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아워 1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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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시를 조금 넘긴 늦은 밤에 사람들은 대개 쉬거나 잠을 청한다. 하지만 외상외과 분야에 종사하는 이는 그 시간에도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상황을 실제로 글자 안에서 접하면 숨이 가빠지는 느낌이 든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흔히 떠올리는 병원 풍경과 좀 다르다. 사고 현장에서 막 실려 온 사람들의 호흡 상태, 출혈 정도, 맥박, 그런 것들을 순식간에 확인하고 즉시 처치해야만 한다. 작게 찔린 상처가 아니라 위험한 총상이나 중증 외상일 때는 절박한 상황이 더 깊어진다. 시간은 흐르고 의료진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온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이국종 교수의 기록에서는 의료진의 피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무리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춰도, 한밤중에 들이닥치는 위급 환자들을 여러 명 연속으로 만난다면 뇌와 손가락이 함께 떨릴 것 같다. 서류를 작성할 겨를도 없는데, 곧바로 수술실에 들어가야 하는 순간도 많았다 한다. 외상센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무렵에는 필요한 장비나 인력이 부족해 보였다. 그가 투쟁하듯, 잠시도 쉬지 못하고 새벽까지 수술에 매달리던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보면, 어떤 외딴 전쟁터의 야전병원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 현실을 견디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주변 인력의 사명감,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 그리고 저마다의 책임감이 일으키는 기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그가 한 강연에서 중증외상 환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말 짧다고 했다. 사고 직후의 몇십 분부터 한두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생존에 필요한 골든아워 안에 외과적 처치와 수혈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거친 현장, 예컨대 선박이나 섬처럼 의료시설이 취약한 곳에서 다친 이들을 볼 때면 더욱 답답해졌다고 한다. 헬기가 도착하기 어렵거나, 위급 상태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기회가 충분치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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