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독후감

목차

1. 형을 잃은 후 찾아온 고요, 미술관 경비원으로의 전환
2. 지나온 시간의 정적과 사유의 하루
3. 예술과 동료들이 빚어낸 관계의 풍경
4. 예술의 힘과 관찰의 깊이
5. 새로운 삶으로의 발걸음, 메트를 떠나 다시 삶 속으로

본문내용

형의 죽음은 브링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형 톰은 그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인생의 나침반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암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가족을 덮쳤고, 남겨진 그는 깊은 상실 속에서 방향을 잃었다. 그때까지 그는 《뉴요커》에서 일하며 번잡한 도시와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있었다. 글과 마감, 회의와 취재로 이어지는 일상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하지만 형을 떠나보낸 후,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는 잠시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삶의 속도를 줄이고, 조용히 숨을 고를 공간이 필요했다.
그가 선택한 곳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이곳에서 그는 경비원이라는 직업을 택했다. 화려한 전시기획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아닌, 조용히 작품 곁을 지키는 일. 주변에서는 의아해했다. 왜 촉망받는 직장을 두고 경비원으로 가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안정이 필요했고,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미술관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장소였다.
첫 출근 날, 그는 끝없이 이어진 전시관과 대리석 바닥의 차가운 감촉을 느꼈다. 관람객들이 오가고, 작품은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다. 미술관의 공기는 바깥 세상과 달랐다.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흘렀고, 소리마저 낮아졌다. 그 속에서 그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작품 옆에 서서 하루를 보내는 일은 단조로워 보였지만, 그의 마음에는 차분한 파동이 번졌다.
형을 떠나보내고 처음으로 그는 하루하루를 온전히 느끼기 시작했다. 미술관의 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 작품 표면에 스치는 빛, 관람객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뉴요커》에서 보낸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지만, 여기서는 한 시간이 한 페이지처럼 느리게 넘어갔다. 그는 그 느린 페이지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