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 정조의 개혁정치에 대한 비판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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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의 왕 중에서 세종을 빼고 정조만큼 칭송을 받는 이는 없다. 그것은 아마도 정조대의 개혁 정치 때문일 것이다. 이 시기 개혁의 대상은 여러 수준의 봉건적 특권을 보호해주는 법과 제도, 정치세력과 성리학 등이었는데, 사실 정치개혁만 성공하면 나머지는 모두 뒤따라 개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국왕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입법권과 인사권이 모두 국왕의 권한이었지만, 관행과 공론을 중요하게 여기던 당시 사회에서는 정치세력의 합의가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정조는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정통성의 약점이 있었고, 개혁을 뒷받침할 정치세력은 미약했다. 그래서 즉위한 후부터 외척 세력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을 권력집단에서 제거하거나 약화시키기 위하여 규장각 제도를 정비하여 정예문신을 키우고, 재상의 권한을 강화하고, 장용영을 설치, 확대하면서 왕권을 강화해나갔다. 정조는 이 기조 위에 암행어사를 자주 파견하여 지방 사회의 문제를 직접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재상권의 강화는 왕권의 강화와 대립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실상은 각지의 양반 사족과 연결되는 사림들의 이해관계 속에 정책이 결정되고 여러 요직이 배분되는 현상을 타개하고, 국왕의 신임을 받는 재상의 결정권을 높이고 국왕의 고유 권한을 관직 인사권을 회복하려는 조치였다.

참고자료

· 박현모, 『정치가 정조』, 푸른역사, 2001
· 유봉학, 『정조대왕의 꿈』, 신구문화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