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의 <슬픈 마음 있는 사람> 독후감

목차

1. 들어가며-소설의 본연이란 무엇인가
2. 교회가 있는 풍경
3. 지명으로 기억되는 비극
4. 김병철은 들어라
5. 슬픈 마음 있는 사람

본문내용

1. 들어가며-소설의 본연이란 무엇인가

정기현의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은 2025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 중 하나다. 이 소설은 서울 모 동네를 배경으로 기은이라는 여성의 어떤 나날을 그린다. 특별한 사건이랄 게 없는 이 심심한 흐름의 소설에서 사건이라 할 것은 바로 동네 곳곳에 쓰여진 ‘김병철은 들어라’로 시작하는 벽면 낙서다. 주인공이 거주하고 종종 거니는 서울의 어느 동네, 그리고 그 한적한 동네 여기저기의 미스테리한 낙서를 풀어가는 여정. 이것이 소설의 골자라면 골자다.
먼저 이 소설이 무척 평온하고 어찌 보면 밋밋하게 흐르고 있다는 것에서 시작하자. 이게 과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그렇다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소설 서두에 “김병철은 들어라”로 시작하는 연작(?) 낙서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하지만 소설은 이 미스테리한 낙서를 추적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도 나는 이 소설을 쉽게 그만 책장 덮지도 내려놓을 수도 없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몰입되는 게 있기 때문이었다. 작품 뒤에 실린 소설가 최진영의 심사평이 정확히 그걸 집어내고 있었다. “소설의 본연이 무엇인가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었다.
나 역시 이 심심하고 싱거운 소설 읽기에서 문득 소설, 소설쓰기, 소설읽기의 본령이 생각나는 것이다. 그렇지, 소설이란(소설 쓰기란, 소설 읽기란) 이런 것이었지. 소설의 본령에 대한 주장이나 정의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정의하면 어떨까.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 혹은 생애 처음으로 이야기에 주목하던 때를 떠올려보자. 어떤 이야기에 주목하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그걸 전해들은 사람은 그것에 공명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모종의 연대의식을 갖게 되는...

2. 교회가 있는 풍경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의 특색이라면, 교회라는 공간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참고자료

· 정기현, <슬픈 마음 있는 사람>, <<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예소연,김기태,문지혁,서장원,정기현,최민우 지음, 다산책방,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