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저) 독후감

목차

1. 죽음을 마주하는 직업, 특수청소라는 세계
2. 고독과 가난의 그림자 속 삶의 흔적들
3. 기록되지 않은 서사, 죽은 자의 물건들
4. 감정의 역류, 타인의 고통을 체험하다
5. 존엄성과 직업의 의미를 다시 묻다
6. 죽음을 넘어 삶을 생각하게 하는 시선

본문내용

책의 첫 장면은 ‘아무도 살지 않는 방’에서 시작된다. 텅 비어 있는 그 공간에는 가구도, 커튼도, 먼지조차 없다. 살아 있는 흔적이 지워진 그 방은 누군가의 죽음 이후 철저하게 치워진 공간이다. 바로 저자가 운영하는 ‘하드웍스’라는 특수청소 서비스가 일하는 현장이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청소와는 다른 일을 한다. 자살, 고독사, 범죄현장, 동물 사체 등 극단적인 흔적을 지워내는 일을 맡는다. 책은 이런 장소들에서 벌어진 일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저자는 시를 전공하고 출판계에 있다가, 삶의 방향을 바꿔 특수청소업체를 만들었다. 이력만 보면 생소한 전환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는 단순히 더럽고 비위생적인 흔적을 없애는 사람이 아니다. 죽음의 현장에 남겨진 삶의 흔적들과 조용히 마주서고, 그것들을 거둬내는 사람이다. 고독하게 생을 마감한 누군가의 공간을 마주하면서 그는 삶과 죽음, 존재와 소멸의 경계를 끊임없이 사유한다.
그가 경험한 현장들은 상상 그 이상이다. 방 안 가득한 오줌이 담긴 페트병, 굳어버린 대변, 쓰레기로 가득 차 문을 열 수 없는 집. 이런 모습들은 단지 청소가 필요한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절망이 고스란히 쌓인 결과다. 때로는 자살 직전까지도 분리수거를 해놓은 이도 있고, 작은 고시원의 촛불 아래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 이도 있었다. 공간에 남겨진 흔적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무언의 외침이 담겨 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특수청소’라는 직업의 무게가 느껴진다. 사람들은 이 일을 기피하거나 기괴하게 바라보지만, 저자는 이를 존엄성과 직결된 일로 받아들인다. 죽은 자의 흔적을 치우는 일은 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를 마지막으로 존중하는 행위이자, 무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직업은 결코 비참하거나 어두운 일만은 아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