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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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솔직히 처음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딱히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그냥 물리 시간에 배우는 전문 용어, 무질서도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다양한 철학, 사회 이론, 그리고 과학사 수업을 듣다 보니 이 단어가 가진 무게가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앤트로피는 단지 과학 개념 하나가 아니었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또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만드는 힘을 내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인상 깊었던 건, 엔트로피가 되돌릴 수 없음을 설명해주며, 시간의 흐름과 삶의 방향성까지 설명해준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엔트로피는 무질서가 증가한다는 식으로 단순화되어 설명된다. 그래서 나도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처음엔 점점 내 방이 점점 더러워지는 것처럼 더 복잡하고 지저분해지는 세계 정도로 이해했다. 그런데 자세히 공부해보니, 엔트로피는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가능한 상태의 수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걸 처음 깨달았을 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엔트로피가 높다는 건 지저분하다는 게 아니라 더 많은 방식으로 배열될 수 있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이걸 알게 된 순간, 무질서가 맹목적으로 나쁜 것이라는 생각해왔던 나의 사고관이 붕괴되는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졌다. 엔트로피는 꼭 부정적인 게 아니었다. 오히려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볼 수도 있었다. 즉, 하나의 정해진 상태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배열될 수 있는 시스템이 엔트로피가 높은 것인데 나는 이걸 듣고 마치 사람의 삶과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통제되고 예측 가능한 삶은 편할 순 있어도, 다양성과 창의성은 점점 사라지고 반대로 조금 어지럽고, 예측 불가능한 삶은 오히려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인데 내 친구들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친구들은 확실히 스트레스는 적지만,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