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간배아, 인간으로 볼 것인가 단순 세포로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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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과학 잡지 사이언스는 2004년 2월 12일 인터넷 속보를 통해 한국 연구진이 복제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사람 간 핵이식을 통해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와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 등 14명이다.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 연구는 의학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한 인터넷 보도에선 이 성과가 세포분리 실험에 결정적 도움이 되는 한국의 식문화 - 젓가락질의 승리라고 표현할 만큼 다른 나라 학자가 아닌 한국학자가 해냈다는 데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덕분에 생명공학계와 바이오업계의 줄기세포 연구 열기가 뜨겁다. 줄기세포는 불치병을 치료할 능력을 지닌 ‘만능세포’가 되어 주리라는 기대는 주식시장에도 찾아들어 올해 초 코스닥시장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연구가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던 다음 날, 생명공학 관련된 주식의 가격이 일제히 날아올랐다는 것은 이 연구가 얼마나 획기적인 업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모유 성분을 가진 젖소, 비타민C 함유 황금쌀, 공해를 잡아먹는 나무, 백혈병 치료제를 생산해내는 흑염소, 소아마비를 대신할 바나나, 가물치만한 미꾸리지, 멸종 위기종의 복제, 장기 이식용 동물 개발에서 맞춤장기에 이르기까지, 생명공학이 그리는 그림은 가히 휘황찬란하다. 그러한 맹목적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한 그림의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나면서 주목받게 된 세포 복제 연구는 생명복제의 위험을 우려하는 수많은 종교단체와 인권단체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복제기술의 실현가능성은 실로 요원한 것이라는 생명공학연구계의 자체적인 반성적인 담론 또한 빈번히 제기되어 왔다. 반면에, 이번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 연구 성공의 발표는, 면역거부 반응의 벽을 넘어 줄기세포로 배양해 낸 각종 장기를 이용한 난치병 해결이라는 난제가 먼 미래에야 실행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아님을 시사하는 세계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고 줄기세포를 활용할 경우 ‘세포치료 시대의 개막’이라는 신기원이 열릴 것이라는 홍혜걸 기자의 발언에서도 이번 성과가 퇴행성 질병에 고통 받는 세계 전역의 환자들에게 받게 될 큰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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