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독후감] 본능을 자각하는 기계 -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소개

"[A++독후감] 본능을 자각하는 기계 -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에 대한 내용입니다.

목차

1. 서문 — 왜 지금, 『이기적 유전자』인가
2. 책 개요 — 구조·핵심 개념·읽는 요령
3. 핵심 주제 6가지 — (1) 유전자 중심 시각, (2) 이타성의 진화: 포괄적합도, (3) 상호이타성과 게임이론(ESS), (4) ‘복제자 vs 차량’의 갈등, (5) 진화의 시간감각과 선택단위 논쟁, (6) 문화의 진화와 밈
4. 장면/문장 읽기 — “불멸의 복제자”, 매-비둘기 게임, 부모-자식 갈등, 반복게임의 ‘친절한 전략’
5. 사유 확장
6. 비평
7. 맺음 — 내게 남은 문장과 이후의 질문들

본문내용

책장을 열자마자 “이기적”이라는 단어가 먼저 걸린다. 인간 세상에서 이 단어는 공격적이고, 차가운 기색이 묻어 있다. 그런데 도킨스는 말한다. 이기적인 건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라고. 그리고 이 선언은 잔인한 세계를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협력과 이타성이 어떻게 가능해지는지 설명하려는 시도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덮을수록 ‘이기적’이라는 단어의 외로움이 보인다. 생존을 욕망하는 작은 서열의 분자들이 우연과 필터의 긴 시간 속에서 서로 얽혀,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 사무적인 아름다움 앞에서 조금 조용해진다.

내가 지금 이 책에 끌리는 이유는, 세상이 ‘선한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자주 체감해서다. 팀 프로젝트에서의 무임승차 고민, 관계 속의 호의와 기대치의 계산, 조직에서의 경쟁과 협력의 균형… 인간의 마음만 들여다보면 설명되지 않는 순간들을, 이 책은 다른 스케일로 보여준다. 유전자의 시야로 내려가면, 개체의 눈물과 영웅주의가 다른 얼굴을 갖는다. 낭만이 깨지긴 하는데, 이상하게 책임감은 더 또렷해진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작동하는 구조’를 이해하고 거기서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배운다.

이 책은 나를 냉소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명료하게 만든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차가운 틀 안에서, 협력이 어떻게 피어나는지 보는 일—그건 진짜로 감동적이다. ‘선의’가 아닌 ‘메커니즘’으로부터 피어난 연대는 더 오래 간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읽을 만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