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론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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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즈의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나는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을 함께 느꼈다. 이름은 익숙했지만 실제 문장을 따라가면 머릿속이 금세 복잡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에 관해 더는 피상적인 말만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왜 어떤 제도는 합리적으로 보이고 어떤 제도는 불편한 감정을 남기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말해 주는 이론이 있다면 꼭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메모장을 옆에 두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그동안 감으로만 느껴 왔던 공정함의 기준이 논리와 절차의 언어로 모습을 드러냈다. 낯설지만 기초가 단단한 세계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책의 중심에는 공정성에 대한 독특한 출발점이 있다. 롤즈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재능과 여건을 가진 현실에서 공정한 규칙을 합의하려면 출발 지점을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원초적 입장이라는 가정 속 자리이다. 각자는 나이, 성별, 건강 상태, 집안 배경, 재능, 신념 같은 요소를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의 기본 규칙을 고른다. 무지의 베일이라는 장치 덕분에 누구에게 유리할지 계산하기 어렵다. 결국 모두가 어떤 위치에 놓이더라도 억울하지 않을 제도를 고르려 하게 된다. 나는 이 상상을 따라가며 교실에서 팀을 나누거나 순서를 정할 때 왜 가끔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약점을 알고 있을 때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자기 유리한 선택으로 기운다. 그 위험을 차단하는 장치가 바로 이 가정이라고 느꼈다.

원초적 입장에서 합의될 규칙으로 롤즈는 2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 번째 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본 자유를 보장하라는 요구이다. 표현, 양심, 결사, 신체의 자유 같은 권리는 교환의 대상이 아니며, 다른 이익과 거래할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로 둔다. 두 번째 원칙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다루는 기준이다. 기회는 공정해야 하며, 불평등은 가장 불리한 사람이 실제로 이득을 볼 때에만 정당화된다는 내용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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