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세미나]아침부터 자정까지

소개

아침부터 자정까지-게오르그 카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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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기능인으로서가 아니라, 또는 일상인으로서가 아니라, 다시 말해 삶의 겉만을 더듬으며 살아가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심연과 맞부딪쳐 삶의 진수를 맛보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삶을 전체로 온통 만끽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한 삶을 맛볼 수 있다면 6억의 돈은 아깝지가 않다. 삶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 그가 치러야 할 첫 단계는 가족과의 결별이다. 그를 에워싸고 있는 가정이란 제도권의 허상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범죄인이 되었다는 좋은 구실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 진실 된 사랑의 교류와 확신이 없는 가족과의 일상은 그로 하여금 우선 일상과의 결별을 고하고 도주의 여정에 오르게 한다. 홀로 도주할 수밖에 없던 출납계원은 눈 덮인 황량한 들판에 서서 자신과의 진정한 만남, 삶의 참모습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리를 한다. 자신은 삶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고, `절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므로 계속 걸을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는다. 또한 삶의 진수를 맛보기 위하여 두 번째 단계의 삶의 여로를 펼쳐 보인다. 물론 죽음과의 만남이 궁극의 종착역임을 그는 인식하나, 그전에 치러야 할 삶의 여정을 만끽하는 것이 그의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버리고 그가 찾은 곳은 대형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당시 최고인기종목인 6인승 자전거 경기에 거액의 상금을 걸고 그 대가로 받는 융숭한 대접과 관중의 `순수한 열정`을 즐기는 일이다. 관중의 열광 속에 자신의 삶의 보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믿은 그는 5억에 가까운 거액을 상금으로 내놓는다. 그러나 그 상금에 대한 기대로 온 장내가 열정에 들떠 있던 경기장은 신분제도에 얽힌 제도권 사회의 권위로 말미암아 순식간에 짓밟힌다. 경기장을 찾은 장화 신은 각하의 출현은 관중의 열정이 순수한 열정이 아니었음을 경험하게 해준다. 즉 경기장에 나타난 각하의 출현으로 인하여 권위의 허상 앞에 `순수한 열정`이라고 그가 믿었던 환호는 불시에 사라지고 온 장내가 조용하다. 이에 실망한 그는 상금을 회수하고 그 돈을 가지고 윤락가의 환락 속에 파묻혀 좀 더 순수한 삶의 모습을 성(性)의 세계에서 찾고자 하난 그것 역시 이루어지지 않는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