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소설평]아가(雅歌)

소개

이문열은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소설가이지만, 그 친금함에 비해 그의 난해한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본 서평에서 다루어진 소설 `아가` 역시 그 메시지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난해성을 지닌다. 하여, 국문학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문학(소설)에 흥미를 지닌 이들에게 필자의 서평을 부끄럽게 권해본다.
평론보다 감상에 치중하였으므로 실제로는 서평보다 독후감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글이다. 하여, 비전공자라 할지라도 필자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결코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이 지니는 가치 이상의 효과로 그 기대에 부흥하기를 기원한다.

목차

1. 작품 개요
2. 작품 줄거리
3. 집단의 개념 변화: 개인과 개인의 합
4. 과거 ‘우리’의 의미
5. 공동체사회의 분열과 해체
6. ‘우리’라는 패러다임의 상실
7. 작가의 메시지

본문내용

1. 작품 개요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 속에 ‘공동체(共同體)’라는 개념이 그저 머릿속에서 추상적으로만 존재할 뿐 생활 속에서는 잊혀지기 시작했다. 윤리교과서나 사회교과서에서나 그 개념을 정리해볼 수 있을 만큼 이미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은 희미해져 있다.
이문열(李文烈)의 장편소설 ≪아가(雅歌)≫ - 副題: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는 옛 문중마을에 살던 당편이이라는 심신박약아 여주인공을 설정하고 그의 일생을 그리며 우리 삶 속에서 잊혀져가는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4. 과거 ‘우리’의 의미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마을의 모습을, 작가는 양파의 단면(斷面)으로 비유한다. 소설 속에 “제일 바깥 원에는 문둥이나 거지가 산다. 그 다음에는 흔히 미치광이로 불리는 심신상실자(心神喪失者)나 중증(重症)의 불구자(不具者)들이 산다. 이들은 생산력을 전혀 가지 지 못한다. 그 안쪽에 심신미약자(心身微弱者)나 심신박약자(心身薄弱者)가 산다. 이들은 부분적으로 생산에 참여한다. 그 안쪽에는 무슨 ‘쟁이’니, 무슨 ‘둥이’니 하는 가벼운 편집증후군(偏執症候群)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제일 안쪽에 수가 가장 많은 이른바 정상적인 사람들이 산다.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는 이런 여러 빛깔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며 살아갔다.”라는 서술부가 과거의 ‘우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말해준다.

6. ‘우리’라는 패러다임의 상실
소설 속에서, 정상인 다음 껍질의 성원으로서의 당편이가 사라짐은 이제 양파의 마지막 한 겹의 껍질이자 알맹이인 정상인 - 실은 이들도 결코 정상이 아니다. - 그룹만 남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마지막 성원들도 이미 분열하기 시작했다. 바깥쪽의 동심원들이 하나씩 해체되면서 이미 부스러지기 시작한 공동체의 해체와 분열을 의미하며, 이제는 타인의 불완전성을 덮어줄 수 있는 ‘우리’의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작가 이문열은 이러한 냉랭(冷冷)한 현실 속에 소설을 통하여 온기(溫氣)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