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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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경제학적 논의가 담긴 책일 것이라고 막연히 짐작했다. 제목만 보아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란 무엇일까’라는 직관적인 호기심이 일었고, 평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도 유효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거래, 소비, 경쟁은 언제나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정말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지는 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의문이었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다.
저자 마이클 샌델은 정치철학자이자 정의론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이전에 읽었던 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이미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었기에, 이번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는 단순히 철학적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사회의 문제를 구체적 사례와 연결하여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철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라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로 끌어내려 설명하는 점에서 그의 저서는 늘 매력적이다.
책장을 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이 책이 단순히 시장의 작동 원리를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시장이 점차 인간의 삶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도덕과 윤리, 인간적 가치와 같은 본래 경제의 바깥에 있어야 할 영역마저 시장 논리로 포획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강한 공감을 했다. 왜냐하면 일상 속에서도 이미 이런 변화를 감지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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