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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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 작가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라는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제목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찡하게 울렸다. 그 문장은 마치 오래된 진실을 꺼내 보이는 듯한 울림이 있었고, 내가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나는 항상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왔다. 어릴 적부터 주입된 예의, 배려, 착함 같은 단어들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공식처럼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상처받은 기억도 많았고, 서운함을 표현하지 못해 속으로 삼킨 날도 많았다. 그 모든 날들의 무게가 이 책 제목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해서, 그저 눈길만 주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책을 집어 들고 처음 몇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작가가 나처럼 관계 속에서 지치고 흔들렸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써 내려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용하게, 그렇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잡아주는 문장들이 이어졌다. 그 말투는 다정했고, 솔직했으며, 한 사람의 상처를 함부로 다루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움마저 느껴졌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는 대단히 철학적인 언어를 쓰지도 않고, 화려한 표현을 빌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고민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따뜻한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이 책을 펼친 시점은 마침 나도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마음이 복잡하고, 스스로가 지쳐 있던 시기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조차 나를 돌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기에 이 책을 만난 것은 내게 작은 쉼표와도 같은 일이었다. 지치고 다친 마음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은 나를 먼저 알아봐주고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느낌을 주었다. 관계에 지친 사람, 더 이상 모든 이에게 친절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위로가 되어준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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