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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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의 책은 경제가 숫자와 그래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보여 주는 작업이다. 경제가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낯설지 않지만, 막상 그 마음이 어떻게 거대한 흐름을 뒤흔드는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두 저자는 케인즈가 말한 야성적 충동이라는 단서를 붙잡고, 실제 생활에서 관찰되는 습관과 감정, 기대와 두려움이 어떻게 가격과 고용, 투자와 소비를 흔드는지 차근차근 그려 낸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숫자 표의 숨은 그림이 드러나듯 사람들의 판단이 미세하게 흔들릴 때 경제의 바늘이 크게 움직이는 장면이 연속으로 펼쳐진다. 나에게 이 책은 경제학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뻔하지만 자주 잊히는 사실을 기억하게 한 안내서였다.

저자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출발점은 확신의 기복이다. 확신이 높아질 때는 위험을 작게 보고 미래를 밝게 바라본다. 집값이 끝없이 오를 것만 같고, 저금리의 대출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주변의 말이 비슷하게 모이면 더 큰 확신이 생기고, 가격 상승은 그 확신을 다시 키운다. 반대로 확신이 꺾이면 같은 사실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 같은 정보라도 불안한 시기에는 위험이 크게 보이고, 손실 가능성이 앞서 떠오른다. 책은 이 오르내림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함께 흔든다고 말한다. 나 또한 기억한다. 2000년대 중반에 들리던 낙관의 문장들이 몇 년 뒤에는 갑자기 낯설게 들렸고, 그 낙관이 만들어 낸 빚과 투자 약속들이 거꾸로 유통 경색과 소비 둔화로 이어졌다. 확신의 파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대출 심사 기준과 담보 가치, 소비자 심리 지수 같은 곳에 물결의 흔적을 남긴다. 저자들은 그 상호작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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