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사회] 카프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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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어렸을 적 우리에게 있어 이 단어는 꿈과 과도 같은 단어였다. 세일러문이나 수퍼맨의 변신은 마술적, 환상적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로봇이 합체되어 변신하는 모습은 감히 감동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신들의 공통점은 그동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능력을 갖게된다는 점과 변신한다는 사실이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된다는 점. 그리고 영웅적인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카프카의 『변신』은 '변신'하되 위에서 언급한 공통점들이 모두 무너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자신이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있다면?? 그것도 모든 가족들이 알게되고 초인적인 힘은커녕 자기 앞가림도 하기 힘든 능력(?)을 갖게되고, 죽을 때까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소설은 이렇게 주인공의 외형적인 '변신'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변신'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일어나기도 한다. 그레고르가 갖고 있던 가치는 가족들의 생계수단인 경제적 가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도 그레고르는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것-의 불이행으로 양심의 가책마저 느끼게 된다. 난 여기서 오늘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경제적 가치, 생계 수단'이라... 돈버는 기계??? 돈을 못 버는 사람은 - 가정과 사회를 위한 기능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처지 - 인간 취급도 못 받는 것인가? 그레고르의 가족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동시에 나 자신부터가 경제적 수단을 인간의 존엄성보다 중시 여기지 않았나 하는, 우리가 부모님이나 노동자들을 보는 시각이 이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중적인 모습을 발견하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참고자료

· 『작가논평서-카프카』김광규 - 문학과 지성사
· 『카프카 전집1 변신 (단편전집)』 옮긴이 이주동 - 솔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