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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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W. 앤더슨의 성서 이해 방식은 단순히 종교적 정서를 기록한 텍스트를 읽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고대 이스라엘의 먼지 자욱한 길을 되짚으며, 흩어진 파편들을 정교하게 꿰어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려는 장인의 시도와 닮아 있다. 그가 구약성서를 다루는 태도는 일종의 역사적 재구성이다. 출애굽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마카베오 시기 후기 유대교 문학에 이르기까지, 그는 산재한 사건들을 역사학, 문학비평, 고고학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갈래의 도구를 들어 집요하게 연결하려 한다. 이 작업은 결코 추상적인 것이 아니며, 실로 고된 육체적 노동과 같은 것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앤더슨은 성서를 역사적 맥락에서 철저하게 조명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성서가 일관된 구조로 쓰인 신성불가침의 문서라기보다, 시대와 시대를 오가며 전승되고 편집된 고대 문서들의 합집합이라고 보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단서와 문학적 흔적, 그리고 고고학적 유물 사이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해석의 준거를 확보하고자 애썼다. 이 과정에서 그가 취한 전략은 명확했다. 자료가 충분한 경우에는 성서 자체의 권위에 기대기보다는 오히려 비평적 분석을 감행했고, 반대로 자료가 빈약한 경우에는 기왕의 학설들을 재조립하며 새로운 서술을 구축하고자 했다."성서를 단순히 오래된 종교 문헌이나 도덕적 지침서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아마 이 책이 뿜어내는 존재론적 무게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들이리라 여겨진다. 성서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학이 아니라, 믿음의 언어이며, 동시에 인간과 초월자의 숨 막히는 접촉을 담아낸 기록이다. 다시 말해, 그 안에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서는 ‘고백’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거룩함’을 부여받은 이유이며, 그 속에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긴장, 사랑, 약속, 배신, 회복이라는 드라마가 온몸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를 단순한 문서로 다룰 수 없음을 명확히 인식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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