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희란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독후감

소개

불가능한 가족
-천희란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를 읽고

목차

1. 들어가며
2. 어떤 살인사건
3. 비밀에 부쳐진 삶들
4. 나가며- 세상에 없는 가족

본문내용

1. 들어가며
천희란의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는 2017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다. 작가의 작품이 처음이거나 소설의 내용을 모르고 읽는 경우라면, 이 소설은 처음에 장르도 주제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감정이 배제된, 냉정하면서도 건조한 문체, 의중을 알 수 없는 인물들, 그리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전개.

2. 어떤 살인사건
처음에 이 소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살인사건에 관한 것인가 생각했다. 소설 초반에 어떤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죽음의 이유도 과정도 의미도 정체가 모호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소설은 처음에 그 죽음 사건의 전모, 그리고 타살이라면 범인과 살인의 이유를 찾아가는 것인 줄 알았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는 ‘선생님’과 ‘효주’ 사이의 서간을 교신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즉 편지 답장의 형식으로 이야기가 점차 전개되어 나간다. 소설에서 첫 편지는 한국의 효주에게서, 스위스 바젤에 있는 선생님에게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선생님께’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둘의 관계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해서도 존칭으로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쓰기도 하고, 둘이 어떤 관계인지, 어떤 일로 편지를 주고받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바로 살인사건이다. 망자는 효주의 엄마다. 그리고 효주의 엄마의 죽음에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엄마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말입니다. 그날의 이야기를 듣기로 결정한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들을 수 있는 이야기란 그저 겨우 조금의 조금일 테니까요. 알게 된다고 해서 더 많이 이해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제는 편견이라도 좋으니 무언가 저를 완전히 사로잡을 결론을 얻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 한 번도 묻지 않았고, 또한 물을 수 없었던 그날의 일에 대해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참고자료

· 천희란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7>>, 문학동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