가는 길>>, 조동일,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