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동방견문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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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상인인 아버지 니콜로와 숙부 마페오와 함께한 이 폴로 일행 이전에 그렇게 멀고도 험한 모험길을 감행한 이들은 없었다. 이들은 장장 24년에 걸친 긴 여행을 했으며 해로를 따라 수마트라와 인도를 거쳐 모국으로 돌아왔다. 확실한 설은 아니나 귀국 후 베네치아와 제노바의 전쟁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되어 1298~1299년까지 제노바의 감옥에 있으면서 루스티첼로에게 자기의 동방여행 경험을 구술하여 필기하도록 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 앞부분 해설에도 언급이 되어있지만) 나는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있는데 과연 책의 내용이 모두 사실일까? 아니면 거짓을 보태어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일까? 그가 1298년경 이 책을 썼을 때부터 그런 의혹이 끊임없이 그를 뒤따라 다녔다고 한다. 베네치아 상인들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던 종이돈과 불에 타는 검은 돌, 즉 석탄에 대해 언급했으니 말이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마르코 폴로가 콘스탄티노플이나 흑해를 벗어나 본 적이 없으며 모험을 즐기는 아랍인들이나 페르시아인들의 이야기를 도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감옥에 갇힌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상세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기록하게 하였는지가 매우 궁금하다. 각 도시마다의 풍습, 구조 등을 어떻게 그리 자세히 묘사해 놨는지 읽으면서 그 디테일에 깜짝깜짝 놀랐었다. 학자들이 생각하듯 메모가 불가피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경위가 어찌됐든 마르코 폴로의 섬세한 관찰력과 기억력에 감탄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의심하는 부분이 나타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기사 무용담을 쓰던 루스티첼로라는 문필가가 지어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14세기에 책을 필사하거나 번역하는 과정에서 마르코 폴로가 얘기했던 내용이 왜곡되었으며, 15세기에 책을 찍어내기 시작했던 인쇄업자들도 이에 한몫했을 것이다. 이들은 내용을 고치고 삭제 했으며 철자도 틀렸고 오역까지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오늘날 대략 150개에 이르는 판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