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 나목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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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리면서 문득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순수 독서를 위해 서점에 온게 정말 오랜만이구나'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내 자신을 자책하면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겼다. '박완서'라는 이름은 국문과에 입학하기 전부터 들어왔지만 그녀가 실제로 무슨 작품을 썼는지, 어떤 사람인지조차 잘 모르는 나였다. 머리말에 그녀의 등단작이라는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첫 작품부터 읽어나가는 것이 될 수 있다면 좋은 수순일것 같기도 했다.
소설의 배경은 6·25 전쟁시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사고 있다. 주인공인 '이 경'이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을 상대하는 장면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필연적이었을까? 소설에서 주인공의 활동 반경은 첫 장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미군부대 px 아래층에서 몇 명의 간판쟁이가 초상화를 그리는 가게, 그들은 자기 자신을 그리고 주위사람들도 그들을 환쟁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 가게의 돈계산과 일거리를 알맞게 분배해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매일매일 미군들을 상대해서일까? 처음부터 주인공은 능숙하게 일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밀고 당기는 연애의 평범한 습성을 아주 잘하는 연애 박사처럼. 저녁이 되면 조명속에 펼쳐지는 바다건너 전쟁터까지 흘러온 미제품들을 황홀하게 바라보는 모습, 세일즈 걸들이 화장하는 모습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고 평가하는 모습 등에서 주인공의 나이가 30세는 넘지 않을까 하고 짐작했다. 세상의 여러 일들을 겪은 그렇고 그런 여자일거야. 하는 기대 심리가 내 마음속에 조금씩 생긴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가 되서야 내 생각이 오판이었음을 알았지만.
주인공은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주인공의 집이 처음 등장할 때는 둘이 살기에는 집이 너무 큰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긴 대문간을 지나 중문을 넘고 해묵은 오동나무가 한 그루 서있는 마당. 거기에 다라러서도 안채는 보이지 않는다. 돌담에 달린 쪽문을 지나쳐야 넓은 안마당을 볼 수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내막이 있겠지' 뒤에 언젠간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하고 성급한 내 자신을 타일렀다.
경아는 엄마를 싫어하고 미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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