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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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처음부터 서로 다른 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장면에서도 한 인물만을 초점을 맞춰서 촬영했다. 즉, 두 인물이 같이 있는 장면이지만 각각의 인물만 조명되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면이 이 영화에서는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 프랑크와 브루노의 대화에서 브루노가 말하는 장면에서는 프랑크의 신체 중 일부분만, 프랑크가 말하고 있는 장면에서는 브루노나 다른 사람을 카메라는 비추이고 있다. 그리고 나서 가스펠라와 그의 아내와 비서와의 대화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등장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서로가 서로의 취향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취향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두 번째로 보아야 할 프레임적 특징은 인물들 중심으로 흐르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인물들이 중경에 위치하고 있어 근경에 가려진다는 점이다. 마니가 일하는 식당에서 브루노와 프랑크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중경에 위치,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에 의해 가려지지만 대화는 계속되고 앞쪽에 위치한 사람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위험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면들은 두 사람의 대화 역시 주면 사람들에게는 타인의 취향일 뿐 이해하려 들지 않는 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좀 더 나아가 사회전체를 볼 때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촬영기법에서 살펴본다면, 타인 즉 피사체는 서로가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각각의 피사체가 나름대로의 특성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다.
‘타인의 취향’을 내용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중소기업의 사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해오던 가스펠라가, 조카가 출연한 연극에서 클라라의 연극에 감동 받아 첫눈에 반하면서 내용이 진전된다.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는 여주인공 클라라의 절절한 연기, 아니 모습에 반하고 만 것이다. 아내는 남들이 알아주는 극장을 찾는 속물이고, 가스펠라도 아내를 따라 다니며 계산이나 해주면 그만인 무식한 부르주아였다. 유부남 장사꾼 가스펠라는 때늦은 나이에 마흔선 먹은 지방극단 여배우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베레니스’를 두 번이나 보며 눈물을 흘리고 분장 실로 클라라를 찾아가지만 어떻게 말을 붙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클라라는 가스펠라의 취향, 마음을 파악 못하고 가스펠라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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